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과 백중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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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불교에서는 해마다 칠석, 특히 백중이 큰 행사로 치러지는데 칠석과 백중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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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칠석날은 견우와 직녀를 많이 상상하시죠. 옛날이야기든 뭐든 이치가 담겨 있지 않는 말은 없을 겁니다. 옛말에도 까치는 산 사람들을 위해서 인연을 이어 주고, 까마귀는 죽은 사람을 위해서 전달을 해 준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분명하게 알아 둘 것은 전체가 인연 아닌 것이 없지만 칠석이라고 하는 자체가 우리가 태어남을 뜻합니다. 모두가 태어나는 길을 말합니다.
우리가 탄생하는 날을 기해서 칠성이라고 하는데, 불성을 만나는 인연이라고 했습니다. 정자 난자가 만나서, 불성이 둘 아니게 인연이 되는 그런 인연의 소치를 말하는 거죠. 마치 우리가 산 사람들을 위해서 촛불을 켜는 거나 똑같죠. 백중은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있는 거고, 산 사람들을 위해서는 칠성, 말하자면 칠석이라고도 하는데 본래 근본은 칠성입니다. 그러나 칠석이라고 이름을 부르는 그 자체는 바로 이 칠성이 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것을 누구나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칠석이라고 하고 칠성부처님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산 사람들을 위해서 하는 동시에 미래로 자꾸자꾸 가는 겁니다. 우리는 과거를 연방 뒤로하면서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미래로 전진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촛불을 켜고 칠석을 맞이합니다. 다시 말해 불성이 밝으면 모두 다 밝아진다는 뜻입니다. 사는 사람들이 다 밝게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따가 죽는다 하더라도 개의치 마세요. 뭐, 꿈을 꾸었는데 꼭 죽을 꿈이라고 헐레벌떡 뛰어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꿈이 잘못돼서 금방 죽는다 하더라도 그냥 놓고 ‘죽이는 것도 너 살리는 것도 너니까, 그렇게 만들어서 꿈을 꾸게 한 것도 너니깐 너만이 잘못되지 않게도 할 수 있다.’ 하고선 관하고 그만둘 수 있는 그런 마음의 능력만 갖는다면 그게 다 훌렁 뒤집어지는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과거·현재·미래를 둘로 보지 않는다면 칠석과 백중은 둘이 아닙니다. 그래서 칠석날 마음을 밝게 해서 백중에 모든 조상의 영령들을 위해서 마음을 가다듬으라는 뜻도 됩니다.
그래서 백중은, 우리가 죽으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거니와 바뀌어서 짐승이 사람도 되고, 사람이 짐승이 되기도 하는데, 우리가 생시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칼산지옥, 화탕지옥, 또 오무간지옥, 독사지옥 등 이러한 이름들이 허다히 많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독사로 태어났다면 그게 독사지옥입니다. 허물을 입었으면 다시는 벗기가 힘들다 이겁니다. 그 독사의 모습을 벗기가 힘들어서 사람 되기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화탕지옥이다 하는 것도 우리가 또 얼마 안 있어서 끓는 물로 들어가고, 불 속으로 들어가고, 수십 번 그냥 돌아가면서 들어가는데 그것이 어찌 화탕지옥이 아니겠습니까? 또 때로는 칼로 그냥 산 놈을 탁탁탁 쳐서 모두 먹죠? 그런 거를 볼 때 그게 어찌 칼산지옥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모두 칼산지옥이니 화탕지옥이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의 삶 그대로입니다. 현실 그대로 우리가 보고 있습니다. 지옥도 하나하나, 화탕지옥이니 독사지옥이니 모두 보고 있습니다. 보면서 하고 있고 그럽니다.
나는 지금 현실을 얘기하는 겁니다. 무슨 옛날 얘기 하는 게 아니고 미래 얘기 하는 것도 아니고, 그대로 현실 얘기입니다. 우리가 죽으면 이렇게 이렇게 되고, 또 사는 동안에도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하고, 이렇게 이렇게 산다. 우리가 사는 동안에 이렇게 살면 다음 세상에 나올 때도 또 이렇게 살게 되니까 그거는 뭐, 독 안에 들어도 면치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마음공부를 열심히 해서 독 안에서 벗어나라 이 소립니다. 내 몸 통이 독이니까요. 내 몸 통이 독 안과 같아요. 통과 같아요. 이 몸 통 안에서 벗어나야 지구에서도 벗어나고, 지구에서 벗어나야 우주 세상에서도 벗어나고, 우주 세상에서 벗어나야 자유인인 것입니다.
그러니 왜 백중을 지내는지 아시겠죠? 부모가 예를 들어서 닭으로 화해서 이 세상 지옥고에 떨어졌다, 물고기로 태어나고 또 소로 태어나고 뭐, 독사로 태어나고, 가지각색으로 태어났다 하는 그런 틈에 끼었다 이런다면, 여러분이 천도재를 지극히 해서 그 몸을 벗게 해 주는 것이 바로 백중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감옥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나오죠? 그런 때 더러더러 나오죠. 그런 경우와 같이 백중 때는 남한테 모함받아서 들어왔던 사람, 지극하게 다시 마음을 다잡은 사람,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백중날 다 내보내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천도재를 세 번 네 번 지내도 그거를 감당할 수 없으리만큼 된 집도 있습니다. 그런 집들은 자꾸자꾸, 그저 되는 대로 해야죠.
하여튼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살아가는 게 말입니다. 그냥 죽으면 고만이지 그러지만 그게 아니죠. 내가 콩씨 얘기도 가끔 하고 무우씨 얘기도 가끔 합니다. 무우씨 싹이 말입니다, “싹이 없어지면 그만이지.” 이러지마는 그 종자가 있어서 심으면 또 나오거든요. 그러니 ‘그만’이라는 말이 어디 있습니까? 영원토록 돌아가야죠. 그러나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콩씨가 팥씨가 될 수도 있고, 팥씨가 콩씨가 될 수도 있고, 또 아주 상승의 사람 종자가 될 수도 있고, 또 그냥 하(下)의 종자가 될 수도 있죠. 이런 자유자재권은 바로 여러분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입니다. 그러니까 칠석이든 백중이든 그 의미를 가벼이 생각하지 마시고 정성을 기울이면서 열심히 노력하셔서 성취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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