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혼사 문제로 갈등이…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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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혼사 문제로 갈등이…

본문

질문

요즘 제 아들 녀석의 혼사 문제로 큰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머리로는 아들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영 캥기지 않아 괴롭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챙기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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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부처님께서는 “남을 위해서 일을 하면 내가 위해진다. 공을 치면 반드시 튀어온다.” 이런 원리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안에서 나오는 거, 이 바깥에서 들어오는 거, 시각적으로 들어오고 감각적으로 들어오고 이러는 거, 들리고 보이는 거를 그냥 내쏘지 말고, 그냥 말하지 말고, 그냥 행동하지 말고, 그냥 판단하지 말고, 안으로 놓고 굴려서 내놓고 활용하고 작용해라. 너무 성급하게 가면 안의 도리는 모르고 바깥의 물질에 끄달려서만 해 나가는 게 되기 때문에 절대로 실패다. 그러니까 안으로 모든 것을 놓고 맡기면서 작용은 그대로 해라. 이것이 바로 중심 중용입니다.

그런데 중심 중용을 하지 않고 여러분은 항상 그저 들리는 대로, 예를 들어 누가 아주 몹쓸 욕을 했다면 그냥 쏜살같이 나갑니다. “그놈이 왜 나를 못 잡아먹어서 그래? 왜 그런대?” 그러고는 악의적으로 말이 나가면서 그냥 뱉어 버리죠. 그러나 알고 본다면 내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었지 내가 없다면 상대가 있을 리가 없죠. 그러니까 내 탓이죠.
 
또 넓게 생각을 한다면 수억겁 전년으로부터 진화될 때 곤충으로 인해서 오기도 하고, 시대 시대를 쫓아서 참 많은 시대를 극복하면서 쫓고 쫓기면서, 먹고 먹히면서 이렇게 살아온 결과가 인간까지 진화돼서 올라왔단 말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고 또 모였다 또 흩어지고 하듯이, 사람도 부모가 됐다가 자식이 되는 것도 엇갈려 가면서 그렇게 돌아왔단 얘기입니다. 수없이 그렇게 돌아왔다 이겁니다. 그러니 이럴 때 내 부모라고 하겠습니까 저럴 때 내 부모라고 하겠습니까?

넓고 크게 전체를 본다면 하나도 내 부모 아닌 게 없고 하나도 내 자식 아닌 게 없습니다. 좁게 본다면 내 가정 내 식구 내 남편 내 자식 요렇지마는, 그것은 한 철 나와서 우리가 같이 인연을 맺어서 놀다 갈 뿐입니다. 놀다 헤어지고, 헤어졌다 또 만나서 노는 구름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인간은 고무줄 인생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둥바둥 천년만년 살 줄 알고, 한 철 났다가 가는 것을 그렇게 아귀다툼을 하고 원수처럼 싸우고 이쁜 것 미운 것 찾으면서 온통 야단법석들을 하죠, 배신들을 하면서. 그리고 고운 말도 나가지 않으면서 악성적인 말들을 뱉어 버리곤 하죠. 그게 인과응보가 된다면 얼마나 무서운 인과응보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내 자식이다, 내 남편이니까, 내 아내니까’ 이렇게 하고서 소유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모두 자기가 해 나갈 수 있는 자기를 가지고 나온 사람들입니다. 서로 신뢰하고 서로 사랑하면서 서로다가 맡겨 놓고 어떠한 잘못이 있더라도 내 탓으로 돌리고 어떤 걸 잘못해도 내가 못났을 때 잘못했을 때의 내 모습으로 보고, 또한 아버지가 자식을 볼 때에 미약한 점을 발견하는데 그거는 자기가 어려서 그 나이 때의 생각을 한번 해 보면 그렇지 않을 겁니다. 자기 생각으로, 즉 말하자면 철난 마음으로써 그것을 대하니까 맞나요? 핀트가 안 맞죠. 그러니깐 자기 모자랐을 때 자기로 봐라 이겁니다. 그러면 하나도 분노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의 자기 소유를 자기가 가지고 나온 사람입니다. 자식이다 해서 부모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자식이 싫다는 거를 강요하거나 그러지 마시고, 자식이 부모 뜻과 반대로 나가는 거, 부모가 보기에 ‘이렇게 나가면 안 되는데’ 이런 판단이 서면 이런 것도 잘 돌려서 잘되게끔 해 줘야죠. 이 부처님 법이라는 게 잘 돌려서 잘 살게끔 해 주는 것이 부처님 원력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나가는 건 옳고 저렇게 나가는 거는 틀리다고만 생각을 한다면 그건 모가 나죠. 그건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잘못 나간다 하더라도 ‘잘못 나간다고 생각하는 건 내 생각이지 그게 아니다.’ 하고 주인공에다 맡겨서 잘 돌아가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자비입니다. 이거를 하나하나 이것이 옳다 그르다 밉다 곱다 해서 판단을 자꾸 한다면, 남편도 아내 일에 잘한다 못한다 판단을 하고 아내도 남편 일에 잘한다 못한다 해서 판단을 한다면 이거는 진짜 잘못 나가는 겁니다. 모두가 잘못 나가는 겁니다.

그리고 내 갈 길이 지금 바쁘고, 나한테 내 용도에 따라서 닥치는 대로 지금 놓고 맡기고 가는 것도 바쁜데 남의 일까지 걱정을 해요? 남의 참견까지 해요. 남이 한 거, 남이 말하는 거 듣고 온통 참견을 하는 겁니다. 남이 나를 죽인다 하더라도 ‘어! 그거야 네가 죽인다고 하는 거지만 나하고는 상관이 없다.’ 하고 놔 버려야 할 텐데, 모두 이거를 끄집어내 가지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돌아가면서 미워하고 자식들도 다 팽개치고 이혼하려고 그러고, 또 그렇지 않으면 이거는 그르니까 어쩌고…, 이런 예가 많습디다.

여러분이 자녀들을 시집을 보낸다거나 장가를 보내는데, 자기네들끼린 맞는데 부모가 맞지 않는다고 그래서 강요하는 게 있어요. “내가 여직껏 너를 어떻게 길렀는데, 내가 보니깐 이게 기울어지고 맞지 않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 너 이렇게 한다면 내 자식이 아니다.” 요럽니다, 허허.

자식이라고 이름은 지어 놨지만 자식이 아닌 것입니다. 모두가 이 세상에 몸을 빌려서 태어나고 그랬지만 그게 몸 빌려 주고 빌려 받고 하는 것은 그렇게 자동적으로 끝 간 데 없는 진리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어 가는 거지, 그것은 각자의 소유물이 아니죠. 모두가 그렇게 해서 머리가 커지면 그저 태양의 아버지가 되고 산하대지의 어머니가 되고 그래서 양면을 다 키워 줄 뿐이지, 키워서 또 그 대에 가면 또 그렇게 키워 줄 뿐이고 또 그 대에 가서 또 그렇게 키워 줄 뿐이지 아니, 종시 내 자식이 어딨고 종시 내 부모가 어딨고 종시 내 형제가 어딨습니까? 이렇게 생각한다면 얕은 물에서 노는 고기들은 좀 더 바깥으로 넓게 나가서 바다를 생각지 못하는 거죠.

그러니까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그 법은 생동력 있고, 바로 반작용을 한데 모아서 작용을 하는 그런 마음의 도리를 배워서 그 에너지를 광대하게 쓰라는 그러한 이치였지, “죽어서 천당에 가거라. 죽어서 승천하거라.” 이러고 가르치신 게 아닙니다. 살아서 이 도리를 모르는 사람이 죽는다고 어떻게 그걸 알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사시면서 어떤 것도 내 소유물로 생각하지 마시고, 모든 것을 그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내 마음속에 맡겨 놓으세요. ‘한마음!’ 이러면 모든 고(苦)의 의식들이 전부 한데 합쳐지는 그런 뭉침입니다. 여러 사람한테 자꾸 부탁을 해야 할 텐데, 그 부탁이 한두 건이라야 부탁을 하죠. 그러니깐 아예 동시에 묶어 버리는 겁니다, 한마음! 동시에 묶어 버린 동시에 그 한마음으로서 중심을 세우는 것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한마음 주인공’만이 해결을 할 수 있고, 잘되는 거는 감사하게 생각하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왔으니까 되는 것도 거기서 될 수 있다 하는 믿음을 가지세요. 왜 안되는 것도 금방 거기서는 한순간에 될 수 있나? 이런 걸 생각해 보시면, 속도가 빠르거든요. 시공이 없는 그 속도는 아주 빠르거든요. 그래서 이 마음으로 놓고 거기 맡기면 안 되었던 것도 순간에 되돌아오는 것이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빛보다 더 빠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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