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마다 제사 지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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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는 지원에서 학생회에 열심히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외할머니가 아프시다가 돌아 가셨어요. 그래서 다니면서 외할머님이 좋은 곳에 태어나시라고 마음을 많이 내는데, 스님께서도 마음 많이 내 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명절이 되면 꼭 제사를 지내잖아요. 그런데 명절 때마다 지내는 제사의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학교에선 돌아가신 부모에 대한 예의로 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불교적인 면에서 봤을 때도 그런 뜻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제가 외할머니를 위해서 마음을 내면 외할머님이 좋은 곳에 태어나게 되는 지도 궁금해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왜 명절 때마다 제사를 지내느냐고 물었는데 그거는 반드시 지내야 되겠지. 그런데 음식을 많이 차려 놓고 하라는 게 아니야. 마음으로 자식된 도리를 생각하고 은혜를 기리는 그 교훈을 잊지 말라는 거지. 그래서 이 스님은 신도님들더러 음식을 많이 장만하느라고 돈이 많이 드네 뭐 어쩌네 하면서 찡찡거리고, 다른 일도 할 수가 없는데 이걸 또 어떻게 차리나, 이렇게 성가시게 마음을 쓰지 말라고 하는 거거든. 그렇게 하는 거는 조상님들도 싫어하시니까 웃는 낯으로, 좋은 마음으로 아주 편리하게 해라 이거야.
향을 피우고 초를 켜고 그 앞에 앉아서 자기를 있게 한 모든 은혜, 조상의 은혜, 어떤 때는 나라의 은혜를 생각할 때가 있고, 부모의 제삿날은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는 거지. 공짜가 어디 있어? 부모가 다 길러서 학교 공부 가르쳐서 사회인으로 길러주시느라고 그만큼 노고를 했으면 그 은혜를 알아야 되는 거지. 나의 근원인 조상의 은혜를 모른다면 어떻게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니?
그리고 제사지낼 때, 지금 현재 모두 이 공부를 하고 나가는 사람들의 지극하게 관하는 그 마음은 일체 제불의 마음과 일체 중생이 둘이 아니게, 곳곳마다 통하지 않는 데가 없고 곳곳마다 보이지 않는 데가 없이 탁 뚫렸으니 뭘 더 바라겠니, 그 영령들이. 그러니까 이렇게 공부를 해 나가는 사람들의 공덕으로 인해서 모두가 일체 제불과 한자리 하게 되는 거야. 그러니 그 영령들도 더 바랄 게 없게 되는 거지. 그래서 자손들이 그렇게만 지극하게 한다면 이 세상 어느 곳곳에 다 내놔도 손색이 없게 되는 거거든. 나같이 어리고 힘없는 아이에게 무슨 능력이 있어서 그럴까 하고 의심하지 마. 자동적으로 근본에다 관하고 그렇게 하면 되게끔 돼 있어, 본래.
그래서 선원에서는 정초에 조상님의 마음이 밝아질 수 있게 촛불재를 하는데 그건 우리의 마음도 둘 아니게 밝아질 수 있게 불을 켜는 거야. 물질의 초만 켜는 것이 아니라 너의 근본을 완벽하게 믿고 모든 것을 근본에다 맡기고 지극하게 마음의 불을 밝힌다면 우리 마음이 벌써 다 그분들을 모셨고 다 해결을 했기 때문에 더하고 덜함도 없이, 배고프다 배고프지 않다가 없이, 더 차렸다 적게 차렸다도 없이, 즉 말하자면 전부 한자리를 하게끔 되는 거야.
그러니 나에게 무슨 힘이 있어서 그럴까? 하고 의심하지 말고 제사를 지내든 촛불재를 하든 지극하게, 일체 둘이 아닌 그 주인공 자리에서 다 밝게 인도하라고 관하는 것을 항상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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