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하나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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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명상을 즐겨하며 그런 종류의 서적을 가까이 하는 사람입니다. 명상 서적을 읽다보면 이런 글귀가 있더군요. ‘우리 모두는 하나이다.’ 그것은 최고의 진리인 듯 합니다. 세상의 모든 악은 분별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비롯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이 저마다 너와 나가 둘이 아니라 하나임을 깨달을 때 모든 악은 사라질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에게 해꼬지 할 미련한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이것은 지식으로 머물러 있을 뿐이며 진정 나 자신이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하나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가 곧 전체이며 전체가 곧 나이다’ 여기에 대한 말씀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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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여러분 하나하나가 다 공생(共生)으로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 한 몸뚱이 속에 생명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내 몸뚱이에 더불어 같이 사는 생명체가 있다고 한다면 바로 나부터 공생인 줄을 알아야 이 세상에 모든 상대성 원리가 다 둘이 아닌 줄을 알아집니다. 내 몸뚱이 하나를 생각해도 더불어 살고 있으니 어떤 거 했을 때 내가 했다고 하며, 어떤 거 먹었을 때 내가 먹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에 눈의 시력이 없어지면 누가 시력이 없어지게 했다고 할까요. 안에서 작용을 못해주게 되니까 눈이 보이질 않는 거죠? 그러니까 보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일거수일투족 다, 사는 게 바로 거기에서 나오는 거니까 둘로 보지 말라 이거죠. 그래서 공생·공심·공체·공용·공식입니다.
나부터 공한 줄 알아야 바깥의 세상도 다 공해서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다 둘이 아닌 줄 알게 됩니다. 그래야만 내가 목마를 때 물을 갖다주고 내가 배고플 때에 밥을 저절로 갖다주게 되지, 동심이 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뿔뿔이 흩어진 나의 한 개체를 살리겠습니까? 이 우주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동심(同心)이며 나와 동생(同生)이며 동체(同體)입니다. 물 한방울까지도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살림살이, 즉 내 몸의 살림살이와 바깥의 상대성 원리의 살림살이를 다 알아야 그때는 상대의 살림살이와 우주의 살림살이도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때는 전부 자기가 될 수 있는 거죠. 만날 내가 했다고 한다면 어떻게 여기 이 안의 생명체들이 동참을 해주겠습니까. 만날 자기만 고집하는데 누가 돕겠느냐구요.
그래서 익은 벼이삭처럼 고개를 숙여라 하는 뜻에서 우리가 절을 하고 있죠. 삼배를 올리는 뜻도 과거 현재 미래를 현재로 합쳐서 삼배를 올려라, 자기가 자기한테 삼배를 올리는 거다, 어떠한 형체를 놓고 상대에게 하는 게 아니다고 말을 합니다. 그걸 가르치기 위해서 이렇게 방편으로 법당도 짓고 부처님도 모셔놓고 그런다는 걸 아시고, 진리의 눈으로 본다면 이 세상만사가 본래 둘이 아니기에 이론으로서가 아닌 실생활속에서 다가오는 대로 묵묵하게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면서 대장부의 걸음을 걸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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