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을 녹이고 차원이 높아지고 싶어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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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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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을 녹이고 차원이 높아지고 싶어요

본문

질문

뜻으로 푼 천수경에도 육신의 습성을 녹이게 하는 능력이 생기게 하옵소서.”라는 구절이 있어서 저도 나름 노력하는데 저에게 쌓인 습을 녹이기가 쉽지 않네요. 저도 그 습을 다 녹이고 차원이 높아지고 싶은데 부디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내가 항상 그런 말씀을 드리죠. ‘본래 사람은 발자국 떼어 놓는 거와 같아서 한 발자국 떼어 놓으면 한 발자국 없어지고, 한 발자국 떼어 놓으면 한 발자국 없어지는 것이 바로 공해서 그렇다. 고정된 게 없어서 그렇다. 고정된 게 없으니까 그냥 놓고 가는 거다. 그냥 놓고 가니까 그냥 여여한 거다. 그냥 여여한 거니까 아무것도 붙을 게 없다.’ 이래도 그걸 곧이 안 듣는 거예요. 그걸 아예 곧이 안 듣는 겁니다. 그 관습에 의해서 말입니다. 살아나온 그 누더기가 붙어서 말입니다.
 
‘그냥 그렇게 여여하고 그렇게 좋은 세상이 없다. 우리가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해서, 하나도 거칠 게 없고 걸릴 게 하나도 없이 그냥 돌아간다. 그러니 그냥 돌아가는 대로 그냥 그냥 따라서 기쁘게 살라.’ 이래도 하여튼, 기쁘기는커녕 요만한 거 하나라도 오히려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 가지고 근심 걱정하면서 야단법석이란 말입니다.

그러니 저 하천세계의 생명들은 어떻게 하고 사는지 한번 객관적으로 모든 거를 보세요. 인간이 짐승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고, 짐승이 사람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그렇게 수레에 굴려서 제 차원대로 다 나누어지니까 우리는 꼼짝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공부를 해서 벗어나서 자유자재할 수 있다면, 그거야 뭐,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보배죠.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일체 만물 중에 인간이 고차원적이므로 99% 부처님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겁니다.

그거 한 찰나 요렇게 돌리면 될 것을 그렇게 누더기가 붙어서 돌리지를 못합니다. ‘그냥 공해서, 색이 공이요 공이 색이니 그대로 놓고 가는 거다. 그대로 공해서 고정되게 보는 것도 없고, 듣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고, 먹는 것도 없이 모든 게 공했다. 그러니까 그냥 하루살이로, 하루살이가 뭡니까, 일 초살이지. 허허허. 그냥 딛고 가면서 그저 오는 대로, 닥치는 대로, 안에서 일어나는 대로, 바깥에서 닥치는 대로, 그대로 받아넘기면서 그대로 굴려라.’ 이거죠.

그러면 그렇게 싱그럽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는데, 어지럽고 괴롭게 사는 원인이 어디 있느냐. 자기가 지어서 그렇게 하고 자기 마음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 그렇게 하는 것이니 어떤 때는 너무나 딱해서 볼 수가 없습니다. 자나깨나 여러분한테 이 심부름을 하기 위해서 나는 일분일초도 내 사사로운 생각을 해 본 예가 없습니다. 이건 거짓이 아닙니다.

그러니 우리가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떠한 결과가 생기느냐. ‘다 먹어야 다 줄 수 있다.’ 이런 데서 미생물 하나 버림이 없이 전부 나 아님이 없다 하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러니 요거 하나에 착을 둔다면, 그 습을 가지고선 습성에서 떠나지 못하고 내가 살아온 습성이 그냥 앙금처럼 앉아 있어서, 아무리 떼려고 애를 써도 떼어지지 않는 거죠. 그걸 떼려고 해서 떼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그렇게 해서는 떼어지지 않으니까 그냥 제자리에다 되놓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진짜로 믿는다면 죽으나 사나, 당장 하늘이 무너져서 쪼개진다 하더라도, 제 생명이 그냥 죽는다 하더라도 껄껄 웃고 거기다 놓을 수 있어야만이 벗어나는 겁니다.
 
우리가 세상살이 살림을 할 때 가만히 보세요. 요것만 아시면 돼요. ‘우리가 몸뚱이 하나를 가지고도 더불어 같이 사는 거다. 그러니까 높고 낮음도 없다. 내 몸속에 들어 있는 생명들이 같이 작용을 하고, 같이 더불어 먹고, 같이 더불어 보고, 같이 더불어 듣고, 같이 더불어 살고 있으니까 높다고 할 수도 없고 얕다고 할 수도 없고 평등한 나 자신이다.’ 이겁니다. 

이럴 때 모든 것이 다 평등하게, 바깥에도 다 평등하게 돌아가는 게 뭐냐 하면, 고정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 화해서 바로 나투고 진화되고 이렇게 해서 모두 달라지고 달라지고 이러는 거죠. 물에서 노는 거나, 들에서 노는 거나, 어떤 짐승이라도 자기가 확 벗어나지 못하니까 조그만 거라도 환경에 맞게 진화시키는 거죠. 만약에 물속을 활보하는 데 지느러미가 필요하다면 지느러미를 나오게 하고, 또 가파른 산길을 다니기 위해 앞발을 좀 더 짧게 하고, 또 평지에서 많이 못 뛸 때는 좀 더 길게 하고…, 이런 작업들은 합니다. 허나 그거를 좀 더 높여서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욱 좋겠죠. 그래서 이 하천세계에서 올라오기도 하고, 중천세계에서 떨어지거나 올라가기도 하고 이게 뭐, 고정된 게 없죠.

우리가 그냥 이렇게 살다가 보면 “아이구, 이만하면 사는 건데 뭐, 그런 공부는 해서 뭘 해, 죽으면 그만인걸.” 이러지만 허, 천만의 말씀이죠. 만약에 우리가 죽으면 그만이라면 이 세상에 생겨나는 것도 없을 거고 진리라고 할 수도 없을 겁니다, 아마.

우리는 지금 영화배우들이 배역을 맡아서 그대로 지금, 배우 노릇을 하는 거와 같습니다. ‘이 엄청난 일이 왜 생겼느냐.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그러냐.’ 그러지만 자기한테 다 감겨 있어서 그러는 겁니다. 오신통 중의 숙명통이 바로 여러분의 컴퓨터라고 볼 수 있어요. 자동적인 녹음기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에 스스로 감겨 있으니까 그대로 나오는 거지 어떡합니까?

그래서 그거를 알면 바로, 수염이 나지 않았는데도 수염이 길어서 붉게 익었다는 얘기로 할 수 있죠, 그거를 알면 우리는 만 가지 천 가지 다 작용할 수 있는 거니까. 그래서 고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고정된 게 없다! 보는 것도 고정된 게 하나도 없고, 우리 이 한 덩어리가, 일거수일투족이 다 그렇게 고정된 게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 나를 세울 것도 없다, 나를 내놓을 것도 없다, 내가 했다고 할 것도 없다 그럴 때, 그게 정녕코 알아졌을 때 여기다가 그냥, 스스로 일을 하면서도 그냥 놓고 가고, 뭐, 놓고 가려고 해서 놓고 가는 게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놔진단 얘기죠, 그냥 믿으니까,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그러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이 그저 몸이 있을 때 공부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넓게 생각을 하시고, 우리가 들어 있는 요 안에서만 생각하지 마시고, 요 안은 거기다가 맡기고 더불어 넓게 좀 보시구요, 이렇게 사세요. 그런다면 우리가 어느 땐가는 ‘아하, 이게 이런 거로구나. 마음은 항상 체가 없다고 하더니 이 마음 하나가 우주를 덮고도 남는구나. 이럴 수가, 이럴 수가!’ 하고 하늘을 쳐다보고 그냥 주먹으로 치고, 땅을 내려다보고 주먹으로 치고 너무 기가 막혀서 울다가 웃다가 한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좀 더 벗어나려면 마음공부 열심히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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