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이혼을 어떻게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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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처음에 교회를 통해 좋은 감정으로 제 아내를 만나, 연애 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했습니다. 허나, 저는 불교에 눈을 뜨게 되었고, 종교의 이질과 대립이 표면화되기 시작하여 제 마음이 항상 불편합니다. 제 아내는 절대 불교를 받아드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부모님 제사는 후일 지내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제 마음은 더욱 답답하기만 합니다. 최근에 저의 부모님도 후일에 저희들과 같이 지내시는 것을 꺼려하시는 것 같아 더욱 마음이 아픕니다. 부부는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어찌해야될지... 그래서 아직 아이도 가질 생각을 안하고 있습니다. 그저 제 과보의 업이라고 받아들이며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앞으로 각자의 행복을 위해 갈라서도 되는 것인지요. 저희들은 서로의 신앙생활에 방해를 받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불교에서는 이혼에 대해 어떤 의견이 있는지 꼭 듣고 싶습니다. 무지에서 허덕이는 이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고 한 말씀 좀 해주십시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어떤 보살님이 있는데 남편이 다른 부인을 또 두고 산다고 하면서 자식들도 있는데 이혼한다고 울고불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신을 싫어하니 순순히 놔주는 것도 좋지만 자식들을 또 희생시킬 수가 없으니 모든 것을 침착하게 근본에다 관하고 그저 ‘당신만이 그렇지 않게 해 줄 수 있다.’ 하고 거기다 맡기고 부드럽게 말해주고 부드러운 행동을 하라고 했습니다. 일부러라도 더더욱 그렇게 해 주라고 했습니다. 때로는 딸 노릇도 하고 동생 노릇도 하고 어머니 노릇도 하고 아내 노릇도 하고 할머니 노릇도 해야 된다고 말입니다. 또 남편은 남편대로 때로는 아버지가 돼 주고 할아버지가 돼 주고 오빠가 돼 주고 남편이 돼 주고 동생도 돼 줄 수 있는 그런 남편이라야 삶의 폭이 넓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살아가지 못하고 요만한 거 가지고도 시비를 하고 요만한 거 가지고도 싸우고 요만한 거 가지고도 응어리가 지고, 요만한 거 가지고도 온통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니, 세상을 움켜쥐겠다고 공부하는 사람들이 한가정 한도량도 화합을 못 시켜서 이혼을 하느니 죽이니 살리니 그렇게 해서야 어디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상대방에서 그렇게 하게 하니깐 어쩔 수가 없다고 하시겠죠? 그러나 그게 아니거든요. 그것이 바로 놓지 못하는 까닭에 그런 일이 소멸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여러분한테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생각하라고 하는 것은 내가 이 세상에 나왔으니까 상대가 있는 거지, 내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상대가 없을 것 아닙니까. 세상이고 뭐고 아무것도 벌어지지 않았겠죠. 그러니 잘했든 못했든 내 탓이 아니겠습니까? 더군다나 내가 이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상대가 있다는 것, 그걸 한번 깊이 생각해보십시오.
내가 항상 하는 얘기지만 남편이나 자식이나 나가서 어떤 불편한 일을 하더라도 부드럽게 말해주고 부드럽게 행동해주라고 하는데, 그것은 누구나가 다 따뜻한 데로 고이게 마련이고 시원한 데로 고이게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자기 잣대로만 재고 자기 생각으로 재서 말을 하려고 하니 씨가 먹혀들지를 않는 거예요. 크면 큰 대로 대해주고 작으면 작은 대로 대해주면 그대로 둥그러지죠. 너 나가 따로 없이 말입니다. 그러면 화목해지고 가정에 이혼율도 적어지고 또 자식하고 떨어질 일도 없죠. 가정이 화목해지면 사회가 화목해지고, 사회가 화목해지면 나라가 화목해지죠. 이 세상 모두가 그런 연관성이 있는 겁니다. 내 마음이 너무 많아서 마음없는 게 마음이며, 부처가 너무 많아서 부처라고 할 것이 없는 것이 부처다 이겁니다.
사람 사람이 한 철 끼리끼리 만나서 사는데 네 탓 내 탓하고 미워하고 이뻐하고 이렇게만 살아간다면 요 다음에 또 그런 결과가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부처님께서 그러셨죠. 사람이 모두 인과응보라는 자체를 모른다면 사람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요.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는 우연도 없고 팔자운명도 없죠. 결국 자기가 벌여놓은 일은 자기가 거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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