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잡고 마음공부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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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마음공부를 하려고 찾아보니 마음공부에 대한 수많은 유튜브 영상과 법문이 있고 수많은 책들도 있는데 어떻게 중심을 잡고 마음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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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사람이 마음을 배우려면 모든 거를 이 마음으로 들이고 내야 합니다. 잎새 하나까지도, 그 나뭇가지의 털 하나 난 것까지도 뿌리에 붙어 있는 것이지 딴 데 붙어 있는 게 아닙니다. 일거수일투족, 여러분이 마음을 내고 들이고, 만나고 보고 듣고 하는 그 전체 도리가 뿌리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저것 아리송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책을 보니까 이거는 안됐다 잘됐다, 남의 얘기를 들어 보니까 이건 틀리다 옳다, 또는 말을 하는 게 아주 옳은 일이다 아니다 하고 그렇게 일일이 따져서 생각 마세요.
처음에 배우실 때는 잘된 거든 잘 안된 거든, 미웁든 곱든, 길든 짧든, 못났든 잘났든, 여자든 남자든, 애든 어른이든 모든 것은 무조건 거기에다 놓고 그저 무조건 입력을 하세요. ‘너만이 헌 물이 새 물이 되게 할 수 있어.’ 하고요. 이거는 형체가 아니기 때문에, 정신계이기 때문에 무한량 바꿀 수가 있다는 얘깁니다.
어느 집에 사람이 살러 들어가기만 하면 죽는다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우리 마음공부 하는 사람이 그 집을 싸게, 반값에 사 가지고 들어가게 됐어요. 그래서 “스님, 이런 집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이걸 우리가 산다면 한 반절밖에 주지 않을 텐데요.” 하길래 들어가라 그랬어요. “그저 있는 것들은 모조리, 천 개도 좋고 만 개도 좋고, 허허허, 십만 개도 좋으니까 한도량에 있는 거, 몽땅 그냥 거기다가 한바다에 집어넣듯 집어넣어 봐라. 헤아릴 수 없는 물방울이라도 바다에 들어가면은 그냥 바다지 물방울이 따로따로 있다고 하지 않는다. 다 집어넣어 봐라.” 그랬어요.
그랬더니 이사를 가서 사는데 너무나 좋아하더랍니다. 금방 한 사람의 사람이 돼서, 또 사람은 도로 사람이 돼서, 수레바퀴에 돌려져 가지고 재생이 돼서 나갔으니까요.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착한 사람의 마음속을 돌아서 한번 그렇게 본받아 가지고 그 악한 마음이 다 녹아지고, 두려움이 없고 인간의 나쁜 마음의 기운이 없이, 그저 자비하고 인정 많고 권위 있게 세상을 볼 줄 알고 들을 줄 알고 또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돼서 나가게 됐으니, 꿈에서 고맙다고 그냥 백배사례를 하더랍니다.
이제 참, 의인을 만나서 좋은 길을 걷게 됐다고 하면서 그렇게 고마워하고 잘 사시라고 그러고선 이만한 구슬 하나를 주고 가더랍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사람이 죽기는커녕 아주 잘되니까, 판 사람이 배가 아플 것 아닙니까? 하지만 그 사람은 값을 더 준대도 안 팔고 오히려 그 집이 낡았으니까 헐고선 다시 집을 짓고 잘 살게 됐습니다.
그런 거와 같이 물방울이 수백 개 수만 개라도 한 그릇에 넣으면 한 그릇의 물이지 딴 물이 아닙니다. 또 우리가 깨달아서, 여기 앉아 있는 분들이 다 깨달아서 부처가 됐다 하더라도 일 불(一佛)입니다, 일 불! 그래서 배우는 사람들은, 법당에 부처님을 천 불을 해 놓거나 만 불을 해 놓거나, 이 부처 저 부처 많이 해 놓으면 머리가 산란해서 공부를 못 하죠. 공부를 다 하고 난 뒤에는 신중이니 독성이니 칠성이니 지장이니 관세음이니 할 것 없이, 만 불이니 천 불이니 할 것도 없고 마구니들도 아주 둘 아니게 다 그냥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 가서는 걱정도 없죠.
산 사람은 모습이 있고 죽은 사람은 모습이 없거든요. 죽은 사람은 모습이 없어서 모습이 있는 사람한테 와서 몽둥이로 쳐도 보이질 않으니 누가 쳤는지 모르기 때문에 ‘매를 치는 사이 없이 치고 맞는 사이 없이 맞았다’ 이런 문제가 나와요. 그렇기 때문에 깨치게 해서 인정을 받고, 해인을 받고, 열쇠를 받는 것도 그런 거를 다 알아서 능통하고 모두 마구니도 둘 아니게 볼 줄 알고, 자기 아님이 없이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열쇠를 맡기게 돼 있죠.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자기 성미에 맞지 않으면 톡 때려서 못 쓰게 만들고, 또 자기한테 맞지 않고 미우면 그냥 콕 때려서 파산을 시키고 이런다면 어떻게 그 열쇠를 맡기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거를 막론하고 이쁘든지 밉든지, 죄가 많든지 적든지 없든지 둘로 보지 않고, 무조건 자기와 둘 아니게 보고 자기 아픔과 둘 아니게 보고, 자기 부모 아님이 없고, 자기 자식 아님이 없고, 자기 형제 아님이 없이 이렇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야만이 한바다 가운데서 인정을 받는다는 얘기죠. 그러니 여러분께서 항상 문을 열고, 우리가 인생 한 철 사는 거를 오늘 하루라고 생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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