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나 뱀을 먹지 않아야 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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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세간에 요즈음 영양탕 집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겠지요. 저는 그런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저의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또한 즐기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 있기로는 막연하게 불자들은 개고기를 먹어서는 안된다고만 알고 있기에 주위 사람들에게 명쾌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왜 불자뿐 아니라 사람들이 개고기나 뱀등을 먹어서는 안되는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질문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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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어떤 사람이 뱀을 아주 무지하게 때려 죽였대요. 아마 땅꾼이었겠죠. 그런데 산을 다니면서 땅꾼 노릇을 하다가 어느 날, 어느 수행자를 만난 거예요. 그래서 그 수행자와 함께 얘기를 같이 하다가 스님께서 “살생을 그렇게 많이 하고서 돌아가니 어찌 억겁을 거치면서 지어온 그 죄를 벗어날 수 있겠느냐?” 고 하니까 땅꾼이 하는 말이 “수만 마리를 죽였다 하더라도 나는 죽인 사이 없고, 그 수만 마리의 몸이 내 몸이니 지금 현재에 이렇게 있습니다.” 수만 마리의 뱀이 자기라는 거야. “수만 마리의 뱀의 마음이 내 마음이요 그 생명이 내 생명이니 어찌 둘이겠습니까?” 하더라는 겁니다. 그 소리를 들은 그 분이 깜짝 놀라서 거기에서 그냥 홀연히 터득을 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는 뭐냐면 뱀이다 소다 돼지다 이런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실로 일체 만물만생이 내 몸과 내 생명과 내 마음과 본래 둘이 아니다는 것을 알고 취하는 사람에게는 살생이 살생이 아니라 천도를 시키는 자비의 활용이 된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 도리도 모르고 그냥 자신만을 위해서 취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생기게 되죠. 그러기에 부득이하게 그것을 취해야 할 때에는 그 동물의 생명과 내 생명을 둘 아니게 하나로 규합해서 지극하게 관하고 취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취함을 당하는 동물과 취하는 내가 둘이 아니게 돼야 그 동물은 몸을 벗어서 좋고, 나는 그것을 통해서 몸이 건강해지니 양면이 다 좋아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선도 악도 본래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도둑이 칼을 잡으면 강도가 되지만, 의사가 칼을 잡으면 환자를 살리는 활인검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시시비비를 따지기 이전에 그 내면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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