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 놓는다는 것은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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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 놓는다는 것은

본문

질문

유튜브에서 대행 스님의 법문을 듣다 보니 주인공에 맡겨 놓으라고 하시는데 다 놔 버려도 삶을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제대로 맡겨 놓을 수 있도록 가르침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여러분이 “다 놓게 되면은, 생활하는 사람이 다 놓게 되면 어떻게 삽니까?” 이렇게 말씀들 하시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뛰지 않으면서도 뛰는 방법이 있고 뛰면서도 뛰지 않는 방법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여러분이 변소에 가서 똥을 눴는데 똥 눈 사이가 있습니까, 없습니까? 시원할 뿐이죠? 일체 생활을 하면서도 벌써 앞발은 떼어 놓지 않았으니깐 없는 것이고 뒷발은 떼어 놓는 대로 없는 것입니다. 그대로 공해서 자기가 했단 말 하나도 할 수 없이 생겼습니다.
 
매사에 ‘자기 거다’라고 생각들 하시는데 금을 수만 관을 갖다가 쌓아놨다 할지라도 자기는 관리인입니다. 자기 주인의 관리인. 관리인이지 자기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이 시주를 아무리 했다 하더라도, 여러분이 가게 갈 때에 돈 갖다 주려고 간 게 아니듯이 누구에게 준 게 아닙니다. 물건 사기 위해서 돈을 가지고 간 것이고 그 돈 값어치대로 물건을 사 오지요. 그건 눈에 보이니까 그 사람 갖다 줬다는 말을 전혀 안 합니다. 그리고 절에 와서 단돈 만 원을 갖다 냈다 할 때도 여러분이 어떠한 스님네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 갖다 놓은 것이 아닙니다. 자기 것을 가져가기 위해서, 돈 값어치 가져가기 위해서 갖다 놓은 것입니다.

그런데 갖다 놓은 것만 보였지 가져가는 것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은 그것을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갖다 준 사람도 없는 것이요, 받은 사람도 없는 것입니다. 냉정하게 판단을 해 보십시오. 이 도리를 모르신다면 기복으로만 나가서 나중에는 생사에…. 아니, 부처님께서는 선의 인과도 짓지 말라고 그랬는데, 악의 인과도 그렇지마는 만약에 선의 인을 짓는다면 그 선과를 받게 마련이니 선의 인과도 짓지 말라 했습니다. 일등 동물로서 태어나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달마 대사와 양 무제가 말씀하신 그 점을 상세히 생각하시면서 모든 것이 내 내공과 더불어 같이, 삼세심을 같이 들어서 내가 한 생각을 하지 않고 응용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사량으로 그냥 떨어져서 헛돌아가는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은 이름해서 주인공이라고, 자기 영원한 생명의 선을 주인공이라고 했으니 주인공에 모든 것을 일임해서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 생명 선, 이름해서 주인공인 참자기는 이 우주 삼라만상의 모든 것을, 유생 무생과 더불어 생활하고 돌아가는 진리를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믿어야 합니다. 믿고 거기에다가 모든 것을,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놓고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돌려서 놓는 것입니다. 끊는 게 아닙니다. 망상이 일어났다고 하지만 망상이 없으면 부처를 이룰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망상도 끊으라는 게 아니라 놓으라는 것입니다. 놓아서 돌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도 버릴 게 없기 때문에 ‘무(無)’라고 했습니다. 물질적인 것은 변하지 않는 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바로 “놔라, 공했느니라” 이런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꼭 거기에다가, 단연코 자기 영원한 생명의 선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하는 걸 진짜로 믿고 바로 거기에다가 모든 것을 일임해서 놓으셔야 합니다. 자기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나쁜 거든 좋은 거든 흥겨운 거든 기쁜 거든, 모든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그 자체가 바로 우주간 법계에서 다 통과가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진짜로 믿고 거기다가 놓으십시오.

사람이 아파서 놓는다 하면 반드시 거기서 의사가 돼 줄 것입니다. 자기의 참자기는 체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으로도 화할 수 있는 광대무변한 뜻입니다. 빛으로는 빛으로 응하고 음파로는 음파로 통하고 모든 것이 하나서부터 열까지 그렇게 통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거기에다 모든 걸 일임해서 놓고 자기 마음을 편안하게 둔다면 바로 자기까지도 내공에 다 놔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건이든지 다 놓으시고 남한테 나쁜 말 하지 마시고,  만약에 자식이 있다면 가정에서도 애들이 공부 안 한다고 공부해라 해라 해서 더 공부를 못 하게 하지 마시고, 착을 두지 마시고 모든 것을 일임해서 자기의 주인공에 놓으십시오. 그러면 스스로 에너지와 같은 그러한 능력은, 바로 그 애한테도 불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연결이 되고 집안에 향내가 아주 그윽할 겁니다. 그리고 이 삼라만상 대천세계가 조화가 돼서 돌아가듯이 그렇게 한 가정이 조화가 돼서 화목하게 됨으로써 돈이든 뭐든 모든 게 아마도 구족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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