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치게 진실로 놓고 관하는 방법은?
본문
질문
주인공에 사무치게 진실로 놓고 관하라고 스님께서는 늘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사무치게 진실로 놓는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는 겁니다. 처절한 사연으로 온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그런 때의 심정인지, 평상심에서 가벼운 생각으로 무심히 놓는 것 인지요. 예를 들면 저의 집 위로 매일 미군 헬리콥터가 날아다닙니다. 그래서 저는 주인공, 저 헬리콥터가 다른 곳으로 날아다니게 해, 너무 시끄럽잖아. 하고 관합니다. 그런데 매일 매 시간 날아다니니까 저는 매일 매 시간 주인공에 같은 말을 합니다. 이때 놓는 다는 것과 관하는 것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해야하는지 여쭙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간절하게 바라는 것도 바로 그 자리입니다. 바라는 것도 거기이고, 그것이 나오는 것도 거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군데서 들고 한 군데서 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믿는 것도 거기요, 감사하는 것도 거기요, 꺼내는 것도 거기입니다. 그 세 가지만 되면은 반복할 수 있는 거죠. 아주 긴박한 상황일 때도 당신이 해결을 해야 되지 않아! 하고 관합니다. 이건 거기에서부터, 내 본래면목에서부터 내가 형성된 거니까,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본래면목이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하는 거니까, 또 행동도 하는 거니까 근본적인 문제는 거기에서 모든 것이 다 나오는 겁니다. 악이든 선이든. 그렇기 때문에 해결하는 방법도 거기에서 해결을 해야 만이 전체에 다 통신이 되어서 해결이 날 것은 나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은 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쥐고 온 것도 없어지고 안고 갈 것도 없어진단 얘깁니다. 그럼으로써 그대로 갈 수 있는 길이 트인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급한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당신이, 본래면목 당신이 해야 되지 않겠냐 하는 생각만 하고 그 한생각을 냈을 때 그걸로써 족하고 그 생각으로만 간절해야지, 발버둥을 치고 방황하면 못 믿는 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쏭달쏭하게 되는 겁니다. 왜 알쏭달쏭하게 되는가? 나를 못 믿기 때문입니다. 자기 본래면목인 주인공을 못 믿는 겁니다. 야, 이렇게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걸 어떻게 할 것인가! 급작스럽게 일이 닥쳤을 때는 누가 아무리 여기에 길이 있다 하더라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사량이죠. 이것이 바로 자기 주인공을 못 믿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면 내가 지금 상황이 급해서 금방 죽는다 하더라도 죽는 것도 네가 할 것이고 사는 것도 네가 할 것이다, 하고 탁 내버릴 텐데 이걸 못 믿는다는 거죠.
그래서 아주 놔버린 자에게는 사는 도리가 있고 붙들고 있는 자는 결국은 죽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야만야한 데서 나무 가지를 붙들고 있는데 너는 이거를 놔야 산다 하고 일러줬다 이겁니다. 그런데 못 놓는 거야. 왜? 이걸 놓으면 떨어져 죽게 생겼으니까. 그렇지만 본래면목 그 자체를 믿는다면 이것도 무난히 놓을 수 있습니다. 무난히 놓으면 그 자리가 그 자리인 것을 알게 되고, 낭떠러지도 본래 아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높고 낮음도 없고 나라는 존재도 없고 내가 아니라는 존재도 없습니다. 철저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내 희생과 인내와 노력, 그런 정진이 아니라면 도저히 그것은 돌아가지 않죠. 그러니 이렇게 되어야 하는데, 저렇게 되어야 하는데 하고 나의 생각으로 결정을 지어놓고 맡기지 말고, 오직 그 자리에서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지극한 마음으로 맡겨놓는 그 믿음이 사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을 진짜 믿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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