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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 관하게 되는데…

본문

질문

저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외아들인 저의 남편에게 너무 의지를 하니까 제가 너무 힘이 듭니다. 나름대로 마음공부를 하면서 관하는 것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마음으로 지극하게 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머리로 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나를 비우고 마음으로 관하고 싶은데 한 말씀 일러 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본원관리자님의 댓글

본원관리자 작성일

말하자면 화두라고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으로 인해서 주인공도 있는 것이요, 상대도 있는 것이요, 세상도 있는 것이요, 모두 이름들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이 지금 의식에서 벗어나면 되는 줄 알지만, 나를 발견하고 의식에서 벗어나면 되는 줄 알지만, 의식에서 벗어나도 자기 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또 이렇게 오는 대로 그냥, 이거는 뚝 떼치고 또 딴 게 이렇게 대비해서 온다 하면 ‘아이구, 이건 또 무엇이야?’ 이러고 싫어하거든요.
 
어떠한 게 닥쳐오든지 그거는 상관을 하지 말아야죠. 자기 지혜를 넓혀 주기 위해서 다각적으로 다가오는 거를, 자기 재료를 막고 ‘나는 이런 거 싫다.’ 이러는 거거든요. 여러분이 어떠한 문제가 다가오더라도 하나하나 놓고 가면서 어떠한 거든지 용도에 따라서 그냥 놓고 가라. 그냥 놓고 가라. 그 근본에다 놓으면 다 된다. 더 위로 올라가서 내가 더 알려고 하지도 말고, 더 내려가서 모르려고 하지도 마라. 오직 거기 근본에 직결되어 있는 그 자체에만 놓는다면 그대로 한생각에서 모두 가정의 12대 종손을 건질 수도 있다.

  무슨 돈을 들여서 많이 차려 놓고 하는 것보다도 한생각에서 하는 게 제일 빠르다, 빠르다 이렇게 가르쳐도 여러분은 그렇게도 모르고 남한테 기대고 말입니다. 모두 사람들이 나이가 들고 그러면 남한테다 의존하는 마음도 생길 텐데 의존하는 마음이 더욱더 없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의존하는 생각이 있다면 모든 게 비틀어지고, 모든 게 속상하고 내가 해 달라는 대로 안 되면 ‘아이고, 불신하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고, 나는 나대로 더 비참하게 되고 나는 나대로 더 힘이 줄어들고 병이 들고 이렇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한생각에 따라서 일어날 수도 있고 놓을 수도 있고, 병이 들 수도 있고 병이 나을 수도 있는 겁니다.

  가만히 보면 절대적으로 아주 죽을병이 들었을 때, 더욱더 그것은 자기가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수만 번 내가 쓰러졌다 일어나고 쓰러졌다 일어나고, 난 경험을 삼아서 오로지 이날까지 살아왔습니다.  이날까지 내가 손을 이렇게 한데 모으고 나를 살려 달라고 애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건 내 양심입니다. 양심을 맹세하고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여러분, 사람은 한 번 죽지 두 번 죽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지금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 애원하고 여러 식구를 등에 업고서 걸음을 걷는데 무겁다고 여러분들은 아우성을 칩니다. 이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면서 ‘모든 여러분이 다 자기 자신의 자성을 알고, 자성의 의식에서 벗어나고 몸에서 벗어나고 진리 속에서, 즉 말하자면 끄달리지 말아야 여러분은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고 세계를 거둘 수 있고 평화를 가져올 수가 있고, 이런 여러분의 삶에 대한 보람을 느낄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처님! 우린 부처님 하면 벌써 이거는 공생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개별적인 여러분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주인공 하면 포괄적인 주인공이지 어째서 개별적인 주인공입니까? 작게는 여러분의 속에 들어 있는 의식이 전부 한마음으로 모임의 장소, 한 생각일 것이요, 죽은 세상이나 산 세상이나 전체 한마음의 근본이 한데 합쳐지는 포괄적인 주인공이요, 또한 삼천대천세계가 한데 포괄적이다 이겁니다.

이렇게 해서 한데 돌아가는 동시에, 여러분이 지금 마음에서 그렇게 같이 돌아가는 동시에 ‘내가 물이 없다’ 이랬을 때는 요건 포괄적인 것에서 개별적으로 탁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이 목마른 것을, 입을 축이려도 포괄적으로 돌아가야만이 이 목을 축일 수가 있으니 이것이 공덕이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지금 주인공을 믿고 이렇게 찾고 그러는데, 찾는 게 아니라 ‘자기한테 본래 있으니 발견하라’ 이런 소립니다.

그런데 거기에 뭐가 모순이 있느냐 하면, 여러분은 이 주인공을 머리로 굴리려고 한다 이겁니다.  내가 이번에 철저히 여러분들의 마음을 검증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머리로 굴리는 경향이 즉 30%면 20%는 되더라 이겁니다. 머리는 쉬게끔 내버려 두고 마음으로서 뜻을 가져라 이겁니다. 믿음의 뜻. 뜻으로 내고 들이고 하는 거지 머리로 굴린다면 머리가 고장이 나요.

머리로 굴리는 게 아니라 믿는 것도 마음이요, 굴리는 것도 마음이요, 들이고 내는 것도 마음이요, 네? 마음에다 하면 절대로 고장이 나질 않아요. 머리로 굴리니까 머리로 산발이 돼서 바깥으로 저거 해서 머리가 도는 사람도 있고 별사람 다 많을 거 아니냐 이겁니다, 딴짓들을 하고.

  옛날에도 내가 얘기했지만 ‘주인공이 나가라고 그래서 나간다, 들어오라고 그래서 들어온다’ 요런 소릴 하는 거예요. 그래, 주인공이 나가란다고 나가고 들어오란다고 들어오느냐 이겁니다. 상황을 봐야지. 지켜보는 놈은 누구냐, 한 발 딛고 받치고 굴리는 놈은 누구냐 이겁니다, 굴리는 놈. 이것이 내가 해서 누가 될 일이냐, 이것이 해서 누가 안 될 일이냐? 이것이 해서 내가 이익할 거냐, 이익지 않을 거냐? 이거를 해서 남이 보기 좋은 거냐, 보기 나쁜 거냐?

이런 거를 지켜보는 여러분이 있건만 무조건 하고 주인공이 하란다고 나가서, 저 길 바깥에 가서 춤을 추란다고 춤을 추시겠습니까? 저 바깥에 나가서 춤을 춰라 이 주인공에서 그런다고 하면 ‘아하, 내가 어떻게 하나 보려고 테스트해 보는구나. 참 감사하구나.’ 좀 이렇게 다시 굴려서 그거 되놓을 줄은 모르느냐 이 소립니다. 그렇다면 여기 와서 공부할 필요가 뭐 있겠습니까. 노예가 돼서 그냥 살지. 이렇게 노예 짓을 하나 저렇게 노예 짓을 하나 마찬가지 인데.

이 두 가지가 지금 얼마나 중요한지 아십니까? ‘머리로 굴리지 마라. 모든 건 마음에서 나온 거 마음에다 놔라.’ 하는 거. 주인공이 하란다고 그대로 하는 건 노예 생활로 접어드는 길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여러분이 가정에 가지 말고 중이 다 되십시오.” 그런다면, 여러분이 중 다 되시겠습니까? 그러면 이렇게 말할 거예요. 여러분은 너무나 약으셔서, ‘몸은 비록 이렇게 속세에 있으나 마음이야 스님과 저와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하고 말입니다. 아주 틀림없이 고렇게 말을 할 분들이 많이 계실 거예요.

여러분이 값싸게 생각하는 그 마음이 너무나도 중한 실패를 가져올 수도 있죠. 항상 내가 든든하더라도 한 번 더 딛고 한 번 더 흔들어 보는 그런 조심성이 있어야 된다 이겁니다. 항상 마음에 믿는 그 마음이, 물러서지 않는 그 마음이 한시도 떠나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자나 깨나. 그렇다고 해서 자나 깨나 손을 한데 모으고 자나 깨나 그냥 자다가도 일어나서 그 몸짓․발짓 하는 거, 난 싫습니다. 왜? 귀신입니까. 아주 진득하고 무겁고 이 세상을 다 들어서 놓는 것처럼 무겁게 한마음 뜻으로다 놓는다면, 이 세상이 흔들려도 여러분의 마음 그 자리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제가 두 가지 얘기한 거 꼭 명심하셔야 돼요. ‘머리로 굴리지 않는다. 모든 건 마음으로 믿고 마음으로 오고 가고 하는 것을 마음에다 놓는다. 믿고 물러서지 않는다. 그건 개별적인 자기가 아니라 포괄적인 자기다. 근본이다.’ 이런 거 말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그 정신이, 즉 마음신이 어떻게 해 가지고 가느냐에 달려 있어요. 나도 여러분과 같이 몸뚱이가 같고 눈 코 달린 것도 똑같고, 똑같습니다. 그 마음 차이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어떠한 일이 있어서 고난이 한 일 초에 막 나한테 다가왔다고 합시다.  그거를 아주 무겁게 그냥 놓고 기다리시고 지켜보셔야지 만약에 그걸 지켜보지도 않고 그냥 방방 뛴다면 아주 어지러운 일이 그대로 벌어집니다. 안으로다 놓고 그냥 모든 것을 거기 맡겨 놓고 있으면 스스로서 그냥 굴려져서 스스로 평화스런 게 옵니다. 가정에도 모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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