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보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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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일체를 둘로 보지 말라 하시는데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자식들에게조차도 한마음이 안 되는데 둘로 보지 않는 마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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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무조건 믿는 거, 못났든 잘났든 무조건 자기를 믿는 거, 내가 조금 믿다가 부딪치면 ‘이거 뭐, 이렇게 찾아도 안 되는데.’ 이러면서 벌렁 나자빠지는 그런 마음이 없는 것입니다. 하여튼 이렇든 저렇든, 믿는다 안 믿는다를 떠나서 그냥 자기가 지금 끌고 다니지 않아요? 그런데 왜 못 믿는 겁니까? 잘되기만 하면 좋다고 ‘주인공, 주인공’ 하다가 안 되면 ‘아이, 주인공 찾아도 뭐, 만날 마찬가진데….’ 이런단 말입니다. 하하하. 안 되는 것도 그놈이 하는 거, 되는 것도 그놈이 하는 겁니다, 다.
공부할 때에 자기가 자기한테 뭐, 테스트해 본다고 그럴까요? 그렇게 자기를 자기가 어떻게 생각을 하나 알기 위해서 그 용도에 적합하게 오는 것도 있죠, 사람에 따라서. 그럴 때는 ‘아하, 요것도 그놈이 또 이거 알아보려고 이렇게 하는구나.’ 이렇게 생각만 하면 그냥 재깍 그건 없어집니다. 그런데도 ‘아이고, 요런 게 또 왔으니 이거를 어떻게 방지를 해야 하나.
주인공을 아무리 찾아도 이거는 안 돼.’ 하고는 그냥 물러서 버리니 아이구, 이거 정말이지 허구장천 “못났든 잘났든 널 믿어라, 널 믿어라. 죽는 것도 거기고 사는 것도 거기다.” 이래도 그렇게 안 들어가나 보죠? 그러니까 한 발짝도 실천에 옮길 수가 없는 거죠. 진짜로 화살을 쏘려면 정의 화살을 쏴야 될 텐데, 여기 쐈다 저기 쐈다 이러니까 이게 맞춰지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하늘이 무너져서 내가 지금 금방 죽는대도 ‘흥, 네가 끌고 다니는 네 몸뚱이 죽인다 해서 내가 외눈 하나 깜짝할 줄 아느냐? 그냥 죽일 테면 죽이고 살릴 테면 살리고 마음대로 해라!’ 이렇게 그냥 놔 버린다면 되는 건데, 그렇게들 그냥 모두 작척(作隻)을 하고 붙들고 늘어지니 글쎄, 그놈의 게, 그게 인과가 되는 거예요, 오히려. 부모 자식지간도 그렇게 붙들고 애지중지하고 그러는 게 모두가 인과가 되는 거라구요, 오히려.
조건 없는 사랑을 주려면 아예 그냥 놓고, 이렇게 줄을 잡고 그냥 툭툭…, 딴 데로 가면 툭, 딴 데로 삐뚤어지게 가면은 툭, 이렇게 마음의 줄로다가 잡아야 마음이 잡히지 아, 이건 실질적으로 실체를 말로다가 잡으려고 그러니 그게 몸이 잡아집니까, 네?
마음의 줄이 있지 않습니까? 내가 가설이 돼 있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이 방에도 전구가 이렇게 많지 않습니까? 하나의 스위치만 누르니까 죄 불이 들어오네요. 허허허. 그러니까 내 한 식구만 그렇게 할 수 있어도 다 밝게 살 수가 있을 텐데, 그렇게 밝게 켤 줄을 모르는 거죠, 얼른 쉽게 말해서. 못 믿으니까.
그러니까 되는 것만 법이 아니라 안 되는 것도 법이니까 양면의, 되는 거 안 되는 거를 다 놓아서 같이 굴릴 줄 알아야 된다 이거죠. 믿음이 진실하다면 이런 게 와도 거기 놓고, 저런 게 와도 거기 놓고 하면서 그 중심의 중용을 잘하면 그게 굴림이죠. 그게 수레공법이에요.
사람이 머리로만 한다면 그 진실한 마음이 전신으로 하달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마음의 그 권처(權處)에서 바로 두뇌로 올라가는 게 누진입니다. 누진으로써 몸뚱이 사대(四大)에 하달을 해서 바깥으로 실질적으로 나올 수 있는 것이 과학입니다. 심성 과학. 종합 심성 과학입니다, 이게. 모두가. 얼른 쉽게 말하자면, 참 이 세상을 다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공부입니다.
우리가 캠핑 나왔다가 그냥 갈 수는 없습니다. 지금 못 하면 후일에 또 그런 걸로 인해서 말리고, 나만 말리면 좋은데 또…. 내가 그 도리를 알게 되면 ‘위로는 묵은 빚을 갚으며 아래로는 햇빛을 줄 수 있다’ 이 소립니다. 그러나 내가 못 한다면 위로 묵은 빚도 갚을 수 없고 햇빛도 줄 수 없습니다. 묵은 뿌리의 그 썩은 것도 자를 수 없고 아래 자녀들의 그 뿌리가 싱싱하게끔 도와줄 수도 없다 이겁니다. 내 뿌리가 썩었는데 남의 뿌리를 어떻게 합니까? 그러니까 묵은 빚도 갚고 햇빛도 줄 뿐 아니라 스스로 세세생생에 권도(權道)를 가지고 여래장이 돼서 참, 수레공법이나 평등공법이나 모든 것을 자유자재할 수 있게끔 그렇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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