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혀 있는 매듭을 잘 풀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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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이혼을 준비 중입니다. 남편의 갈수록 심해지는 폭력성 때문에 더는 괴롭고 살 수가 없어 집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시어머님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소송을 걸겠다며 사람을 괴롭힙니다. 피가 마르는 고통과 우울증, 자살 충동까지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 시어머님 그리고 저 사이에 서로 얽혀있는 매듭을 풀 수 있을는지요. 평소에 이 공부를 해 왔지만 너무 힘이 들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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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이 세상 살아나가는 거 가만히 보세요. 금방에는 금이 있고 넝마전에는 넝마가 있고 깡통전에는 깡통이 있고 무쇠전에는 무쇠가 있습니다. 끼리끼리 말입니다. 상점에 가 봐도 사과는 사과대로 놓여 있고 배는 배대로 놓여 있고 끼리끼리 모두 놓여 있습니다. 그게 보통 인연이 아닙니다. 그렇게 여러분은 인연에 따라서 다 만난 인연들인데 만날 탓을 해요. 자기가 이 세상에 났기 때문에 인연을 만난 거지, 자기가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인연이 됩니까? 자기가 있으니까 만난 거 아닙니까. 똑같이 인연에 따라서, 똑같은 차원에 따라서 만난 겁니다. 그런데 남의 탓을 한단 말입니다.
당신이 그따위로 하니까 망했다는 둥 또 잘됐으면 내가 잘해서 잘했다는 둥, 이렇게 말입니다. 그러니 무슨, 무슨 애정이 그렇게 있겠습니까, 그렇게 싸우는데. 점점 식어가지. 그러니까 행복은 없어지는 거죠. 행복을 누가 갖다 주는 게 아닙니다. 행복은 우리가 만들어서 행복한 거죠. 그러니 그렇게 해서 우리가 끼리끼리 만나서 그러는데, 자식들도 부모가 싸우는 거 보고 그대로 배우거든요. 싸우기만 하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그 모든 걸 다, 보지 않는 것 같고 듣지 않는 것 같지만 다 그대로 영향이 미친단 말입니다.
그뿐이 아니죠, 또. 그렇게 하면은 모두가 파산이 되고 또는 행복하지 못하니까, 예를 들어서 남편이 잘못했다면 아내가 ‘아, 이것도 끼리끼리 만나서, 내가 있으니깐 저 남편을 만난 거니까 모든 게 내 탓이다.’ 하고, 들어오면 부드럽게 말해 주고 부드러운 행동을 해 준다면 그렇게 잘못하다가도 ‘아, 내가 이렇게 잘못을 하는데도 이렇게 부드럽게 해 주니….’ 하고 따뜻한 데로 고이게 마련이거든요. 그렇게 하고 또 부인이 그럴 때 남편이 그러고, 자식이 그럴 때 부모가 그렇게 하고, 그걸 자식이 잘못한다고 부모가 “요놈의 새끼! 어디 가서 자빠져 잤느냐. 어디 나가서 이렇게 있었느냐.”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그게 아니죠. 말이란 행동으로 붙들거나 말로 붙들어서 그게 오는 게 아니에요. 마음으로 고장 난 거는 마음으로 고쳐야죠. 마음으로 ‘너만이, 주인공은 둘이 다 똑같아. 너하고 나하고 둘이 아닌데….' 영(0)은 만 개를 갖다가 한데 놓아도 영(0)입니다. 그러니 모두가 둘이 아니죠. 그러니까 벌써 자식이다 부모다 하고, 전기가 가설이 돼 있는 것처럼 가설이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내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둘이 아닌데 너만이 해결할 수 있잖아.’ 하고 그렇게 관한다면 저절로, 마음이 거기까지도 불이 들어와서 저절로 집에 들어와서 착해질 수가 있다 이 소립니다.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보십시오. 걸어다닐 때 한 발 떼어 놓으면 한 발 없어지고, 한 발 떼어 놓으면 한 발 떼어 놓은 거 없어지고 이렇게 하지 않으셨나요? 또 듣는 거라든가 보는 거라든가, 말하는 거라든가 만나는 거라든가 일거수일투족 다 고정된 게 있던가요? 고정되게 보는 게 있던가요, 고정되게 듣는 게 있던가요? 아무것도 없어요. 닥치는 바람처럼 날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네 생활입니다.
그렇게 여여하게 살라고 해서 그 뜻을 다 가르쳐 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이날까지 그 실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디 가서 편안하게 있지를 못하고 편안하게 놀지를 못해요. 꼭 놀아서만이 노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이 도리를 좀 더 알았으면 몸은 다사하나 마음은 여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몸과 마음이 다 바쁘다면 짜증도 날 것이요, 화도 날 것이요, ‘이럭하고 사람이 살아야만 하는가.’ 하는 외로움도 생기는 법이고, 여러 가지가지가 말로는 다 표현을 못 하겠지요.
그래서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그렇게 하다 보면 몸도 병들고 마음까지도 병이 들죠, 의욕이 없어지고. 이렇게 되면 사람 사는 보람을 느끼지 못해요. 우리 몸속에 생명체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그것은 왜 그렇게 몸속에 생명들이 천차만별로 들어 있는가.
우리가 태어나는 것은 정자 난자를 빌려서 자기 영혼과 더불어 같이 삼합이 하나로 돼서, 즉 말하자면 이 세상에 출현하는 거죠. 또 우리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인연 따라서 모두 인과성으로 인해서 만난 인연들입니다. 그런다면 그 인연으로 인해서 만난 졸병들이 있어야만 그 육체가 움죽거릴 테니깐요. 그러니 그건 자동적인 인연이요, 자동적으로 자기가 짓는 인연입니다.
이것을 무시 못 하는 것이 뭐냐 하면 인간은 고등 동물이라서 자동적으로 컴퓨터에 입력이 되는 것처럼 정수에 입력이 됩니다. 그래서 과거는 지나갔으니깐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았으니깐 없고, 현재는 내 몸속에 주둔해 있기 때문에 그 몸속에 주둔해 있는 것이 공했다는 것을 알고 나오는 대로 바로 거기다 입력을 되한다면 앞서의 팔자 운명이라고 울부짖고 앨 쓰던 그것이 다 무너지게 돼 있습니다.
여러분, 이 도리를 잘 들으세요. 각자 여러분 속에 애당초부터 죄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업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한생각 하기에 달린 겁니다. 여러분이 잘못 생각을 하고 잘못 행해 나가니까 이게 걸리고 걸리고 찌들고 이렇게 해서 자기가 만들어서 다가오는 거지, 누가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뺏어 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팔자 운명이라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래서 여러분한테 부탁할 것은요, 여러분 각자, 자가발전소라고 표현을 하겠습니다. 개개인에게 자가발전소요. 발전소에 에너지가 듬뿍 있다고 합시다. 전력이 들어 있다고 합시다. 그럼 용도에 따라서 수없이 쓰임 쓰임이 다가올 때 그 전력으로 다 쓰게 되면 이 세계뿐만 아니라 우주 천하가 다, 과거 현재 미래, 삼세에 그대로 통신이 된다는 사실도 아셔야 될 겁니다.
밥을 지으려면 밥 짓는 전력이 조금 들어가겠죠. 모터를 돌리려면 전력이 많이 들어가겠죠. 그런 거를 자기 자신들이 대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됩니다. 행복도 누가 뺏어 가는 것도 아니고 갖다 주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가 만들어서 행복한 거죠.
그런데 여러분은 관습에 의해서 조상의 탓을 하지 않으면 자기 팔자 한탄을 하고 또 남의 탓을 하고, ‘너 때문에 망했느니’ 그렇게 말합니다. 그게 다 허탕한 장난에 불과한 겁니다. 외려 그렇게 해서 분기가 돋아서, 모닥불을 지르는 것과 같아서 병이 들죠. 네 탓 내 탓 할 수가 없는 것이 뭐냐 하면 여러분, 금방에 넝마 있는 거 보셨습니까? 넝마전에 금이 있는 거 보셨습니까? 상점에 가서 사과하고 배하고 한데 섞어 놓은 거 보셨습니까? 전부 끼리끼리 이렇게 해 놨습니다. 그 같은 것 중에서도 굵은 것, 중, 하 이렇게 골라 놨으면 놨지, 절대로 같이 섞어 놓는 법은 없습니다.
그거와 같이 여러분도 그냥 우연히 만난 게 아니라 차원에 따라서 차원끼리 만나는 것입니다. 차원끼리 만나는데 누구 탓을 합니까. 모든 게 네 탓 내 탓 할 게 없이 아, 부부지간에 살면서도 부모 자식지간에 살면서도 아, 이거는 모든 게 내 탓이로다 하고, 똑같은 사과끼리 만났으니 어디가 병이 들거나 어떠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남을 원망 안 하면서 부드럽게 말해 주고, 부드러운 행동을 서로를 위해서 해 준다면 항상 화목할 것입니다.
이 마음공부라는 게 그렇습니다. 일체 만물만생하고도 같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도립니다. 그러니까 수도를 하지, 그렇잖으면 무엇 때문에 수도합니까? 그런데 모두가 각자의 의견에 따라서 결정을 짓고 생각을 하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분분해지고 죽을 수가 없는 겁니다. 마음을 죽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악업 선업을 받은 그 자체를 녹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모든 게 마음으로서 마음의 조작입니다. 잘못되는 것도 마음이요, 잘되게 하는 것도 마음입니다. 마음의 조작이니만큼 마음으로서 서로서로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빛보다도 더 빨리 연결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에 한 철 탤런트가 소임을 맡아서 막이 내릴 때까지 그 역을 맡아서 하듯이 우리 인생 한 철도 그거와 똑같습니다. 애들도 소꿉장난하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면 돈을 만들어서 쓰던 장난감, 이런 거 다 팽개치고 손 툭툭 털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것을 생각할 때 우리 인생이 그렇게 짧은 것도 아니지만 긴 것도 아닙니다.
한 철 동안에 이 정신계의 발전을 위해서, 자기 자신의 뿌리 발전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자기는 한 생을 거쳐서 세세생생을 얻으리라고 봅니다. 즉 말하자면 자유권 말입니다. 이것은 있는 사실을 얘기하는 거지 없는 것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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