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지옥이 정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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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천당, 지옥이라는 게 정말로 있나요? 우리 마음에 따라 마음이 즐거우면 천당이고 힘들면 지옥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정말 천당, 지옥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은 천당 지옥이라는 것을 ‘천당이라니까 천당인 거고 지옥이라니까 지옥인가 보다.’ 이렇게들 그냥 유유히 생각하고 갑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할 때는 그것이 너무도 당연하고 너무도 에누리 없는 우리의 인생살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게, 한마디로 아주 쉽게 말을 해서 독사같이 살면 독사의 모습으로 나올 것이고, 소같이 살면 소 모습으로 나올 것이고, 사람같이 살면 사람으로 나올 것이고, 개같이 살면 개로 나올 것이고…, 하하하.
그런데 오간지옥이니 칼산지옥이니 또는 독사지옥이니, 이 모든 지옥 지옥의 이름도 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지옥이다' 하면은 짐작으로만 그냥 ????지옥인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그런데 우리가 사람의 마음으로 살다가, 땅속에서 기어 다니는 벌레의 모습 속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게 지옥이죠? 그래서 독사같이 살았으면 자동적으로 땅속으로 다니는 독사 소굴에, 독사의 암컷 수컷이 행하는 거기다가 그 영령이 집어넣어져서 그냥 독사의 모습으로 나온단 말입니다.
그런데 독사가 그냥 독사로 살아왔으면 별문제인데, 사람으로 살던 의식이 독사로 들어가서 독사의 모습을 가지고 나와서 독사로 산다면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이처럼, 개같이 살았으면 개로 살듯이 어떠한 한 몫어치만 살게 되어 있죠. 그런데 '오간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하는 말은 전부 헌갓쟁이 모양으로 다니며 그저 악한 일을 일삼는 사람들은 땅속 깊이 뚫고 다니는 이런 것들 소굴에다 그냥 넣어진다는 말입니다. 넣어진다면 땅속으로 기어 다니는 벌레가 될 테니까 그 의식이 어떻겠습니까? 지옥이죠? 그 조그만 데로 들어갔으니까. 지옥인 데다가 그것이 진화돼서 또 인간까지 벗어나려면 얼마만큼 헤매야 된다는 얘깁니까? 그런데 이거를 조금도 생각을 안 하는 거죠.
그래서 "공덕을 쌓아라, 공덕을 쌓아라. 좋은 일 하고, 좋은 생각 하고, 좋은 행동 해라." 이렇게 부처님께서도 항상 말씀하셨고, 사대 성인들도 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한술 더 떠서, "좋은 일을 하는 것도 악한 일을 하는 것도 다 놔라." 이랬습니다. "선한 일을 하고 좋은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쁜 일이 또 거기 끼어들게 마련이니까 나쁜 일도 놓고 좋은 일도 놔라." 우리가 지금 이렇게 공부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점에서 그런가. 나쁜 일, 좋은 일을 막론하고, 그 생사윤회 속에서 완전히 해탈해서 벗어나는 것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한 철 좋은 일을 해서, 그 선덕으로 인해서 좋게 이 세상에 다시 나와서 산다 하더라도 그게 해가 가고 시간이 지나면 또 나쁜 일도 하게 되니까, 또 짓게 되니까 아예 '생사윤회 속에서 그냥 벗어나라' 이런 뜻에서 부처님도 말씀하셨고 또 지금 나도 길잡이로서 이렇게 길을 인도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한 철 요렇게, 한 생을 요렇게 살아가는 시간이 길지 않다고 하더라도, 여러 해를 다니면서 공부했다거나 짧은 시간에 내가 공부했다거나 이런 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여러 해를 공부해도 '정(定)'으로 들어가지 못하면 뭐, 10년 20년이 가도 소용없고, 소용없는 건 아니지마는 더디다 이거죠. 그런데 몇 달 안 됐어도, 몇 해가 안 됐어도 정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더디고 빠르고가 없다는 얘깁니다. 오래 배웠고 늦게 배웠고 이것이 없다 이 소립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이 마음 안에, 마음이라는 것이 이름이지 '이름 없는 마음' 여기에는 자동적인 컴퓨터가 있습니다. 이것도 이름해서 방편으로 부르는 겁니다. 항상 얘기해 드리지만, 자동적인 컴퓨터가 있어서, 거기에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서 연방 그냥 자동적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좋은 일을 하려고 생각을 해도 어처구니없이 나쁜 일로 돌아가게끔 자꾸 만듭니다, 그렇게 업보에 입력이 돼 있어서. 지금 현실에서 아무리 착하게 행을 잘하려고, 말도 잘하려고 하지만 앞서 입력됐던 거 때문에 자꾸 그렇게 빗나갑니다.
그러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빗나가든 빗나가지 않든 '무조건 거기다가 맡겨 놓는다' 이겁니다. 무조건 맡겨 놓는다. 믿지 못하면 맡겨 놓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믿고 거기다 맡겨 놓는다면, 쉴 사이 없이 입력이 돼서 자동적으로 나오는 데다가 자동적으로 입력을 한다면, 앞서의 그 어마어마하게 입력됐던 팔자 운명이 그냥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렵다, 망했다 이런 것도 남의 탓 할 게 하나도 없어요. 그걸 빨리 수습을 하는 길은 '내 탓이야. 내가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인연에 따라서 모두 얽히고 얽혀서 입력이 돼서 이 세상에 지금 나오고 그렇게 되는 것이니까 너 알아서 해라. 너만이 그 얽힌 거를 풀 수 있고 너만이 해결할 수 있다.' 하고 거기다 맡기는 그 작업을 하는 데 있습니다. 그 작업이란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면서 지켜보는 관법(觀法), 즉 관해 봐라, 지켜봐라 이거죠. 지켜보면서 마음으로 다스려 가면서 체험하는 것이 아주 제일 빠른 방법입니다, 지금. 그렇게 한다면 빨리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그런데 여러분이 다 그렇지는 않으시겠지만, 그냥 급하게 닥치면 아예 잊어버려요. 잊어버리곤 방방 뛰어요, 그냥. 나온 자리에다 다시 놔야 할 텐데, 내보낸 자리에다 도로 놓고, 내보낸 놈더러 해결을 하라고 그래야 빨리 수습이 되는데, 엉뚱하게 딴 데다가 그냥 전부 깔아 놓고는 온통 팔팔 뛰니까 이건 더 더딜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한참 돌다가 생각이 나면 그때서야 놓으니 이미 차 지나간 자리 아닙니까? 하하하….
그래서 “컴컴하면 불을 켜면 되고” 이 소리가 나옵니다. 왜 컴컴하게 삽니까? 컴컴하면 불을 켜서 밝게 살고, 배가 고프면 먹고, 소화시켜서 똥 누고 싶으면 시원하게 똥 누고, 편안하게 잠자고 싶으면 잠자라 이겁니다. 이것이 그냥 그대로 이렇게…, 이것을 말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진짜 그렇게 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여러분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 세상 이치가 복잡다단하다 할지라도 한 시간의 꿈입니다. 한 시간의 꿈! 한 시간의 꿈을 훌떡 벗어나면 세세생생에 끝간 데 없이 그냥 그대로 불바퀴 속에서도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럼 그렇게 벗어나면 뭐가 되느냐고 또 따지겠죠? 따지기 좋아하는 분들은 따집니다. 그러나 벗어나면 벗어나는 거지 뭐가 그렇게 탓이 많고 이유가 많습니까.
우리가 영화배우들이라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그 소임을 맡아서 주어진 역들을 합니다. 그렇게 소임 소임, 자기 잘하는 대로 소임을 맡아서 이 세상에 나오는데, 작은 거든지 큰 거든지 다, 남한테서 받아 가지고 나올 생각을 하지 말고 감독이 되라 이거죠. 즉 말하자면 옥황상제도 벗어나야 됩니다. 하하하…, 부처라는 것도 벗어나야 부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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