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상대는 안되길 바라는 마음이…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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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상대는 안되길 바라는 마음이…

본문

질문

마음공부 하는 불자로서 부끄러운 말이지만 내가 정말 미워하는 상대에게는 좀 안되길 바라는 마음이 생깁니다. 다 내가 만든 인연이라고, 둘이 아니라고 머리로는 생각하지만 이 가슴으로는 한마음이 되질 않아 속상합니다. 제가 정신 차릴 수 있게 한마디 좀 따끔하게 해 주세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홈페이지관리자님의 댓글

홈페이지관리자 작성일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누가 하도 못살게 하고 회사를 망하게 해 놓고 돈도 한 푼 안 주고 그래서 아예 그냥 거리로 나앉게 됐답니다. 그래서 ‘아주 너도 거리로 나앉아 봐라. 거리로 나앉아 봐라.’ 그러고 한바탕 원망을 했답니다. 그런데 그날, 사글세를 사는데, 아 글쎄, 그 사글세도 내놓으라고 그러더랍니다. 그래 가지고는 야, 이거 나쁜 사람은 오히려 살고 나는 이렇게 되니까 이것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나한테 그러길래, 내가 그랬습니다.

“야! 이심전심이야. 당신의 마음이 그러니까 당신으로 인해서 그렇게 된 거야. 당신이 잘못해서 그런 것이니 남을 원망하지 마. 말하자면 사인을 받지 않고 줬기 때문에 그렇게 됐으니 그건 당신이 잘못한 거지, 그 사람이 잘못한 게 아니지 않으냐. 똑똑히 하라는 거지, 부처님 법이 그렇게 잘못하라는 게 아니지 않냐?” 이랬죠. 그러고선 “될 수 있으면 ‘그 사람이 잘돼서 참, 그 뜻을 알아서 날 좀 도와주게 하는 것도 주인공밖에 없겠지.’ 하고 거길 믿어라.” 그랬는데, 그해 일 년이 지나갔습니다.

일 년이 지난 후 하루는 그 사람이 찾아와서, “이제는 조금 나아졌으니, 전세 든 내 집을 당신 명의로 해서 들라.” 그러더랍니다. 그게 사천만 원에 전세를 들었는데, 아, 그거라도 받았으니 얼맙니까? 그 뒤에 또 쌀도 들여보내 주고 이러니 돈은 없어졌다 하더라도 더욱더 친절해지고 더욱더 서로를 위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 회사가 일어난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그걸 되찾고도, 거기 같이 일을 하게 됐더라는 얘기죠.
 
그러니 우리가 남을 원망하기보다도 나부터 돌아다볼 줄 알아야 되죠. 지금 그 말도 그 뜻이에요. 그저 남을 원망할 생각은 조금도 마세요. 나는 나를 버리고…, 갔다든가 온다든가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나하고? 세상에는 그거보다도 더한 것도 다 버리고 가고, 내 몸도 이젠 벗어야 할 그런 처지에 구태여 무슨 뭐, 누가 어쩌니…. 아니, 씻고 닦고 하던 것도 다 버리고 떠나는데 그까짓 거 뭐가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러니 '이렇게 해서 안 되느니 저렇게 해서 안 되느니…', 자식들한테도 그렇게 하지 마세요. 진짜 사랑하려걸랑 그저 '네 주인공과 내 주인공이 둘이 아니니까' 하고 스위치를 탁 올리면 거기에도 불이 들어오거든요. 한 방이니까, 한 식구들은 한 방이거든요. 한 방의 스위치가 다 한 방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너는 어떻고, 요놈, 조놈 하고 그럭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기죠.

그러니까 그러지 마시고 그저 위로도 아래로도 전부 한마음이 돼서, 보이지 않는 데서나 보이는 데서나, 위로 조상들이 나를 돕고 아래로 자식들이 따라서 또 도와 간다면 뿌리가 깊이 박혀서 그 자식들이 어디 가도 잘 살죠. 자기 2세거든. 딴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밖으로 모습을 바꾼 거지. 그런 것뿐이니까, 자기가 잘 살도록 자기가 해야죠. 원망하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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