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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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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에서 벗어나려면

본문

질문

나에게 닥치는 일이 모두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는 거라고 하는데 그러한 인과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그전에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어느 스님이 이렇게 물었죠. “모르는 어린애들은 업보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하고요. 그러면서 “어린애가 세 살 네 살인데 어떻게 업보가 있겠습니까?”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말을 했어요. 모르고 짓는 거는 모르고 받게 마련이고 알고 짓는 거는 알고 받게 마련이고,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거 아니냐고, 끼리끼리 모이니까. 지금 현 세상을 잘 보시면 아시듯이, 무쇠전에 무쇠가 모이고, 아니 쌀전에 가 보면 죄 알겠군요. 팥은 팥대로 콩은 콩대로 쌀은 쌀대로 놨죠. 그렇듯이 인간의 마음 씀씀이에 의해서 잘 쓰면 잘 쓰는 대로 잘 쓰는 사람끼리 모이고, 못 쓰면 못 쓰는 대로 그런 사람끼리 모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잘 쓰고 못 쓰는 건 무슨 영향을 받느냐. 마음을 잘못 쓰면 행도 잘못 나가고 말도 잘못 나가게 됩니다. 신경질을 부리고 말입니다. 안 되고 걸리니까 신경질을 부릴 수밖에. 조건이 걸리지 않는데 왜 신경질이 납니까? 만사가 신경질을 낼 일이 하나도 없는데, 자연의 법칙에 의해서 질서대로 그냥 순응해서 무난히 흐르고 있는데. 그 법칙을 따라서 닥쳐오는 대로 놓고, 닥치는 대로 순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면 걸릴 게 뭐 있겠습니까? 부자로 만들어 놓고 죽은들 가난한 집안을 두고 죽은들, 그런 걸 염두에 두지 말라 이겁니다. 엽전 한 푼 가지고 있어도, 내 몸뚱이를 이렇게 지니고 있어도, 내 몸뚱이 끌고 갈 수도 없고 엽전 한 푼 끌고 갈 수도 없고, 또 자식들이 근중하다 하지만 자식들이나 부부지간에도 같이 갈 수 없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알아야 자식도 가족도 조상도 다 서로 가고 옴이 없이 에너지를 서로 나누어서 공생할 수가 있고 공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거는 무심하고 그게 아니라고 우기고 안 된다고 우기고 그럽니다. 그런데 부처님 법이 따로 없다는 그 뜻은, 모든 것에 구애받지 말고 정상적으로 우리가 배우고 그러는데 그것을 어디서 하는가. 한자리에서 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한자리에 모든 것을 놓고 마음을 잘 쓴다면 뭔 걱정이 있겠습니까? 무쇠도 녹을 것입니다, 아마. 스스로 봄이 와서 스스로 물은 녹아서 청청하고, 아니 날은 밝아서 휘영청하니 꽃은 피고 얼마나 좋습니까, 열매 열리고.

모든 생명들은 자기가 지은 대로 소임을 맡아서 살고들 있습니다. 우리가 땅을 딛고 다니는 이 땅도, 흙도 살아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그렇게 은혜를 받으면서도 고마운 줄을 몰라서는 안 되죠. 그러니 모든 걸 깔봐서도 안 되고 자만심을 가져도 안 되고 건방져도 안 되고, 마음은 꿋꿋하게 주인공을 세우면서도 거죽으로나 행으로나 말로나 어디로든 겸손하고 건방지지 말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래야만이 모든 만물만생을 통솔할 수 있는 그런 대인이 될 수 있으며 하나도 버리지 말아야 하나도 버리지 않는 까닭에 하나도 없으므로 모든 걸 통솔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나 떼 놓으면 무얼 통솔할 수가 있습니까? 여러분이 급해서 한마음을 낼 때는 만 명도 내가 될 수가 있는 겁니다. 내 마음의 뜻을 알고서 그대로 행할 수 있는 만 명, 한 명의 한 생각에 만 명이 될 수도 있고 십만 명이 될 수도 있고, 오십만 명이 될 수도 있고 오천만 명이 될 수도 있고, 이 세상 다 내 마음이 될 수 있고 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급한 일에도 걱정이 없다 이겁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부처님이 가르쳐 준 뜻이지 개별적인 어떠한 얘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게 듣지 마십시오. 이 세상에 인간으로 나왔으면 배고플 땐 그냥 집어 먹어야지, 절차를 따져서 누구 누구 누구 이럭하다 보면 다 없어지니, 닥치는 대로 자기가 먹을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기르시라고 해서 이렇게 하는 겁니다.

마음은 쓰지 않고 그저 ‘이거 이럭하면 된다더라’ 하고 남의 말 듣듯 하지 말고, 들어서 약이 될 것도 놓고 들어서 약이 안 될 것도 다 놓으세요. 그러면 저절로 자동적으로 체질이 돼서 나쁜 거는 흘러나가고 좋은 거는 거기서 생산이 돼서 나옵니다. 금을 캐면 금만 일렁일렁해서 나오고 흙은 다 밑으로 빠져서 물로 들어가 다 소화를 시키듯이, 우리가 밥 먹으면 대변으로 소화가 되듯이, 그리고 영양분은 다 몸으로 오장육부에서 인체로 돌아가듯이 말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진리입니다.

어떤 때는 “나는 꿈을 이렇게 꿨는데….” 하고 와요. 그런데 그것도 공부거든요. 생시도 꿈이요, 꿈도 꿈이에요. 꿈도 생시고 생시도 꿈이에요. 이걸 까뒤집어서 보여드릴 수도 없고 말입니다. 미래에 가서 보면 미래에 가 본 대로 한 찰나입니다, 그게. 그렇게 되게 해 놓고선 그거를 자기가 해 놓고 자기가 보고 ‘아, 이렇게 돼야겠군.’ 그렇게 하는 겁니다, 부처님 법에는. 그러나 중생들은 미래에 가 보면 그 세계에서 그렇게 보고 있죠. 한 찰나예요. 꿈과 같은 거죠. 이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거기 때문에 보고 듣는 건 초보적인 문제예요.

여러분이 어디서 왔고 지금 어디로 걷고 있나를 잘 알면서도 말 못 하는 거죠. 또 그것을 여러분 앞에 가르쳐 주려니까, 생각을 잘하라 이겁니다. 과거의 모든 업을 녹여 버리는 것도 현재의 생각이고, 미래를 가져오는 것도 현재의 생각이다. 네가 지금 사는 거 보면 과거에 어떻게 했다는 걸 알고 있고, 지금 어떻게 하는 걸 보고 있으면 미래에 어떻게 올 거라는 걸 알 수 있을 거다라는 얘깁니다.

어떻습니까?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가만히 볼 때 과거로부터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볼 때에 미래는 틀림없이 알게 됩니다. 하고 있는 걸 볼 때, 잘하든 못하든 올 겁니다. 그러니 살아서는 살아서대로의 과거 미래가 있고, 죽으면 죽는 대로의 과거 미래가 있습니다, 현실이 있고.

그래서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서 여러분한테 “주인공을 꼭 믿어라!” 이러는 겁니다. 진짜로 믿는다면 ‘당신, 나 이런 것 좀 해 주시오.’ 이러지 않아도 내가 잘못되고 잘된 거는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주인공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뭐, 부탁할 것도 없고 ‘당신밖엔 못 하겠군.’ 하고, 혼잣말입니다. 뜻으로 말하는 거죠.

병도 마음으로부터 일어나고 가난도 마음으로부터 오는 겁니다. 괴로움도 마음으로부터 일어나고 지옥도 마음으로부터 일어나죠.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거듭 거쳐 오면서 수만 가지의 날짐승이나 들짐승이나, 또는 물에서 사는 짐승들이나 저 땅속에서 사는 애벌레들이나 딱정벌레, 무당벌레 이런 것들이 다 주고 먹고 주고 먹고 이렇게 합니다. 자연계의 질서란 너무도 팽팽하게 질서 정연합니다. 여러분도 독 안에 들어도 못 면하게 질서 정연하게 자기가 한 대로 받고 있지 않습니까? 누구한테다 전장(傳掌)할 길이 없어요, 서로가. 그러니깐 자기한테서 만들었으니 자기한테서 그것을 녹이고 자기한테서 해결을 해야 되는 거예요.

만약에 콩씨가 콩 싹으로 됐는데, 그 콩씨를 찾아 가지고 보이는 물질적인 콩씨가 아닌 콩씨가 된다면, 그 콩씨 하나에서 보이지 않는 콩씨의 마음이 우주 전체를 구르고도 남습니다. 이렇게 광대무변한 것이 여러분의 마음이에요. 그러니 지금부터 마음을 대견스럽고 지혜롭게 잘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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