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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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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두렵습니다

본문

질문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힘이 들 때마다 큰스님 법문을 많이 듣고 봐 왔었는데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주인공을 찾고 있지만 금세 다시 저 자신에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며 낙심하곤 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험과 경쟁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최근까지 시험 준비를 하다가 그 압박감과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건강을 회복하면서 잠시 쉬고 있지만 결과물이 없는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너무나도 억울하고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시험과 경쟁은 한 번은 넘어야 할 관문인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이 너무나도 낮아져 스스로 '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몇 번이고 의문을 가집니다. 이런 생각이 계속 반복되어서인지 하던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들고, 경쟁이 무섭고, 세상이 두려워지기까지 하는데, 풍전등화처럼 생각에 휘둘리는 저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런데요,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지고 또 한 발짝 떼어 놓으면 한 발짝 없어진다고 그랬죠? 그것이 가만히 편안하게 다 버리고 있으란 말이 아니에요. 어떻게 들었어요? 연방 발이 고정되게 붙어 있는 게 아니라 떼어 놓는 거죠. 그러니까 ‘나를 버려야 된다’ 하는 것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 자불이 하는 거다’ 한다면 나를 완전히 버리는 거예요. 안 그래요? 간략하게 얘기하는 거예요. “나를 버려라.” 하는 것은 나를 버리고 중심, 즉 자불(自佛)만 믿어라 이 소리거든요. 학생이 영원한 생명의 근본이 없으면 몸은 송장이 돼요. 내 몸이 없는데 어떻게 자불이 있겠어요. 그러니 몸뚱이는 자동차와 같고 자불은 운전수와 같고 기름과 같거든. 그러니 차는 운전수를 믿어야지요.

또 딴 걸로 비유한다면, 저 나무들이 뿌리 없이 사는 거 봤나요? 본래 자불과 학생의 육신은 같이 집을 삼아서 있어요. 저 봐요. 나무도 뿌리와 싹과 같이 달려 있죠? 본래 그렇게 돼 있다고! 그러니까 믿고 안 믿고가 없이 믿어야 돼요. 학생을 리드해 나가고, 학생의 보디가드가 돼 줄 수 있고, 학생을 이끌어 줄 수 있고, 해결해 줄 수 있고, 가정을 화목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바로 자기의 참 기사니까. 그러니 시험을 보더라도 이거는 자불 주인공만이 이거, 이런 과목은 이렇게 할 수 있고 저런 과목을 볼 때 저렇게 할 수 있고 또 뭐, 동그라미를 그린다든가 거길 찍어서 놓는다든가 이런 데도 다 거기서 그렇게 하면서 찍고 돌아가야 돼요. 모르는 거는 이 안에서 하게 만들어야 되고 말입니다. 바깥에서 하면 도저히 올팡갈팡이 돼서 잘못돼요.

이런 소리를 들었어요. 누가 방콕으로 처음에 갔는데, 여기서 시험을 봐도 안 된다 그러기에 그리로 가라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가서 아마 절정에 도달했던 모양이에요. 자기가 말도 통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그냥 아주 간절하게 했던 모양이죠. 그러니까 말의 뜻을 바깥으로 자꾸 마음에서 내 주니까 그 뜻대로 했던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방콕에서 말을 얼른얼른 배웠다는 거지. 금방 배워서 거기 졸업을 하고 또 중국으로 갔어요. 중국에 가서도 그렇게 할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의 지혜로운 요량에 많이 달려 있어요. 그런데 부모들은 지금 이렇게 시급한 학생들을 놔두고도 그거 한마디 얘기 안 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요. 그거 뭐, 돈이 드니 못 해요, 재산이 없어지니 못 해요, 글쎄. 자손들이 아무리 해도 말을 안 들으면 ‘너의 주인공과 나와 둘이 아닌 까닭에 다 너에게도 불이 켜질 것이다. 이거를 그저 배우고 또 앞으로는 점점 잘 알게 될 것이다.’ 하고 관해 줘야 정작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까지도 뜻이 가지요. 그리고 따르는 사람한텐 연방 해 주고요.

어떤 사람은 하도 자기 엄마 말을 안 들어서 밥 먹는 테이블에도 붙여 놓고 벽에도 붙여 놓고 변소 안에도 붙여 놓고 그랬대요. 그랬더니 그저 그렇게 하는 거니까 한번 해 보자 했던 모양이지요. 그렇게 해 보고 가니까 살면서 아주 좋거든요. 그러니까 그 후에 엄마더러 그러더래요. “나는 처음에는 ‘어디 정말 되나 안 되나 보자.’ 하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누가 해 주고 가져가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내가 시시때때로 그렇게 대치를 하고 보호를 하고 그렇게 나가는 겁디다.” 하고 고맙다고 하더래요.
 
그랬듯이 우리가 아무리 싫다 그러더라도 마음으로 관해 주고 벽에 붙여 놓고 한번 해 본다면…. 그건 진저리나게 하는 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제 나무는 제 뿌리를 믿어야 공덕이 있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요. 하여튼 모든 것이 우리가 생각하고 마음먹기에 달린 건데 마음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분란이 일어나고 그러는 겁니다. 마음을 제대로만 먹는다면 분란이 날 것도 앞서 대처해서 없애 버릴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렇게 처음에는 항상 내가 하는 게 아니라는 거, 자불 불성이 있는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참나가 있는 줄 알아야 하고 그다음에 참나가 있으니까 그걸 믿고 여여한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여여한 줄 알았다면 갖추어 가지고 있는 걸 알아야 하고, 갖추어 가지고 있는 걸 알았다면 일체 만법을 들이고 내고 아무리 끝없이 해도 함이 없이 하는 도리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구경경지에 이른다 이런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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