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말하는 공이란...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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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 말하는 공이란...

본문

질문

궁금한 것이 많아 질문을 드립니다. 종교란 무엇입니까? 누가 만들었으며, 믿는 의도가 무엇입니까? 부처님은 어디서 왔습니까? 그 또한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세상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럼, 부처님 이전의 분들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불교에서 말하는 공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없어서 공이라고 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심오한 뜻이 있습니까? “공에 모든 것을 놓아라” 하고 스님께서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었는데, 그럼 공은 없다는 뜻입니까? 없는 곳에 놓으란 말씀은 공이란 것이 있으니 그곳에 놓으란 뜻이 아닌가요? 그럼 그 공 자체도 없어야 올바른 뜻이 된다고 봅니다. 그냥, 머리 속에 맴돌 뿐, 정확하게 뜻을 전달하기가 매우 어렵군요. 무지에서 오는 궁금함이 매우 많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깨달음을 주셨으면 합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거사님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는 것도 거사님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질문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듯이 누구에게나 마음이 있기 때문에 종교를 믿을 수 있고, 부처를 알 수도 있고, 이것이 무엇인가 저것이 무엇인가 하고 헤아려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음 떠나서는 부처를 알 수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법당에 들어가서 삼배를 드릴 때도 부처님의 마음과 내 마음이 둘이 아니고, 부처님의 생명과 내 생명이 둘이 아니고, 부처님의 몸과 내 몸이 본래 둘이 아니니, 모두 일불(一佛)의 한마음으로써, 지극하게 내 마음과 일체제불의 마음을 다 한꺼번에 합해서 일배를 올리라고 했습니다. 그것은 부처님께서 가신 길이 부처님만의 길이 아니고, 부처님 계시기 전부터 수 없는 선지식들이 걸어가셨던 진리의 길이고, 또한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것을 자세히 한 번 본다면 너무도 찰나생활을 하고 있어요. 집에서 어머니가 ‘누구야’ 하고 부르면 자동적으로 말도 마음도 행동도 딸이 되었다가, 동생이 와서 누나하고 부르면 또 자동으로 누나의 말과 마음과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어서 돌아가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모든 게 찰나생활을 하는 거예요. 이것이 짧은 순간 순간만 바뀌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몸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남자의 말과 행동과 마음으로 돌아가다가 어느 한 순간 이 몸을 벗고 여자가 된다면, 또 자동으로 여자의 말과 행동과 마음으로 바뀌어서 돌아가는 것이기에 순간순간 화(化)해서 영원히 살아가는 것이 바로 시공을 초월해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공’하다는 것은 단지 없어서 공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찰나찰나 바뀌어 돌아가기 때문에 그렇게 순간순간 바뀌어 돌아가게 하는 근본, 영원한 나의 조상이자 뿌리인 공한 그 자리에 모든 것을 놓으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머리로 알고 지식으로 알려고 해서 알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도리를 빨리 알려면, 이유를 붙이고 따져서는 빨리 일심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놓는 공부는 바로 일심으로 정진하는 것이고 소멸시키는 실천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미 실천하고 가는 겁니다. 정진이다 뭐다 이름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것이에요. 내 안에서 하나하나 나오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고 나가는 실천일 뿐이니 그 붙여진 이름에 매이지 마시고 직접 진리를 맛보아 나가는 생활이 되도록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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