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평화를 위해
본문
질문
남편이 술을 좋아해서 걱정입니다. 제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저의 남편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도록 한마디 일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여러분도 한 가정에서 아버지 노릇을 해 보시죠. 조금 잘 돌아가면 아버지가 수월하고 또 그 자식들도 부인도 일가친척들도 다 “아휴, 저이는 근면하고 아주 착실하게 잘산다.” 하고, 그게 망해 가지고 잘 안될 때, 속상해서 술이라도 한잔 마시고 그러면 “저건 저러니까 저렇게 됐다.” 이러죠. 부모는 안타까워하겠지만 자식들이나 일가친척들이나 부부지간에도 그거는 금이 가고 말아요. 당신은 뭘 잘했다고 술만 먹고 그러냐 이러죠. 그 속을 알아주지 않죠.
그러니까 그럭할 게 아니라 더 따뜻하게 다시 한번 마음을 일으켜 세워 줄 수 있는 그런 산하대지의 어머니가 된다면, 그리고 자녀들을 키우는 바로 태양의 아버지가 된다면, 또는 다 키워서 거름도 잘 먹일 수 있고 태양인 아버지도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그런 두 부부가 돼야만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진짜 사랑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식한테도 그런 영향을 주고요.
여러분이 가정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가정에서 하는 일은 표시도 나지 않으면서 밥해야지, 먹어야지, 빨래해야지, 치워야지 또 딴 사람이 오면 뭐, 어쩌고 어쩌고 하다 보면 이 엉덩이가 무겁고 다리가 무겁도록 그렇게 하루 종일 하다가 남편이 들어와요. 그러면 또 받아줘야 하는 이치가 있죠. 그리고 심부름해 줘야 하죠.
그럴 때에 그 말 한마디가 약이에요. 아주 “여보! 당신 오늘 하루 종일 나가셔서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소? 더운데, 추운데.” 이렇게 하면 되겠죠? 또 들어와서는 “여보! 나만이 그런 게 아니라 당신은 집에서 표시도 나지 않는 그 수고를 얼마나 많이 했소. 몸이 피곤하지?” 이렇게만 한마디 하면 그 아팠던 게 그냥 언제 그랬더냐, 내가 언제 엉덩이가 아팠나, 이렇게 없어지는 겁니다. 피곤했던 것이 다 없어지는 겁니다. 하하하.
자식들한테도 악하게 말을 하지 말고 부드럽게 말을 해서, 모든 건 주인공에 맡겨 놓고 그저 부드럽게 말해 주고, 그저 널리 내다볼 수 있는 평화로운 그 평등한 마음. 도둑은 도둑대로 꼬리표 붙여서 생전 도둑 하라고 붙여 놓은 건 아니거든요. 또 술만 먹는 사람도 평생을 술만 먹으라고 그렇게 붙여 놓은 건 아니거든요. 저 사람이 술을 먹게 된 동기, 뿌리를 캐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보죠.
그렇게 해 볼 수 있는 그 마음을 어머니들이 가지시고 뾰죽뾰죽한 입으로 뾰죽뾰죽하게 말을 하지 말고, 둥근 입으로 둥글게 말을 해서 그 자리가 얼마나 편안하고 소중한지 알게끔 해 주는 것이 우리 어머니의 도리요, 아버지의 도리라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불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우리들 살림살이 빼놓고, 우리들 빼놓고, 자식들 기르는 것 빼고, 사회를 빼놓고 무슨 불법이 있겠습니까.
- 이전글팔자 운명이 정해져 있는지요 24.12.18
- 다음글인신난득 불법난봉이라는데 2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