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저 없는 도리는?
본문
질문
큰스님, 저는 옴마니반메홈이란 주문을 들고 3개월 가량 매달린 끝에 갑자기 눈앞의 촛불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눈이 열려 천지 만물이 다 나와 한 몸이란 것을 똑똑히 봤으며 죽는 것도 없고 삶 또한 없다는 것을 봤습니다. 가로등이 법음을 토하고 물이 법음을 토하는 것을 봤습니다. 일체가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의문이 있습니다. 큰스님께서 일러주시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일체의 흔들림이 없을 겁니다. 스님, 하나마저 없는 것은 무엇이며 다시 하나에서 나왔을 때는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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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우리가 살아가는 게 불교라고 하는 말이 그냥 허투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보는 것도 도가 아니니라. 말없이 하는 말을 다 듣는다 하더라도 도가 아니니라. 가고 옴이 없이 가고 온다 하더라도 도가 아니니라. 자기가 어디서 나온 걸 안다 하더라도 도가 아니니라. 남의 마음을 아주 꿰뚫어 안다 하더라도 도가 아니니라.’ 고 하신 것은 그런 것들이 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한 계단과 계단 사이에 있는, 모든 그 생활에 있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하느니라’ 하고 내 자성부처님이 보여주는 거죠.
그런데 그것을 보여주니까 우리 마음이 아주 솟구치는 것 같은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그렇게 솟구치질 말고 그냥 그것도 놔야 되는 법이죠. 한 계단 디디면 한 계단이 놔지죠? 누가 한 계단을 딛고서 그 계단 하나 디딜 때 좋았다고 해서 그 계단을 짊어지고 다니는 사람 보셨어요? 그래서 다 올라갔다 하더라도 도가 아니니라 이랬어요. 그러니까 아주 간략하게 말해서, 내 몸통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은 그것은 견성이 아니니라 했어요. 내 몸뚱이가 있음으로써 오신통이 있는 거거든요. 이 오신통에서도 벗어나야 누진통에서 이게 알아지고 그 누진통도 마저 놔야, 얼른 쉽게 말하자면 이 모든 이 세상 공기주머니에서 탁 벗어날 수가 있다, 이런 뜻이에요. 그래서 자유권을 얻느니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지금 얘기한 것이 바로 그런 뜻이니 그냥 높다고도 생각하지 말고 내가 그걸 그렇게 봤으니까 신기하다 이런 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그대로 그 하늘에, 돈짝 같은 하늘에 구멍이 뚫린 그 자체가 바로 우리의 보이지도 않고 쥘 수도 없는 그 마음자리입니다. 마음자리는 땅 속도 물 속도, 아무리 은산철벽이라도 그걸 뚫지 않고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어요. 그냥 뚫리죠.
그래서 물 속 깊이도 알고요, 모두 알아지는 거예요. 그대로 자기가 왕래하고 다니니까. 그런데 도라는 것은 얼른 쉽게 말해서 남이 목마를 때 목 안 마르게 물을 줄 수 있고, 내가 목마를 때 물을 먹을 수 있어야만이 도라고 했어요. 그러니 뭐가 나오든지 알아지든지, 모두 마음에다 관(觀)하시고 어떠한 거든지 천차만별로 나오는 그 모든 용도를 다 거기다 놓고 가세요.
그리고 이 얘기를 해드리고 싶군요. 내가 예전에, 아주 어렸을 때 얘기예요. 공부를 하는데 말입니다. 어느 산에를 갔어요. 산소가 두 개가 있더라고 내가 그전에도 말했죠. 그런데 속에 나, 주인공이 말입니다. ‘너 저기 두 묘지가 있는데 한 묘지는 아버지 묘지고, 한 묘지는 아들의 묘지니라. 그런데 아들이 아버지한테 오면 아버지와 하나가 되고, 아버지가 아들한테 오면 아들로 하나가 되니 그건 무슨 까닭이냐?’ 이렇게 물어요. 그것은 우리는 체가 없으니까 아들한테 가도 아들 하나고 아들이 아버지한테 와도 아버지 하나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그 하나도 없다, 없으면서 함이 없이 한다, 그 하나도 이름 내세울 게 없다, 하는 뜻을 잘 새기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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