제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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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본문

질문

저는 공부한다고 놓고 가는 과정에서 매일매일 무엇이 튀어나올 때, 놓는 게 너무나 귀찮아서요, 어느 날 ‘아이, 그러면 한꺼번에 몰락 놔 버리지 왜 이렇게 하나하나 놓느라고 고생을 하는가.’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몰락 놔라.” 하는 소리를 계속 외치고 다녔거든요. 그랬더니 갑자기 제가 사라지는 거 같았습니다, 느낌에요. 그래서 그게 두려워서, 없어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막 소리치고 다시 나왔습니다. 그랬는데 최근에 한 6, 7개월 전에도 놓고 놓고 가다 보니까 갑자기 제가 사라지는데 ‘이거 이러다 내가 죽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죽어야 본다고 그랬는데 왜 나와요? 하하하…. 아니, 지금 죽으나 요다음에 죽으나 늙어서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진데 말입니다. 내 몸뚱이가 공해서 없다는 사실은 알고 계세요? 그렇지만 알면 뭘 합니까, 실천을 못하는데. 내가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 때문에. 허허허…. 스스로 마음이 걸림 없는 데로 도달을 못했지 않습니까? 사람이 생사를 버린다면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어요. 내가 죽든 말든 그냥 버렸는데…. 본래 진리가 버리고 가는 겁니다. 본래 버려져 있어요. 본래 내가 없고 버려져 있는 겁니다. 주인공의 시자로서 몸뚱이를 움죽거리면서 다닐 뿐이지 내가 아니다 이겁니다.

그런데 살아 있을 때 내가 아님을 알고, 참나가 내가 아닌 나와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아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참나’는 정신계고 ‘가짜 나’는 물질계란 말입니다. 이 물질계가 보이지 않으면 또 무효예요. 보이지 않아도 무효고, 정신계가 없고 이 물질계만 있어도 또 무효예요. 보이긴 해도 그것은 안 보이는 거나, 못하는 거나, 중생으로 그냥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니까 ‘내가 살겠다’ 하지 말고요, 그대로 정진력을 길러서 부지런히 뛰세요. 하되 함이 없는 것이니까요. 의욕적으로 무슨 일을 내가 어디까지 해야겠다 한다면 그냥 ‘주인공, 너만이 그렇게 할 수 있잖아!’ 하고 뛰세요. 내가 의욕이 없으면 ‘의욕이 있게 하는 것도 너 아니야!’ 웃으면서 속으로 그럭하고선 의욕 있게 생각하게 만들고, 화가 나면 ‘화 안 나게 할 수 있는 것도 너 아니야!’ 그렇게 하고 가고, 몸이 피곤해서 드러누워서 일어나지지가 않걸랑 ‘일으키는 것도 너 아니야!’ 하고 일어나고요. 아, 그렇게 자유롭게 살지, 왜 고달프게 살아요? 내가 쓸모가 없다면 그만 옷을 벗겨 갈 거고 쓸모가 아직 있다 하면 벗기지 않고 좀 더 둘 거고요. 새 옷을 입히듯이 말입니다. 지금 여러 말을 했는데 가늠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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