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 하나를 녹이는 것도 어렵습니다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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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 하나를 녹이는 것도 어렵습니다

본문

질문

우리는 일반적으로 살아오면서 자기가 쌓아 놓은 습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마음공부를 하면서 나에게 들어 있는 습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녹여 가려고 하고 있지만 습 하나를 녹이는 것도 너무나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요새 난 '여러분이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채 부자유하게 살고 있구나.' 하는 거를 생각할 때 너무나 딱해서 기가 막힐 때가 많아요. 참,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창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창살 속에서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면서 구속을 받고 살고 있나. 자기 마음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우리가 폭넓게 생각을 해 보십시다.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체 천차만별의 사생(四生)들, 그 모두가 어떻게 살고 있나? 천차만별의 사생들이 모두 자기가 살아온 습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왜 벗어나지 못할까요?
 
한 가지 예를 한번 들어 봅시다. 연어인가, 은어인가? 하여튼, 왜 그것은 자기가 태어난 자리를 떠나서 세상천지를 돌아다니다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서는, 자기 모습을 형성해 놓고 자기는 없어지는 그러한 역할을 벗어나지 못하고 쉴 사이 없이 하게 될까요?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우리의 모습들로 인해 먹히고 먹고 살아온 그 습 때문에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습이 쉴 사이 없이 반복되는 반면에, 누적이 되고 누적이 되고 그래서, 하여튼 그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려고 한 번도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왜 그대로만 따라갈까요? 그대로 따라가더라도 우리 마음은 발전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마음의 발전이 있어야만이 우리의 삶도 발전이 생기고, 또는 발전이 생기는 반면에 창조력이 생기고, 창조력이 생기면 물리가 터지고, 물리가 터지면 지혜로워지죠, 마음이 넓어지고. 그래서 우주 천지를 곳곳마다 심안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자유스러운 사람이 되죠.
 
그런데 모두가 내 몸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내 형상 아님이 없는데 모든 거를 밟고 먹고 이렇게 사는 것이 어떻게 인간의 도리를 다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법은 없을까? 그래서 삼천 년 전에 부처님께서 그 뜻을 일러 주셨고 지금까지도 일러 주고 계시지 않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그 도리를 깨달았다 해도 각각 있는 게 아니에요. 이 도리를 자세히 들으세요. 마음은 체가 없어서 깨달은 사람들의 마음이 아무리 많이 마음을 통해서 들어와도 두드러지지 않고, 여러 부처님들의 마음이 여기를 통해서 바닷물 내놓듯이 다 내놔져도 줄지 않아요. 이렇게 광대무변하고 묘한 도리가 우리들에게 다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런데도 관습에, 습에, 인연줄에 매달려서 그냥 꼼짝을 못 하고 있는 거예요. 한 식구, 부부, 자식이다 할지라도 그 자식들의, 부부의 몸을 붙들고 매달리지 말고 만약에 그 마음을 둘 아니게 놓고 슬기롭게 굴린다면 몸은 저절로 붙들어지고, 사랑은 저절로 화(化)해서 자비의 정이 되어서 뗄래야 뗄 수 없이 이어져 가면서 더불어 하나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묘법이 여러분한테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런데 지구에 붙어서 사는 사람 벌레는 화해서 한 발을 떼어 놔야만이 이 공기주머니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래야만이 자유자재할 수가 있고, 그래야만이 내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가 있는 평등봉에 같이 한자리를 할 수 있어서 여래 자리라고 하죠.
 
우리가 옷을 벗었다고 해서, 이 모습을 벗었다고 해서 죽는 게 아니에요. 옷을 벗으면 자기 차원대로…, 아니, 내가 테레비를 보니까요, 배를 갖다가 놓고, 같은 배인데도 크고 작은 것을 가리려고 기계에 넣고선 굴러 떨어지게 합디다.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큰 것은 큰 것대로 굴러 떨어지게 해요. 그렇게 해서 같은 배건만 크고 작은 걸 가려 내더라구요. 그리고는 작은 건 작은 것대로 큰 것은 큰 것대로 중간 것은 중간 것대로 놓고 팝디다.
 
그러니 천차만별의 그 모습들을 죄들 각각 놓고 우리가 경쟁을 하고 있는 거죠. 바로 여러분이 살아온 습, 그 습으로 인해서 오는 인과, 인연에 따라서 인과가 되는 거니까, 그것이 업이 되는 거죠. 이게 악업이 되느냐 선업이 되느냐. 사랑을 하다가도 어떠한 문제 때문에 헤어지면 악업이 되죠. 선업이 그냥 순간에 악업이 돼 버리고 말죠.

그러니 이 악업 선업이라는 자체가 어디에 있느냐? 여러분은 짐작도 못 하실 겁니다, 아마. 여러분 몸뚱이 속에 다 들어 있어요. 가지각색의 모습을 해 가지고, 의식을 가지고, 하나도 벗어날 수가 없는 그 업식의 굴레에서 그냥 그대로, 컴퓨터에 넣으면 그대로 나오듯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 업식이 딱, 아주 기정사실로 들어 있거든요. 그렇게 뺄래야 뺄 수 없고, 끼울래야 끼울 수 없이 그대로 입력이 돼서 그렇게 나오는 것을 팔자 운명이라고 하죠. 그리고 영계성·세균성·윤회성·업보성·인과성 이 모두가, 거기에 속해서 나오는 것이 전부 몸 안에 들어 있어요. 부인 못 할 겁니다, 아마.
 
그래서 나로부터 이 세상이 벌어졌고, 나로부터 상대가 생겼고, 나로부터 업식이 있는 거니까 내 탓으로 돌리라고 하는 거죠. 묘한 거는, 과거에도 이렇게 살았다는 겁니다. 과거에도 이렇게 살았어요. 인과라든가 유전성이라든가, 세균성, 업보성 또는 영계성까지도 모두 종합해서 자기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인과가 되는 거죠. 그래서 자동적으로 입력이 된 겁니다.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가 없어요. 입력이 된 대로 여러분을 지금 이끌어 가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아주 한 치도 벗어날 수 없게 녹음이 돼서, 입력이 돼서 나오도록 되어 있는데, 사실 그대로 입력이 돼서 나와요.

그렇다면 이 입력된 것을 어떡하면 없앨 수 있을까?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입력이 된 데다가 되입력을 하면 앞서 입력된 것은 없어지는 것 아니에요? 그렇죠? 그러니까 그렇게 빨리 인식이 되고 동감이 될 수 있도록 얘기해 드리는 겁니다, 지금. 그러니까 그 속에서 그냥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서 나오는데 거기에 말려서 그것이 습성으로 돼 버리고 말았죠. 그렇게 모두 살아나가고 있죠. 그런데 "그 자리에다가 믿고 되놔라. 제 나무는 제 나무뿌리를 믿어야 되느니라." 했습니다. 제 나무는 제 뿌리를 믿어야 수분과 에너지를 흡수해서 모두 올려보낼 수 있어서 나무가 푸르르게 살 수 있는 것이지, 남의 뿌리 남의 나무를 믿고 잘 살게 해 달라고 아무리 빌어도 그건 기복이며, 그건 이익이 하나도 가지 않는 것이며 공덕이 될 수가 없죠.

그러니까 하시라도 마음을 넓게 가지면서 거기다가 놓으세요. 어떠한 꿈을 꾸었다든가, 상대가 어떠한 문제로 인해서 잘못돼 돌아갈 기미가 보인다든가, 나를 그냥 꼭두각시로 만든다든가, 또는 적대시한다든가 이런 문제들이 허다할 겁니다. 그렇게 될 기미를 알게 되면, '너만이 그렇지 않게 할 수가 있잖아! 그 마음들과 둘이 아니게 내 마음으로 쓸 수 있게끔 너만이 할 수 있잖아!' 하고 모든 것을, 신호를 거기다 맡겨 놓을 때에…, 이건 의학적이기도 한데, 대뇌를 통해요. 그리고 그다음에 소뇌를 통하고 중뇌에서 결정을 지어요. 결정을 짓게 되면 하달이 돼요. 사대(四大)로 통신이 돼요. 통신이 돼서 제각기 소임을 맡아 가지고 그때는 뛰는 겁니다. 가만히 있는 게 아니에요. 안과 밖으로 다 뜁니다. 그래서 내면의 절차가 다 잘되어 있어야 외부의 절차가 다 잘된다 이런 말입니다.

이 몸뚱이가 배라면 내 마음의 선장이 그 자생 중생들을 다 태워 가지고 지금 다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몸 안에서 의식들이 내 마음 채찍의 다스림에 따라 나가서 마음도 조절하는데, 나쁘게 조절하느냐, 평화스럽고 아주 좋게 해결사로서 조절을 하느냐 하는 것도 자기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이건 기정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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