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법회 때 사소한 질문 하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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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마음공부를 오래 하지는 않은 신도입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은 신행생활 속에서도 마음공부의 소중함을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혹 많은 대중을 위해서 법문을 하실 때 이 공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지방에서 새벽 차를 타고 올라오신 신도님들도 많은데 자신의 사소한 어려움이나 개인적인 문제를 법회 중에 스님께 질문드리는 분들을 보면 마음에서 ''저런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런 마음이 들 때 어떻게 생각을 돌려야 할지 가르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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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일체가 나 아님이 없고, 내 형제 아님이 없고,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으니 어떤 것을 남이라고 밀쳐 내겠습니까? 그러니 나와 같이만 생각해라, 내 모습같이 생각하고 내 마음같이 생각하고 불쌍함도 나 같이만 생각해라, 높다고 위로 생각하지도 말고 낮다고 내려서 생각하지도 말라, 그리고 남을 섭섭하게 하지말고 아프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뜻을 받아서 그대로 이행한다면 바로 부처인 것입니다.
이 세상의 진리는 공한 것이며 생명이 있는 일체 만물만생이 다 불(佛)이니 이미 그 속에 포함돼 있죠. 그리고 물 안에서 고기들이 사는 것도 교(敎)이며 우리들이 사는 것도 교이며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나가는 게 전부 교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불교는 어느 한 군데 국한돼 있는 게 아니라 무(無)의 세계나 유(有)의 세계나, 즉 말하자면 둘 아니게 수레바퀴 돌아가듯 돌아가는 이 진리가 바로 불교입니다. 우리는 그 진리 안에서 진리를 알아야 되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보이는 자기를 자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이는 자기는 심부름꾼으로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자기는 누구에게나 다 있어요. 못났든 잘났든 거지든 부자든 지위가 낮든 높든 반드시 있어요. 그러기 때문에 수억겁 광년을 거치면서 자기를 형성시키고 진화시켜서 내려온 거죠. 그러니 얼마나 유능하겠습니까? 그런 생각이 안드십니까?
조금 안다고 자만하지 마시고, 조금 편안하다고 남의 고통을 외면해서도 아니되고, 항상 겸손하게 마음으로 고개를 숙이고, 어떠한 걸 봐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길을 가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를 봐도, ''허허, 저런 모든 생명들이 아니고 저런 모습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이 세상에 나와서 어떻게 배웠을까. 어떻게 저런 게 있는 줄 알까. 저런 것들이 어디서 나온 줄 어떻게 알았을까.’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야죠. 감사하게 생각하다보면 절로 고개가 수그러지게 되고 남도 헤아리게 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진실한 도리를 앎으로써 진실한 행을 하고 진실한 말을 하고 진실한 뜻을 가지며, 그 진실한 뜻을 가졌기 때문에 자기가 익게 되고, 익게 되면 고개가 숙여지고, 고개가 숙여지면 언제나 나 아님이 없이 전부 둘이 아니게 저절로 그렇게 되는 그런 도리를 알게 되는 것이죠.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그 높은 뜻을 올바르게 알아 실천궁행하는 것이 우리 불자님들이 해야할 일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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