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 대사께서 9년 면벽하신 까닭
본문
질문
달마 대사께서 9년 동안 면벽을 하셨다던데요, 그 까닭이 궁금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면벽이라고 그런다면 등을 돌려서 벽을 쳐다보고 있는 게 면벽이 아니에요. 나를 발견해서 견성을 했다면 또 점수를 구해야 됩니다. 예를 들어서 하나하나 깨닫고 가는 게 있어야 된다 이 소리예요. 애를 낳기만 하면 어른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 애가 자랄 때까지 모든 것을 다 갖추어서 배워야 어른이 되는 거죠. 안 그렇습니까? 그래야 사회에 나가서 일을 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살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나를 찾기는 찾았는데 나를 키우려면…, 내가 이런 말을 했죠. “귀신 방귀씨를 찾았다 하더라도 방귀씨의 그 싹을 키우려면 방귀털을 먹이고 길러야 된다. 더 먹여도 안 되고 덜 먹여도 안 되느니라.” 이랬어요, 내가. 그 말과 같이, 면벽이라는 것은 벽을 등지고 앉아서, 그렇게 돌아앉아서 면벽하는 게 면벽하는 게 아니에요. 말 그대로, 이름 그대로 따라서 해서는 안 돼요. 벽을 치면 봇장이 울려야지 어떻게 그 벽을 치는 것 고것만 보고선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견성과 둘이 아닌 도리와 둘이 아니게 나투는 도리를 알아야 구경경지에 이른다고 합니다. 어른이 된다 이 소리예요. 그래야만이 과거, 현재, 미래를 같이 돌아가면서, 일분일초도 시공을 초월해서 돌아가거든요. 돌아가면서 모든 천백억화신으로서 나투게 해서 응신으로서 일체 만 중생들을 다, 크고 작고가 없이, 높고 낮음이 없이 다 응신으로서 그가 돼 줄 수 있는 그런 나툼이라야만이 구경경지에 이르렀다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혜를 넓히고, 둘이 아닌 도리를 알게 넓히고, 둘이 아니게 나툼을 알게 넓히고, 내가 없는 도리를 알아야만이 그때 가서 구경경지에 이르니까 구정토에 이른다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면벽하는 게 그렇게 면벽하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 우리가 지금 여래선으로서 그냥 하는 것처럼, 지금 둘이 아닌 여래선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그대로 해야 하니까 이건 평등선으로 그냥 맛보는 겁니다, 그냥.
그러니깐 그분은 그렇게 좌선을, 앉아서 면벽을 한 게 아니라, 몸은 가만히 놔둬도 마음은 천리만리 둘이 아닌 도리를 배우러 만날 다닌 거죠. 우리가 말입니다, 밤에 잘 때는 몸뚱이를 팽개치고 그 마음이 나가서, 온통 일을 저지르든 좋은 일을 만들든, 이렇게 온통 하고 들어오죠. 몸은 자게 내버려 두고, 밤에 나가서 기껏 일하고, 또 낮에 몸뚱이에 딱 들어와 가지고는 일어나서 일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동체가 되죠. 밤에는 떨어지고 낮에는 동체가 되고 이렇게. 깨면 동체가 되고. 이렇게 자유자재권을 가진 겁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무수한 거니까 낮에 일하면서 마음을 올바로 잘 요량 있게, 지혜롭게 써라. 그러면 밤에도 지혜롭게 행할 거다 이런 겁니다.
- 이전글망상과 졸음이 극복 안 돼요 25.01.15
- 다음글생명은 태초에 어떻게… 2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