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법공양을 올리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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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얼마 전에 촛불재를 올리기도 했지만 보통 사찰에서는 큰 행사를 할 때 육법공양을 올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선원에서 천도재를 모실 때도 영단에 여섯 가지 공양을 올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육법공양의 의미를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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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항상 얘기했듯이 이 향은 양식을 삼아서 하는 겁니다. 촛불은 자기 마음을 밝히기 위해서고. 자기 마음을 밝힘으로써 그 조상들도 밝아지니깐요. 또 그 향으로다가 양식 삼으시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그런 도리를 알고 생각해야 그 체가 없는 그분이 그걸로 양식을 한다 이겁니다, 향으로.
그리고 물 한 다기 놓는 것은 정수를 말합니다. 정수를 말해서 이 정수에 입력되는 데 손색이 없으라고 하는 겁니다. 꽃을 한 다발 놓는다 하는 것은, 그 마음들도 모두 사람들의 꽃입니다. 마음이 웃고 살라 하는 그 뜻에서 그 향기가 접합니다. 그거는 영령과 산 사람 자식들과 똑같이 그렇게 된단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그 자리에 있지 못해서 어떡하나, 가 보지 못해서 어떡하나 해도, 그 못 가게 돼서 못 가도 내 마음이 그렇게 돼 있으면 뭐, 그냥 한 찰나에 그냥 마음의 도리를 읽고 한 찰나에 응접하십니다. 이 도리가 얼마나 광대무변한지 모릅니다. 이걸 말로 다 할 수가 없어서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꽃공양! 다기공양! 향공양! 청수공양! 떡공양! 공양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거기에서는 일체 뭘로 쓰느냐 하면 공생이며, 보이고 안 보이고를 떠나서 공생이며 공심이며 공체며 또 공용이며 공식이다. 이게 죽은 영령들이 나한테 그 마음을 읽고 찰나에 들고 나고 들고 나면서 그 조상들이 다 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거예요. 체가 없기 때문에 공부를 못 하거든요. 부닥침이 없으니 못 하니까 산 자기 자손들을 영접해서, 그 사람 당사자는 몰라도 그냥 들어서 그 마음을 읽어서 배우고 그 마음을 읽어서 배우고 이러거든요. 그것이 바로 보살행이자 보살이 응신으로 화해서 여러분들 앞에 그렇게 공부하게 하려고 모두 앨 쓰고 계십니다.
보이는 여러분들만큼 영령들도 조상님들도 여기 다 와서 계십니다. 여러분들 몸을 쫓아서 말입니다. 이 도리를 여러분들이 본다면 기가 막히고 아프고 눈물이 한없이 쏟아질 정도로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당장에 보이지 않고 이해가 잘되지 않고 그러기 때문에 기가 막힌 일이죠. 그러니까 그렇게 놓고 “상 옆에 또 물 한 그릇 놔라, 큰 그릇에다가.” 하는 것은 거기서 그 한, 정수 바다에서 말입니다, 바다에서 몸을 씻고 정수로 이루게 된다 이겁니다. 정수에 입력이 되면 그 입력이 다 현실로,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다 겸해서 입력이 돼서 나오니까 과거를 문제를 삼을 게 하나도 없죠. 과거가 현실이 되고 미래가 현실이 되니까요. 이 도리가 아주 묘한 도립니다. 알고 보면 쉽고 모르고 보면 아주 복잡하고 그런 거죠.
그런데 어떤 스님이 그러셨거든. 떡 하나를 아니 놔도 될 수 있는 거라고. 천도라는 것은 떡 하나를 아니 놔도 되고, 아니 놓고 할 수만 있다면 어느 스님이든지 안 놓고 해도 돼요. 하다못해 촛불 하나 없어도 마음의 촛불을 켜고 하니까요. 촛불은 보이는 것만 촛불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무것도 놓지 않고 하면 먹을 게 없지 않으냐 그런다면 왜 먹을 게 없습니까? 모두 차려서 먹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먹으면 조상들도 먹고 여러분들이 굶으면 조상들도 굶는데.
아, 여러분들이 둘 아닌데, 모두가 같이하시고 있는데, 응감을 하시는데, 내 몸뚱이 속의 생명들도 다 같이 더불어 같이 응감을 하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응감을 안 하고 향으로 양식을 삼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도리를 알면 세상천지가 바로 내 거가 됐다가, 처음에는 내 거가 됐다가 다 버렸다가 다시금 주워 담아서 베풀어 주는 바로 부처님이 되셔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그러한 방편을 안 쓸 수가 없어서 그럽니다.
지금 우리는 허공중에 공 하나가 둥둥 떠 있는데 그 공 속에서 우리는 갇혀서 살고 있어요. 갇혀서 살고 있는데 우리가 그 육법공양을 올리는 원인은 ‘이 공 속에서 좀 벗어나게 해 주소서.’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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