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신앙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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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자기 근본 자리를 찾기보다 주로 자기 남편,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관하는 걸 주변에서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것도 기복 신앙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맞는 생각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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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기복이라기보다는요, 댁이 만약에 늙어서 죽을 때에 남의 걱정 하게 되겠어요? 내가 부지런히, 지금 급해서 길을 가는데 옆에서 누가 싸운다, 나쁜 일을 한다 하더라도 그 길을 그냥 급하게 달려가지 거기 참섭하느라고 가던 길을 멈추겠어요?
또 한 번 극치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지금 죽으려고 깔딱깔딱할 때 옆에서 잘못하고 잘한다고 그거 참견하게 생겼느냐고요?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게 자기가 나왔던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서 공부하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나왔던 구멍에다가 자꾸 관하니까 거기에서 자꾸 힌트를 주는 거죠. 힌트를 주고, 어떤 때는 잘되게 했다가 안되게 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되게 하는 거를 그대로 ‘안되게 하는 것도 너다.’ 그러고 거기다가 놔야 되는 거죠. 그게 굴려놓는 거거든요. ‘안되게 하는 것도 너니깐 되게 할 수도 있잖아!’ 하고 거기다 놔야 굴려놓는 겁니다. 그러니까 된다 안된다를 다 놓고 자기가 그냥 지금 현재의 생활을 판단해 가지고, 자기 분수도 생각해서 거기다 정하는 거죠. 그러면 하나도 빠질 게 없어요.
그런 건데 댁은 남이 그런다고 하는데 남이 그러기 이전에 당신이 남의 걱정 하는 것도 끄달리는 거거든요, 그게. 죽어가는 사람이 어떻게 남에게 참견을 할 수가 있겠어요, 죽어서 지금 죽은 저승엘 가는데.
그러니까 그거 조심하세요. 모든 거를, 보기에 안되는 거 같고 보기에 좀 트릿한 거 같고 못나게 보이고 그러더라도 ‘어, 내가 전자에 그렇게 못났을 때의 내 모습이로구나!’ 하고 자기 탓으로 돌려야 돼요, 모든 걸. 그렇지 않으면 살아서 저승에는 갈 수가 없으니까 말이에요. 우리는 지금 살아서 저승길을 공부하는 거예요. 아시겠어요? 그러니까 남 걱정 하지 마시고 자기 앞길만 잘 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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