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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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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계속 참선하려면...

본문

질문

저는 이 생이 다하기 전에 꼭 참나를 상봉해야겠다고 발원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녁이면 시간 나는대로 참선을 하고 있는데 참선을 하지 않을 때는 끊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순간도 끊어트리지 않고 참선을 하는 도리를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어떠한 망상이나 습과 업도 끊는 것이 아니라 오직 마음으로 녹이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다가오는 인연들을 실제적으로 녹여나가는 방법을 일러 주십시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우리는 24시간 살면서도 항상 마음이 고정되지 못하고 화해서 돌아갑니다. 금방 어머님 만났을 때 마음, 친구 만났을 때 마음이 달라지고 또 동생 만났을 때 달라지듯이, 그렇게 화해서 옮겨간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없다 있다 할 수도 없거니와 또는 내세울 것조차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없다는 것이 꽉 찼기 때문에 그렇게 나투고,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일분 일초도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한 것이지 없어서 없다고 그러는 게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평상시에 항상 일분 일초도 끊어짐이 없다는 것이, 우리 생활 그대로 자고 깨고 똥싸고 먹고 이렇게 생활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일초도 끊어지지 않고 돌아가는 참선입니다, 끊어지지 않죠. 그러니 그 도리를 알라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돌아가면서도 아는 거 모르는 거 몽땅 믿고 일임해서 놓는다면 거기에서 새싹이 나오듯 참나가 나오는 것입니다. 지금 육이 나온 것은 육의 탄생이지 참나의 탄생은 아닙니다.

참나의 탄생을 하려면 그만큼 마음의 근본으로써 참나의 새싹이 터지도록 해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다시금 씨가 여물어서 그것이 무르익어야만이 맛이 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 나무에서 무르익은 그 실과는 온 누리에 같이 맛을 볼 수가 있고 같이 먹을 수가 있고 같이 살수가 있는 것입니다. 공기가 없으면 죽는다는 말이 왜 나오겠습니까? 바로 그 뜻입니다. 우리가 공기를 돈을 내서 사지 않고 이렇게 생명을 유지하니까 아주 값싸게 생각을 하는데, 한마음 한뜻으로써 공생·공용·공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야 합니다.

공심으로써 공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공체로써의 일체 만물이 생기고 만생이 같이 융합해서 조화를 이루고 이렇게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내가 줬고, 내가 망했고, 또는 내가 가졌다고 생각하니까 항상 그 껍질을 벗어날 수가 없고, 습을 벗어날 수가 없고, 욕심을 뗄 수가 없는 것이지요. 도대체 무엇이 자기 겁니까? 우리들이 지금 살아가는데 있어서 자기는 관리인 밖에는 안됩니다. 자기 것이 있습니까? 돌고 도는 것인데. 돈도 자기 것만이 아닙니다.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내 것도 아니고 네 것도 아니고 관리인 밖에는 안돼요. 그런데 자기 거라고 하거든요.

자기 거라고 자꾸 고집하니까 돈이 생각을 할 때 “흥! 네 거라고? 좋아하네.” 하면서 나가 버린단 말입니다. 그래서 돈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관리를 잘해주면 ‘아! 여기 가면은 관리를 잘하니까 내가 가야지’ 하구서 스스로 돈이 들어오는 거지 달아난 돈을 쫓아가고 내 거라고 쫓아간다면 더 한없이 달아나갑니다. 가난도 붙을 데가 없는 것이므로 주인공에다 다 일임해 버린다면 ‘어어, 내가 이거 정말 원수를 갚을려고 속을 썩일려고 이렇게 나왔더니 씻은듯 부신듯 하니까 이거 뭐 안되겠어.’ 하며 달리 생각을 하고 착한 마음과 더불어 자기도 그 뜻을 알고서 착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한마음 한뜻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망상을 끊으라는 게 아니라 녹이라는 겁니다. 놔서 녹이라는 거지 끊을 게 어디 있습니까? 망상이 없다면 부처를 이룰 수가 없으니 망상을 끊는 게 아니라 녹이는 것이고 한마음으로 돌리라는 것입니다. 부부지간에 살면서도 ‘너, 두고 보자. 들어오기만 해봐라.’ 하고 있어보세요. 들어오면은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 ‘야! 뭐’ 그러고 꽥꽥 악을 쓰고 오히려 한술 더 뜹니다. 그러니깐 싸우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자기로 본다면, 자기와 같이만 본다면 자비도 나오고 사랑도 나오고, 의리도 나오고, 도의도 나오고, 무궁무진하게 자비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향기가 거기까지 풍겨서 에너지와 같이 여러분이 공생을 하고 공심으로 공용을 하고 있으니 공체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가고 옴이 없이 마음의 향기에너지는 거기까지도 다 밝아지게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들어오기도 전에 바깥에서는 ‘아, 이거 미안한데.’ 하구서 들어오게 되죠. 그러면서 “여보! 나 참, 미안했어!” 하구서 이런 말 한마디를 들을 때 그냥 겨울에 고드름이 녹아서 떨어지듯이 그렇게 녹아 떨어지게 되죠. 사랑을 주는 거지 받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은 사랑은 주기만 하면 언젠가는 받게끔 돼있으니깐요. 내가 해놓은 거 어디 가겠습니까? 나쁜 일을 해놨어도 내한테 올 것이고 좋은 일을 해놨어도 내한테 올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내가 사랑을 준다면 자비롭게 의리를 도모하고 참 그렇게 믿는 데에 인내가 있고 물러서지 않는다면, 모두가 그렇게 조화를 이루고 사랑하고 또 화목하게 생활을 진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 현실뿐만 아닙니다, 세세생생입니다.

현실에 나쁘고 좋은 게 다 그냥 우리가 죽는다고 해서 끊어진다면 별 문제인데, 세세생생에 억겁을 거치면서 또 얼키고 설키고 자기 한 대로 그게 얼키고 설킬테니 어떻게 끊으렵니까? 물질이라면 아예 단번에 끊어버리고 말겠는데, 물질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찔깃 찔깃한 인연줄, 그 인연줄은 아무 걸로도 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마음에서 나온 거 마음으로 끊을 수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끊는다고 생각을 한다면은 둘이 되니까 녹인다고 생각을 하세요. 그러니까 나왔던 자리로 다시 놓으세요. 나온 자리에 다시 놓는다면 개발이 돼서 하나가 돼가지고 만법을 응용하게끔 생동력 있게 개발이 되어서 나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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