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사람 잊혀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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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털어내 버리려면 어떡해야 합니까? 이룰 수 없는데 보고 싶고, 그립고, 외롭고, 너무 괴롭습니다. 어차피 불가능한 일인데 이제 그만 툴툴 털어내고 편해지고 싶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에 놓으려고 해도 잘 되지를 않는군요. 자꾸 집착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이루어지게 할 수 없을까 하고 자꾸 집착을 하게 됩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주인공에게 놓아야 할까요? 정말 너무나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큰스님, 제발 저를 이끌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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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그런데 우리가 누구를 좋다고 하고 싫다고 하는 게 그냥 뜬금없이 생기는 감정이 아닙니다.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엮어온 그 인연줄에 의해서, 그 인연에 따라 형성된 업식에 의해서 생기는 감정들이에요. 그 관습에 매달려서, 그 인연줄에 매달려서 그냥 생각이 꼼짝을 못 하고 있다가 적당한 때가 되어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어이쿠’ 하고 눈에 불이 번쩍나게 되는 거죠. 그 업식때문인 걸 모르고서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원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좋은 놈 싫은 놈하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 만약에 부부, 자식지간이라 할지라도 그 자식들의 몸을 붙들지 말고, 부부의 몸을 붙들고 매달리지 말고 그 마음을 둘 아니게 놓고 슬기롭게 굴린다면 몸은 저절로 붙들어지고, 사랑은 저절로 화(化)해서 자비가 되고, 그렇게 더불어 하나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묘법이 여러분한테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진짜 사랑을 하거든 놔줘라. 부부지간에도 싫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진짜 사랑한다면 보내줘라. 붙들고 있는 게 사랑이 아니다'' 그리고 진짜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육신을 붙들고 함께 해서만이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이 마음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질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좋아하는 마음도 싫어하는 마음도 알고 보면 근본에서 나온 환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래서 좋다 나쁘다 하고 분별하는 생각을 그 자리에 되돌려놓아야만 합니다. 나쁜 인(因)뿐만 아니라 좋은 인도 놓으라고 했는데 내 곁에, 내 소유로 하려고 하는 마음은 더욱 가당치도 않지요. 그러니 상대방이, 좋은 인연을 만나서 정말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크게 한생각을 내줄 수 있는 마음이 바로 사랑을 넘어선 자비임을 알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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