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화합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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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어머니도 저도 마음공부를 한다고는 하는데 무슨 인연인지 사사건건 마찰이 생깁니다. 어떻게 공부해야 어머니와 화합해서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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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부부지간에 살든지 자식과 부모와 형제들과 살든지 또는 회사의 직원으로 살든지 사장으로 살든지, 선생님으로 살든지 학생으로 살든지 어떻게 살든지 각자 여러분의 탓이지 남의 탓이 아닙니다. 모든 잘못을 남한테 전가를 하고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그놈이 잘못해 가지고 집안이 그냥 어수선하고 이렇게 되었다." 그러거든요. 자식이 학교에서 잘못해서 부모가 성가시면 "어이구! 저놈의 자식으로 인해서 그렇다." 이러거든요. 자식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일체가 다 남으로 인해서 잘못된 게 아닙니다.
여러분, 저 상점에 가 보십시오. 깡통은 깡통전에 깡통끼리 모여 있습니다. 그와 같이 여러분이 과거로부터 자기가 지은 대로 차원대로 만나는 것입니다. 자식도 인연이 바로 그런 것이고 부부지간도 인연이 그렇게 된 것입니다. 깡통끼리 만나니까 그렇게 얼그렁덜그렁 하죠? 소리가 납니다. "넝마는 넝마전에 모여 있고" 하는 그 차원이라면 그것끼리 또 모입니다. 그러니 서로 고생을 하고 서로 미워하고 서로 증오하고 서로 그냥 욕하고 때리고 온통 "이년 저년, 이놈 저놈, 이놈의 새끼 저놈의 새끼" 온통 이 야단입니다. 왜 그런가? 그게 아수라장이거든요.
이거 보세요. 세상에 이 몸뚱이로 태어나 가지고 철모를 때 빼고 잘 때 빼고 늙었을 때 빼면 몇 푼어치나 산다고 그렇게 얼그렁덜그렁 하고 살아야 하겠습니까? 즐겁고 패기 있고 자유스럽게, 좋으면 껄껄 웃어도 보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조그만 거 가지고 보잘것없는 것 가지고도 싸우거든요. 참 이상해요. 내가 가만히 보면요, 조그맣고 아무것도 아닌데 오만상을 찌푸리고 말입니다. 그걸 보면 그냥 난 우스워 죽겠어요. 정말입니다. 어떤 때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요, 어떤 때는 그냥 웃음이 납니다.
오늘도 차를 타고 오는데 차마다 노랫소리가 흘러나와요. 그게 바로 부처님의 소리가 그렇게 퍼져 나오지 않느냐, 울려 나오지 않느냐 이거예요. 부처님의 소리 아닌 게 하나도 없어요. 부처님의 도량이 아닌 데가 하나도 없고 도인 없는 데가 하나도 없고요. 오면서 보니까 네 살 먹은 애가 차에 치여 죽지 않으려고 빨리 뛰어가더라고요. 고것도 도인이더라고요, 하하하…. 여러분! 글쎄, 생각해 보세요. 개도 불성이 있는 겁니다. 없다고 해도 있는 거고 있다고 해도 없는 거고, 사람에 따라 차원에 따라 그거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겠죠. 왜 그러냐? 여러분이 부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개도 차가 오는가 안 오는가 이리저리 둘러보고선 차가 오니까 딱 서는 거예요. 그러곤 차가 딱 지나가니까 쏜살같이 건너가요. 그렇게 하고 있으니 개도 도인이 될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부처가 아니라고요?
그러니 부처 노릇을 하시려면 오늘부터라도 그 하치않은 거 가지고 남의 탓을 하지 말고 성내지 말고 좋게 사세요. 부부지간에 살면서도 "여보! 당신 오늘 얼마나 노고가 많았소." 하고 웃고 들어오면 그냥 미안하고 그래서 "여보 당신! 참 얼마나 일하시느라고 애썼느냐." 하고 이렇게 말이 좋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당신 하루 종일 뭐 했어?" 이러고 들어오면 "아니!" 이렇게 나오지요. "아니, 뭐?" 이렇게, 하하하…. 그러니까 우리가 조그마한 거 가지고 실랑이하다 보면 이렇게 좋은 법을 못 배워요. 그리고 자유스럽게 못 살아요. 자유스럽게 살아야, 먹을 것에도 착을 두지 않아야 들어와요. 돈도 착을 두고 가지려고 애를 쓰면 자꾸 달아나가요. 병고도 탁 놓고 '네가 업보로 인해서, 인과응보로 인해서 모두 뭉치게 한 거니까, 너한테서 나온 거니까 너 알아서 해라.' 아, 이러고 탁 놓으니까 이게 심심하거든요. 그러니까 '아이고! 난 내 그릇이나 가지고 가야 되겠다.' 그러고 달아나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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