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행복하지가 않을까요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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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행복하지가 않을까요

본문

질문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뭔가를 추구하다 보니 마음이 공허해지고 조바심이 나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습니다. 행복해지려고 하는 일인데 왜 행복하지가 않을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예전에 어떤 시인이 봄을 찾아 밖으로 헤매다가 찾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해 있었다고 합니다. 저 산 너머에는 행복이 있다고 미루어 짐작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내일에는, 내달에는, 내년에는…. 이렇게 내일과 저곳에다 희망을 걸고 사람들은 고된 현실을 살아나가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거짓 희망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어저께에는 내일로 불리었으며, 그때 오늘은 얼마나 아름답게 보였던 것입니까. 그러나 그 아름다워 보였던 그날이 오늘로 된 지금, 사람들은 오늘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또 다시 내일을 기다립니다.

내일과 저곳만을 바라고 사는 사람들, 그들은 행복해질 수가 없습니다. 진리를 저 먼 어느 곳에 있다고 믿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결코 진리를 만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진리는 선지식들에게만 있다고 믿고, 진리는 먼먼 훗날에야 있으며, 저 우주 끄트머리의 어떤 신비스러운 나라에만 있다고 믿는 이들은 진리를 기다리기만 하는 사람이지 진리를 자기 것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밖에서 봄을 찾던 시인은 자기 집에서 그것을 만났습니다. 그와 같습니다. 먼 내일이 아닙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어떤 위대한 스승이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입니다. 그 위대한 스승이 위대해질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스승 자신의 마음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러니 내가 그처럼 되기 위해서는 나 또한 나의 마음을 되돌려야만 합니다.

여러분이 자랄 때 빼고 늙은 뒤에 빼고, 살면서 얼마나 행복을 느꼈습니까? 행복이 얼마나 됩니까? 이것저것 자는 것 빼고 이것저것 걱정하는 것 빼고, 이것저것 다 빼고 나면 행복이란 그저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두 어느 때고 하늘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고, 밀고 나갈 수 있는 그 빽이 자기를 즐겁게 행복하게 해 주는 겁니다. 마음이란 너무나 광대하고 무변해서 마음이란 이름은 하나 가졌지만 그 마음이라는 이름 가지고 얼마나 많은 마음을 씁니까. 그래서 마음은 없는 게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많이 있어서, 그리고 돈도 안 내고 쓰는 마음이라 그저 아무렇게나 그냥 되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막 해내 버립니다.
그러나 그게 아닙니다. 부부지간도 자식지간도 모두 누구나 대신 살아 주는 사람 없습니다. 아파 주고 죽어 주고 깨달아 주고 똥 눠 주고 잠자 주고 또는 밥 먹어 주고, 이러는 거 대신해 주는 거 보셨습니까? 그러니까 항상 제각기 모두 이 마음을 좀 연구해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기묘하고 미묘한지….

우리들의 몸뚱이 자체가 꽃 한 송이라고 생각을 해 보십시오. 꽃잎이 얼마나 많습니까? 꽃잎이 한 송이에 많이 붙어 있죠? 한 몸뚱이에 헤아릴 수 없는 의식들이 있고 생명들이 있고 모습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것을 하나로 귀합해서, 즉 말하자면 ‘주인공 자체다’ 이렇게 자기 뿌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큰 일이 벌어졌든 작은 일이 벌어졌든, 우리가 종교를 믿지 않든 믿든, 자기가 이 세상에 났으니까 바로 모든 것은 있는 것입니다.

잘되려고 믿는 것도 아니고 죽으려고 믿는 것도 아니고 못되려고 믿는 것도 아닙니다. 단, 이 세상에 자기를 형성해 가지고 나왔으니까 믿는 겁니다. 믿으면서 ‘모든 거는 네가 형성시키고 네가 이끌어 가니까 너만이 해결할 수 있어.’ 하고 맡겨 놓되 진짜로 믿는다면 우왕좌왕하지 않습니다. 안달복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맡겨 놓고는 또 못 믿으니까, ‘아이구, 이것이 정말 되려나?’ 이러거든요. 그거는 건네주었던 결재 서류를 도로 뺏는 거와 같아요. “이 서류를 다 좀 해결해라.” 해 놓고는 도로 가져오는 격이죠. 줬으면 해결하게 믿고 내버려 둬야 될 텐데 그 서류를 도로 뺏는 격이란 말입니다. 못 믿으니까! 줬다가 뺏었다가 줬다가 빼앗다가 이러니까 일이 제대로 될 게 뭡니까?

그러니 진짜로 믿는 데서 여러분의 가정에 후환이 없고 애고가 없어질 뿐 아니라 그 모든 업식이 무너지고 인과응보가 무너지고 모든 영계성이 무너지고 세균성이 무너지고 생사윤회에 끄달리지 않을 것이며, 모두 그렇게 되는 까닭에 편안함이 오는 겁니다. 삶의 보람을 얻고 삶의 자유를 얻고 이렇게 해 나갈 수 있는 것이지, 만날 이름만 부르고 이름을 믿고 간다면 그건 안 됩니다. 주인공이라는 이름은 “얘, 아무개야! 물 한 컵만 다오.” 할 때처럼, 물 한 컵만 달라고 하기 위해서 이름이 붙은 거지, 실질적으로 목이 말라서 물을 먹기 위해서 떠 가지고 오는 데 이름은 하등 상관이 없단 말입니다.

그러니 진실로 믿어야 합니다. 나 따로 있고 주인공 이름 따로 있고, 해 달라는 놈 따로 있고 해 주는 놈 따로 있다면 그건 안 되죠. 과거에 살던 자기더러 현재 자기가 ‘하, 이놈아, 네가 살면서 다 저지르고 네 놈이 있기 때문에 영혼의 뿌리, 네 놈이 있기 때문에 바로 정자 난자를 비롯해서 나를 형성시킨 것 아니냐. 네 놈이 형성시켜서 네 놈이 끌고 다니는데 네 놈이 해결해야지 누가 해결해?’하고 진짜로 맡겼을 때 그 참자기가 나서서 일을 보는 겁니다. 따로따로 있으면 안 되죠. 과거에도 자기가 살았고 현재에도 자기가 살고 미래에 또 오늘 자기가 살 겁니다. 모습만 자기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바꿔질 뿐이니 이 몸뚱이가 내가 아님을 꼭 알고 밝은 주인공의 삶을 사시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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