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소통이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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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요즘 부모 노릇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저는 딸 둘을 키우는 가장으로서 제 딴에는 열심히 애들 뒷바라지하면서 아이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데 아이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한마음이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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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그냥 '내 주인공에 놓고 가면 되지.' 이렇게 하면서 행을 못 한다면 그거는 말하나 마나 건성 도는 일입니다. 부부지간이나 부모 자식 사이에 위로나 아래로나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평등한 행을 하고 부드러운 말을 서로서로 같이 나눌 수 있는, 말 없는 무심(無心)의 자비심이 있어야 된다고 항상 말씀드립니다. 그 자비심으로써 어떠한 악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어떠한 괴로움이 온다 할지라도 거기에 맡겨 놓고 항상 부드러운 말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여러분이 돼야만이 정말이지 부모 된 자격이 있는 겁니다. 부모 된 자격이 있어야 부처 될 자격도 있죠.
우리가 항상 집안에서 조그마한 꼬투리를 가지고 기분 나쁘다고 서로 싸우고 자식들한테도 부적당한 말을 하는 한편, 자기의 소견대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항상 마음이 어긋나고 흩어져서 춥고 배가 고픈 것입니다. 여러분은 똑같은 그릇이 아니라 종지에서부터 바다에 이르기까지 수없는 차원의 그릇이지만 누구나 자기가 옳다고 하고 제가끔들 사는 겁니다. 그런데 그 옳다고 그러는 걸 그르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옳다고 할 수도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그러니 여러분이 가정에서 살림살이를 잘하시려면 평등한 마음으로써 항상 부드럽게 말해 줄 수 있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행을 항상 자기 주인공에 맡겨 놓고 할 수 있게끔 하셔야만 말 없는 데를 통해서 서로 접견이 되는 겁니다. 말로 해서 말로 듣게 하지 말고, 뜻으로 해서 뜻으로 듣게 한다면 무심으로써 바로, 그 전달 없는 전달이 됨으로써 가정은 밝아지고 편안해지고, 이 마음속 생명들도 같이 한마음으로 돌아감으로써 모두가 건강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마음먹기에 달리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이 말로만 배워서 행을 못 하고 가신다면 그건 아무 소용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어떠한 일이 생기면 벌써 '아이구, 속상해.' 그러고 피하려고 그러는데 말입니다, 피하려고 그러지 말고 그거를 단호히 없애려고 하셔야 됩니다. 귀신이 백 명, 스무 명, 만 명이 온다 하더라도 그 귀신은 '나'이기 때문에 귀신이 두렵지 않다 이 소립니다. 여러분은 그게 이해가 안 가실는지 모르지만 그 마음은 귀신이든 귀신이 아니든, 선이든지 악이든지, 부처든지 마구니든지 불성은 누구나 똑같으니까, 악하게 생각을 했다가도 다 준다면 그냥 부처가 되는 겁니다. 다 주는데 싫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다 주는 도리를 배우십시오. 모든 거를 갖는 도리를 배우지 마시고 주는 도리만 배운다면, 철저하게 100% 준다면 100% 나한테 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온다고도 생각하지 마시고 하십시오. 그냥 무조건, 어떠한 용도에 따라서든지 다 버려야 내가 다 얻을 수 있고, 다 얻을 수 있어야 항복을 받을 수 있고, 항복을 받아서 모두가 내 도량 아님이 없을 때 비로소 여러분이 다, 한생각에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고 건질 수 있고, 내 나라를 건질 수 있고, 앞으로 자라나는 애들한테 물리가 터지게끔 해 줄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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