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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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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불화가 심합니다

본문

질문

참 인생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할 때는 사랑으로 결혼했는데 자식들 낳고 살다 보니 남편과 자식들 사이에 불화가 심하고 살 의욕이 생기질 않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말로만 ‘사랑 사랑’ 하지 진짜 사랑을 한다면, 부부지간에도 그렇고 자식지간에도 그렇고 보기 싫어하지 않을 겁니다. 끼리끼리 만난 인연들이거든요. 우연이라는 거는 없어요. 여러분도 살아 보시지마는 노동하는 사람은 노동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일하고, 정치하는 사람은 정치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치를 하고,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모여서 논의하고 이러죠. 그런데 어떻게 우연히가 있습니까?
 
한 가족이 모이는 데도 사과는 사과대로 모이고, 금은 금대로 모이고, 은은 은대로 모여서 살고, 구리는 구리대로 모이게끔 돼 있거든요, 넝마는 넝마대로 모이고요. 그래서 세계가 지역이 다 다르다 할지라도 그런 지역에 가서 태어나는 것도 끼리끼리이기 때문에 그런 지역에 가서 태어나게 돼 있습니다. 기계에다 넣고 큰 것 작은 것 고르고, 썩은 것 성한 것 고르고, 이것 따로 저것 따로, 전부 따로따로 끼리끼리 놓고 팔고 사고 그러죠?

그렇듯이 사람도 차원에 따라서 모습을 가지고 나오게 하면서, 그 차원에 따라서 자동적으로 골라져서 지금 굶어서 죽는다고 하는 나라, 이런 나라 저런 나라에 제각기 아주 철두철미하게 태어나죠. 미국에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한국에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말입니다. 그렇게 아주 질서 정연하게 돼 있는 거죠. 우리가 지금 엉망으로 사는 것 같지만, 왜 잘 사는 사람은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이렇게 못살게 되나 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한탄을 하고 그러지마는, 그게 자기가 다 만들어 놓은 일입니다. 누구한테 한가를 할 게 하나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거를 안다면 남을 미워할 수가 없고, 죄를 더 지을 필요도 없고, 뭐, 마음을 그렇게 초조하게 가져서 내 몸을 병들게 할 것도 없고, 망했다고 그냥 돈 버리고 사람 몸뚱이 버리고 이렇게 할 필요도 없구요. 버렸으면 ‘어, 버려졌나 보다. 네가 버려지게 했으니까 네가 또 일으켜 세우겠지.’ 이렇게 태연하게 마음을 먹고 늠름하게 나간다면, 아마 주변 어디서든지 자기 주인공이 귀한 사람을 끌어들여 만나게 해서 서로가 살게끔 될 겁니다.

그런데 뭐, 죽네 사네 하면서 집안의 식구들도 못살게 하고, 화가 나서 오며 가며 화풀이를 여기저기다 하니까 식구들 마음이 편안할 수가 있나요? 그러니 복도 들어올래야 들어올 수가 없죠. 그 틈에 들어올 수가 있나요? 오늘 살다가 이따 죽는 한이 있더라도 허허 웃을 수 있어야 돼요. 그게 뭐가 그렇게 겁나는 일입니까? 그러한 도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는, 내일 죽는대도 겁 안 나는 사람한테는 그렇게 죽게 하지도 않아요. 청개구리거든요. 이렇게 한다 하면 저렇게 하고, 저렇게 한다 하면 이렇게 하는 이치가 바로 우리들의 욕심을 버리게 하기 위한 방편이라고도 볼 수 있죠.

‘야, 하늘이 무너진다는데 이거 다 먹어치우고 그냥 다 써 버리자.’ 이러는 사람 앞엔 정말 다 써지고 하늘이 무너지지만, 허허허, 그저 그런 거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자기 그대로 꿋꿋이 가면서 ‘아휴! 이따가 죽어도 상관없어. 어차피 사람이 소꿉장난을 하다가 날이 저물면 다 버리고 가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남의 재산을 함부로 쓰면 어떡하나, 주인공의 재산인데.’ 그렇게 하고선 아끼고 좋은 일 잘하고 살면 그 값어치가 더 들어오면서 사람 살기가 유하고 하늘이 무너지지도 않고 그러죠. 
 
기독교에서도 불바다가 된다, 다 죽는다 이러는데, 제가 스물몇 살부터 그러던 건데 여직껏 그래요. 하하하. 그런데 그것이 왜 그러냐. 그것이 모습이 변해서 그렇게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고, 불바다가 되고 그래서 죽는 게 아니라 자기네 마음들이 그렇다는 얘깁니다. 마음들이 그렇게 불바다가 된다는 거죠. 이 마음의 근본은 불이거든요. 그래서 마음이 헐렁해지면 정말 불바다가 되는 거죠.
 
우리가 심사숙고해서 잘 생각을 한다면, 어떤 거든지 내가 아니 되는 게 없기 때문에 지구의 수명도, 인간의 수명도 모두 사는 데까지는 그냥 살 거다 이겁니다, 사는 날까지는. 그게 무슨 소린지 아십니까? 사람도 사는 날까지 여여하게 살다가…, 나는 간다 뭐, 어쩐다 표시로써 3, 4, 5년씩 또 1, 2년씩 아프게 만들어서 온통 바깥으로 소문을 죄 내고 이렇게 해서 옷을 벗는 게 아니고, 옷 벗기 전에 가서 자리를 마련해 놓고, 와서 옷을 벗고, 새 옷을 입고 재차 그냥 세상으로 나가죠. 이렇게 좋은 법을 어찌 우리가 그냥 무덤덤하게 넘길 수가 있겠습니까?
 
세상에 아픈 것처럼 슬픈 게 없어요. 여러분이 경험을 해 보셨는지 모르지마는 정말 죽는다고 했을 때의 고통, 죽지 않아도 항상 고통을 받으면서 지겹게 아픈 사람들, 그것을 생각해 보세요. 그럭하고 살면 뭘 합니까? 이럭하고 살면 뭘 하느냐고 입으로다가 몇 번씩 외우면서도 그걸 겪어야 하죠. 그렇게 하다가 그냥 너무나 지겨워서 때로는 약을 먹고라도 좀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그렇죠. 그럭하면 뭐 합니까?

생시에 살아 있을 때에 우리가 꺼풀을 벗으려면 미리 자리부터 만들어 놓고…, 왜 우리가 이사 가려면 집 먼저 사 놓고 이사를 가죠? 그런 거와 같습니다. 똑같습니다, 아주. 그래서 자리를 만들어 놓고 옷을 훌렁 벗고서 그냥 가면은 아픔으로 고통받지도 않을 거고, 그게 다 업이니까요. 또 자기 차원을 마음대로, 모습을 자기 마음대로 만들어 가지고 이 세상에 나오는 거거든요. 그러니 그것이 얼마나 자유스럽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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