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후의 일이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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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제 인생을 돌아보면 남을 도운 것은 기억에 없고 참 이기적으로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니 저의 사후의 일이 두렵고 걱정됩니다. 지금부터라도 지옥행은 면할 수 있게 살고 싶은데 저 같은 사람들이 정신 차릴 수 있게 한마디 일러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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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이 자세히 알아 둬야 할 거는 이 인연에 따라서 뭉친 것이 여러분이 마음먹는 대로 그게 분산돼서,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사대가 흩어져서 없어지면 그 의식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여러분의 차원대로 그 의식들이 모였다가 흩어질 때는 전부 지금 지네다 독사다 뭐, 개구리다 두꺼비다 벌레다 지렁이다 하고 수많은, 즉 말하자면 질척질척한 데서 나는 거, 화해서 나는 거, 태로 나는 거, 알로 나는 거 이 사생의 어떤 것이 될지 그거를 모릅니다. 여러분이 마음먹고 행하고 말하고 이렇게 산 그대로 영향을 받아서 그 원자에서 입자가 되고 입자에서 분자가 되고 분자에서 화해 가지고 그냥 수많은 것이 나가게 되는 겁니다. 쓰레기통에 그냥 수만 개의 생명이 우르르르 생기듯이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즉 말하자면 어떤 것은 지네가 되고 어떤 거는 지렁이가 되고 어떤 거는 독사가 되고 이렇게 해서 모두 나갑니다.
사생이 사는 게 다 우리 인간 사는 거와 똑같습니다. 어떤 거는 아프지 않습니까? 벌레라고 밟으면 안 아픕니까? 우리 인간은 또 밟히면 안 아픕니까? 모두가 아프고 고통이고 고입니다. 내가 언젠가 어느 지원에 갔다가 허리를 조금 아파 봤는데 내 그렇게 허리 아픈 거 처음이었습니다. 허리가 아프니까 야, 이렇게 앉을 수도 없고 설 수도 없고 참 난감한 거예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하니까 ‘어허! 내가 여기 조금 더 있으라고 하는 모양이로구나. 그렇지!’ 그러고서는 껄껄 웃으면서, 속으로 웃으면서 ‘그냥 난 더 있다 가겠다.’ 그랬더니, 아니나 달라요? 내가 갔더라면 큰일 날 뻔한 일이 있었어요. 갔더라면 어떡할 뻔했습니까? 되올 수도 없고. 그래서 ‘자기를 끌고 다니는 참자기는 참 일등이로구나.’ 그럭하고선 나니까 허리가 일어나지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몸뚱이를 누가 끌고 다닙니까? 여러분이 다 여러분을 끌고 다니는 겁니다. 그러니 거기에서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고 그러는 거죠. 만약에 독사 같은 마음이 있어 가지고, 이게 우리 몸속에도 있지 않습니까? 16억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16억만 되는 게 아닙니다. 고 하나하나의 의식 속에서 막 그냥 괘씸한, 남을 탓하는 마음도 생기고 남을 원망하는 생각도 생기고 속상하는 생각도 생기고 뭐, 강도질할 생각도 생기고 별일이 다 생기죠. 남을 약을 먹여서 죽이고 싶은 생각도 있고 그런 생각이 다 나는데 거기에 말리지 마시라 이겁니다. 왜냐하면 거기에 말려서 이 짓도 하고 저 짓도 하고 이렇게 되면 그런 사람에 한해서는 죽어서 사대가 흩어지면 그냥 그 수많은 구더기가 헤아릴 수 없이 생기듯이, 그냥 거기서 지네도 되고 독사도 되고 별거 다 됩니다. 그게 흩어져 가지고 말입니다. 그리고 자기의 마음의 차원대로 또 모입니다.
그래서 오간지옥이라는 게 뭐냐? 벌레로 나서 이 흙 속에서 다시 탄생 못 하는 것이 바로 오간지옥입니다. 독사지옥이 뭐냐? 독사가 돼 가지고 다시는 다른 모습으로다가 화하질 못하는 그게 독사지옥입니다. 우리가 딴 데 지옥이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이 자리에 천당도 있고, 이 자리에서 승천도 하는 거고, 이 자리에 지옥도 있고, 바로 독사지옥도 있고 다 그렇습니다. 이 독사지옥이 돼서 왜 벗어나지 못하느냐? 독사가 되면 독사가 되는 대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 습이 있어서. 그런 데다가 독사 엄마, 아빠가 새끼들을 오물오물하게 낳아 놓으면 그 엄마 아빠를 산 채로 뜯어 먹고 이 새끼는 삽니다. 그러면서 자랍니다, 그렇게 무섭게. 그래서 독사지옥이라 그럽니다. 아니, 그것이 딴 데 있는 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갑니다, 그게 모두가. 그런데 우리는 그걸 까맣게 모릅니다, 지금. 내가 죽으면 그냥 ‘죽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지 죽어서 그렇게 그냥 내가 마음 쓴 대로 그렇게 되는 줄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근본 자리에다 모든 거를 맡겨 놓으면, 이 카세트에다가 다른 노래를 또 넣으면 그 앞서의 노래가 없어지죠. 그와 같이 내 전자의 과거의 업이 있어도 그렇게 주인공에다 모든 걸 맡겨 놓으면 앞서의 게 다 무너진다 이겁니다. 그리고 이 속에 들어 있는 의식들이 전부 악으로 가는 게 아니라 선으로 한마음으로 뭉쳐서 자기를 돌보는 보현신이 됩니다, 전부. 보살이 된다 이겁니다.
그런데 이 실험하는 것은 여러분 혼잡니다. 살아가면서 보십시오. 지금도 그렇습니다. 자식한테 할 말 다 하고 삽니까? 부부지간에 할 말 다 하고 삽니까? 그저 속 안 썩이려고 말 안 하는 것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화낼까 봐 말 안 하는 것도 있고, 내가 아프면, 뭐, 몸이 아파서만 아픈 게 아니라 마음이 쓰리고 그런 모든 일들을 어떻게 다 말을 하고 삽니까? 그러니 믿는 것을 하나라도, 나를 끌고 다니는 내 주인공을 믿어야 그래도 거기다 의지를 하고 살지요, 네? 내가 죽어 가지고 같이 갈 수 있는 거는 바로 나 자체입니다.
그와 같이 대신해 주는 게 없습니다. 대신 죽어 주는 것도 없고, 대신 똥 눠 주는 것도 없고 바로 자 주는 것도 없습니다.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그 길이 바로 무상한 길이죠. 무상한 길이라고 해서 허망한 길이 아니라 무상한 길입니다. 허망한 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왜? 시발점도 없고 종점도 없는 이 둥근 이 진리 속에서 그대로 흘러 도는 겁니다, 쳇바퀴 돌듯.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돌아가면서 그 고덩어리를 짊어지고 그렇게 앨 쓰고 살아야만 됩니까? 이 고를 면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남녀를 막론해 놓고, 늙고 젊고를 막론해 놓고 모두 말입니다. 그런데 늙었다고 공부 안 하고 젊었다고 안 하고 학교 다닌다고 안 하고 장사 다닌다고 안 하고 이러다 보면 어이구, 바빠서 죽을 날도 없겠네요. 그러면 속수무책입니다, 그냥. 쓰러질 땐 속수무책이에요. 그러니 이 도리를 배우라고 내가 안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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