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의식들을 어떻게 다스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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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선 악도 다 놓으라 하지만 또 선업을 쌓으라 하시니 내 안의 의식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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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람이 나쁜 생각을 해도 안에서 의식들이 그냥 나쁜 생각과 하나로 돌아가고, 좋은 생각을 해도 하나로 돌아갑니다. 그건 왜냐. 의식들이 자기가 자유자재 못 하기 때문입니다. 의식들이 자재할 수가 없으니까 여기서 생각하는 대로 따라서 움죽거리게 돼 있습니다, 의식이. 그러니까 ‘좋은 생각을 내라, 좋은 생각을 내라’ 이러는 겁니다. 남을 원망하지 말고 미워하지 말고, 내 몸같이 생각하고 내 아픔같이 생각하고, 어떤 사람이 잘못하더라도 ‘아, 내가 수억겁을 거쳐 올 때 어떤 모습은 안 됐을 거냐. 어떤 모습도 안 돼 봤을 리가 없으니까, 그때의 바로 내 모습이로구나.’ 하고 그것을 둘이 아니게 생각하라 이 소립니다.
그래서 ‘육신이 태어났으면 마음이 태어나라. 마음이 태어났으면 마음을 길러라. 마음을 기르기 위해서, 또 내가 견성했다고 하지 마라. 마음이 태어났다면 견성을 했다고 모두들 하는데 견성했단 말 하지 마라. 어린애가 어른이 돼야 어른값을 하지, 어른이 되지도 않았는데 어찌 어른값을 할 수 있겠느냐.’ 이런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오’는 탄생하는 거요, 또 길러 내는 거는 ‘점수’입니다. 그게 이름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점수와 돈오가 둘이 아닌 까닭을 알고 진실하게, 이 이름 찾고 저 이름 찾지 말고 ‘내가 도를 이루기 위해서 이런다’ 이런 생각도 말고, 오직 사람부터 돼야 도가 거기 저절로 붙어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굳건히 가지시고 누가 뭐래도, 하늘이 무너진다 하더라도 흔들리지 마십시오.
우리는 한 철 살다가 가는 겁니다. 예를 든다면, 우리가 걸망을 걸머지고 어디 놀러 가지 않습니까? 그러면 딴 데서 놀러 온 그런 사람들하고 같이 놉니다. 같이 놀다가 해가 지면 다시 헤어져서 돌아옵니다. 그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이. 그러니까 그렇게 잠깐 놀다 가는 사이에 우리가 어떻게 놀았느냐에 따라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주어지는 모습이 참 무섭습니다.
특히 우리가 나무들을 볼 때에 한 뿌리에 가지 잎새가 헤아릴 수가 없이 붙어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한 뿌리의 그 근본만 알면 그 가지는 저절로 알아지고 잎새도 저절로 알아집니다. 그러니까 가지 붙들고 늘어지지 말고, 잎새 붙들고 늘어지지 말고 오직 자기의 뿌리에 집중하라는 말입니다.
일체 만물만생이 다 그렇습니다마는, 뿌리에 모든 싹이 붙어 있는데, 그 싹이 잘못 생각을 한다면 뿌리가 썩습니다. 뿌리가 썩으면 벌써 가지가 썩습니다. 그와 같이 나무들은 흙에 가려졌기 때문에, 그 흙에 덮여서 자기 뿌리를 못 봅니다. 그런 거를 무명이라고 합니다. 인간도 자기 뿌리를 자기가 못 보기 때문에 무명이 덮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가려진 것이 한 찰나에 밝아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공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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