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에 초연해지고 싶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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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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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에 초연해지고 싶어요

본문

질문

요즘 나이가 들어 갈수록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더 커져 병원에 가는 것도 무서워졌습니다. 생사에 초연해지고 싶은데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뭐, 간이 언짢으니 뭐가 언짢으니 하고서는 금방 병원에 가서 수술하는데 말이에요, 그것도 수술을 해야 할 게 있고 못하는 게 있습니다. 덮어놓고 수술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살아나는 게 아니거든요. ‘이왕 죽을 거라면 그럼 편안하게 죽어라.’ 이런 생각을, ‘이왕 죽게 하려면 편안하게 죽게 해라.’ 하고선 주인공한테 놓고 편안히 그냥…. 그저 음식들 조심하고 다 이게, 왜, 그렇게 잘 먹는 거 있잖아요? 그리고 체하게 먹지 말고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이렇게 잘 조절해서 가면은 외려 그게 낫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요새는 암이라는 게 유행의 이름이에요, 아주. 그냥 누구나가 들어가면 암이라는 거예요. 옛날에는 피가 뭉쳐서 이렇게 굳는다는 거를 인제 침으로 놔서도 고치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것을 암이라고 이름을 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벌써 암이라고 그런 소리를 들으면 ‘영 죽는구나.’ 하고 그냥 아예 포기해 버리거든요. 그러니까 산다는 의욕이 없으니까는 죽을 수밖에 없죠. 그게 모두가 마음먹기에 달린 건데 마음이 그래서…. 그런데 그걸 내가 아무리 그렇게 하시라고 해도 그게 안 되나 봐요. 아무리 그냥 자나 깨나 그래도 그게 안 되나 봐요. 몇십 년을 정말, 저는 딴 생각 하는 때가 없어요. 딴 말 하는 때가 없고요. 뭐, 보편적으로 이렇게 무슨 절을 이렇게 짓는다 하더라도 그게 나하고 상관이 없는 거거든요. 부처가 있으면 할 거고 부처가 없으면 못할 거고 그렇거든요. 부처가 있으면 여러분도 다 부처로 동일하게 돼서 동참을 하실 테고 부처가 없으면 못할 거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옛날에 선지식들도 재사를 지내 달라고 하니까 그러겠다 그러고 가만히 앉아서 있다가 아무개 아무개 들어오라고 그래서 “재사 지냈느니라.” 그러니까 “아, 스님. 언제 재사를 지내셨어요?” 그러니까 “지금 다 지냈지 않느냐. 그러니까 어서 가거라.” 이러더래요.  그러니까 그걸 못 믿어서 또 차려 놓고 지내 달라고 아래 스님네들한테 내려가서 야단법석을 하니까 “스님이 벌써 누구누구 주라고 그래서, 저 거리로 나앉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 주라고 그래서, 부모 없이 사는 애들 그런 사람들 주라고 그래서 다 줬는데요.” 그러더래요. 그러니까 스님네한테 가서 그냥 막 재사 안 지내 주고 그랬다고 그러니까 “벌써 나는 귀찮지 않게 지내 줬는데 왜 그럴까?” 그러곤 하시더라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돈을 도로 찾아 가더랍니다. 허허허. 나도 그런 사람 더러 봤는데요.

너무나 급해서 그냥 참, 그 사람 좀 울지 않고 살게 할 양으로 그렇게 했는데 그냥 안 해 줬다고 그냥 돈 도로 내놓으라는 거예요. 그래서 “얘, 돈 받은 거, 초, 쌀 한 움큼 그거 도로 드려라.” 그랬죠. 그것이 충주에 있었던 사람인데요, 그거 사연이 길지요. 그 사람이 딸 하나만 위로 낳고는 열 몇 살이 되고 스무 살이 가깝도록 어린애를 영 못 낳았어요. 그러니까 인제 다른 여자를 마련하려고 하는데 울면서 왔어요. 길에 오다가다 만났어요. 그래서 저 위에 그런 사람이 계시냐고 그러니까 내가 하는 소리가 거, 내가 내려올 때 얘기하시더라고, 내려가다가 사람 만날 테니까, 당신 같은 사람 만날 테니까 내려가다가 내가 이렇게 애기해  주더라고 그러라고 그랬다고 그랬죠. 그랬더니 꽁지꽁지한 돈, 그때 오백 원인지 얼만지 요렇게 갖다가 주면서 내가 지금 내쫓기게 생겼다고 그러면서 그렇게 울고 그래요. 아유, 그 스님께서 지금 그렇게 걱정 말고 가라고 그러셨다고 그랬죠.
 
그랬더니 가서 어린애를 낳고 사는데 괜찮아졌어요. 다 면하고 그랬는데 또 그 백혈이라나? 뭐, 왜 저, 뼛속에 저거 없어지는 거, 호로몬이 없어지는 거요. 그런 게 인제 병이 생겨 가지고는 그 여자가 또 왔어요. 그러니깐 몇 해 만에 온 거죠. 와서, 이러니 어떡하면 좋으냐고, 살려 달라고 하도 그래서 그러면 그러마고 그러고선 했더니 그때 돈, 지금으로 치면 한 이만 오천 원, 이만 오천 원 가지고 쌀하고 초하고, 이렇게 쌀 한 말하고 초하고 이렇게 가져왔는데 아, 그 이튿날 말입니다, 남편이 와 가지고는 홀딱 다 가지고 간 거예요. 하하하. 남편이 홀딱 다 가지고 간 거예요. 그냥 이년 저년 하고 그냥 죽일 년 같으니 이렇게 빼낸다고 이러면서 아, 가지고 가요. 그러더니만 남의 말에 들으니까 그 아들은 잘 자라는데 그 그냥 쪼끔 있던 재산이 다 날아가 버린 거예요, 그냥. 허허허. 그래서 그렇게 그 저거 하면 바로 자기한테 가는 거지, 누가 저거 해요?
그래도 부인은 그, 믿고 그렇게 그냥…. 어떤 땐 이래요. 주인공을 믿지 않고 나를 믿고 찾아오지 않습니까? 그러면 ‘에이그, 나 같은 거를 믿고 저렇게 의지하고 찾아왔는데 어쩌나.’ 하고선 생각을 하죠. 그래서 그건 나아서 인제 사는데 그 애 학교 보낼 돈도 없이 그냥 다 그냥 날려 버렸어요. 그러니까 그것이 모두 누구의 탓이냐? 자기의 탓이죠, 모두가. 너그럽고 지혜 있게 좀 살지 못하고 그렇게 좁게 그렇게 사니까 가난해진 거죠. 마음이 가난하니 어찌 가난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오직 못났든 잘났든 자기가 태어난 게 화두예요. 자기가 없으면 상대가 있나요? 자기가 없으면 부처가 어딨어요? 그러니까 어떠한 일이 닥쳐도 눈 깜짝하지 마시고 또 죽는다 하더라도, 자식이 죽는다 부모가 죽는다 하더라도 죽는 게 죽는 게 아니에요. 그거를 아셔야죠.

그래서 옛날에 어떤 사람들은 이 공부 하는 사람들은 누가 돌아가셔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렸대요. 왜냐하면 죽은 게 아니기 때문이죠. 다시 모습을 가지고 나오게 되죠. 어떤 사람은 그래서 가정에서 그냥 우리들처럼 이렇게 공부를 하신 모양이에요. 그런데 마나님이 돌아가셨대요. 돌아가시니까 막 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세상에, 고생 고생 하다가 인제 사인교를 타고 올라가는구나. 당신 참 좋겠어. 나도 바로 ?아갈 거야.” 하고 그냥 막 춤을 추고 즐거워하시니까 그거 자식들이 볼 때 기가 막히죠, 딴 사람도 보고 그러는데. 그래서 딴 사람들은 마나님 돌아가시고 미친 게 아니냐고 하니까 그 할아버지가 있다 하는 소리가 “당신네들은 눈이 멀고 귀가 막혔소. 눈이 뜨이고 귀가 뜨였으면 당신 발 하나하나 뚜벅뚜벅 떼어 놓는 대로 법이고 떼어 놓는 대로 도인 것을….” 하더랍니다. 그러니까 마음은 체가 없어서 우주 전체를, 삼라만상을 다 넣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걸 아셔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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