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백종 천도재를 올려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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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조상님 천도재를 몇 차례 지냈는데도 해마다 촛불재니 백종 천도재를 올려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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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왜 밥을 먹고 또 밥을 먹습니까? 아침 먹었으면 됐지 점심 저녁까지 먹고, 그 이튿날은 또 왜 먹습니까? 보십시오. 아침 쇳송에 부모의 은혜를 갚고, 국왕의 은혜를 갚고, 만물의 은혜를 갚고 이 모든 생물의 은혜를 다 갚으라고 했습니다. 그랬듯이 낳아서 길러서 이렇게 성장시켜 놓은 부모입니다. 그러면은 그 부모가 낳아서 기르느라고, 이 도리를 잘 배우지도 못한 채 그냥 허덕지덕 허덕지덕 하다가 돌아가셨다 이겁니다. 이 도리를 알고 돌아가신 분들이 지금 별로 없습니다.
그러면 천도를 시킨다는 것은 조상들이 다시 짐승으로 태어나지 말고, 현재 어떠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죄 석방이 되게끔 하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개같이 살았으면 개로 태어나야 하고 독사같이 살았으면 독사로 태어나야 할 텐데, 그것을 무마시켜서 바로 다시금 인도환생하라고 천도를 하는 겁니다, 이제. 그러면 그 뒤에는 또 뭐가 따르느냐.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도리를 만나서 이 공부 하면서 부처님과 한자리를 하시게 해 드리기 위한, 그 은혜를 갚고 묵은 빚을 갚는 그런 것이 즉 재(齋)라고 봅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 어린애를 낳아 놓기만 하면 다 사회인이 됩니까? 길러서 가르치고, 가르쳐서 다 정상으로 만들어 놔야만이 그게 어른입니다, 이제. 그럴 때까지는 해야죠. 그러다 보면은 또 끝이 나요. 그러곤 또 자식이 부모를 위해서 했던 것이 또 부모가 돼서 끝이 나고, 자식들이 또 그렇게 해야 하고, 이렇단 말입니다. 이것이 이름해서 효도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면 예를 들어서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부, 증조모는 천도를 시켰는데 왜 그러냐? 윗대 조상들을 우리 아버지가 그렇게 천도를 시켰다면 천도된 분들은 그만둬야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하지만, 이 세상에 다시 나와서 깨쳐서 부처님 한자리를 했다 할지라도, 천도가 되기 위해서 아둥바둥하는 시기가 있고, 위에 올라가 앉아서 '아! 저놈은 참 착하구나.' 하고 내려다보는 시기가 있다 이겁니다. 그럼 뭐, 내 부모만 부모입니까? 정말 부처님 자리 한자리를 했다 할 때는 그렇게 공을 들이고 촛불재를 하고, 백종을 지내고, 사월초파일에도 등 달고 다 이렇게 조상들을 위하는 게 자기를 위하는 겁니다, 결국은.
그렇게 해서 높은 자리에 있다 할지라도 높은 자리에 가면 하나로 돌아가니까, 전부 일체제불과 더불어 일체 중생이 하나로 돌아가기 때문에 네 자식 내 자식 따질 수가 없고, 네 부모 내 부모 따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 자리에 있다면…, 지금 높은 판사로 됐다면, 내 자식들만 자식이라고 나쁜 짓을 해도 그냥 무죄로 해 주고 이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듯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기가 있고, 아래서 허덕거리고 올라가려고 애를 쓰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때는 우리가 지금 천도재를 하는 것이 '우리 부모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지 말고 인도환생하여 태어나게 해 주소서.' 하는 겁니다. 또 부모가 인도환생이 된 후에도 이런 법을 알아서 정말 한자리 하도록 원하는 그 자식들의 은혜를 갚는 마음이 아주 끝 간 데 없이 계속돼야 됩니다. 그러니 그런 것을 우리가 생각해 보면, 밥 한 번 먹고는 어떻게 밥을 또 안 먹습니까? 지속적으로 살아야 하고, 지속적으로 배워야 하고, 지속적으로 그 뜻을 알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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