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성 차이 업식 탓인지요. >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


길을 묻는 이에게는
큰스님 법문 중에서 발췌하여 답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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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 차이 업식 탓인지요.

본문

질문

귀의 삼보 하옵고, 저희 삶에 큰 힘이 되어주시는 스님께 항상 감사합니다. 살면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들을 스스로 지혜롭게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은 어리석어 가르침을 찾게 됩니다. 저는 인간은 평등하다고 생각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남성위주의 기득권에 의해서 유지되고 여성은 아직 수동적이고 보조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직장에서 자주 느끼는 바입니다. 어디선가 남성, 여성의 성 차이가 업에 따라 달라진다고 들었습니다. 과연 맞는 말인지요? 얼마 전부터 성차별에 대한 불만을 느끼고 직장을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바른 길을 찾아 나가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하는 게 바람직할지 여쭙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어느 사람이 책에서 봤다면서, 여자는 남자로 다시 태어나야 성불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던데, 그거는 말하자면 학술적으로 지어 놓은 얘기이고 이론적인 문제지 그건 선법이 아닙니다. 선(禪)에는 여자 남자가 둘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지금 행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만나고 가고 오고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자기가 하고 가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내가 봤는데 본 게 없습니다, 금방 또 딴 걸 봐야 하니까요. 금방 딴 걸 봐야 하고 또 딴 걸 들어야 하기 때문에 꼭 집어서 고정시켜 이것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처님께서도 “내가 한 일이 없다. 또, 할 것도 없고 앞으로 한다고 할 것도 없다.” 고 하셨습니다. 그건 왜냐?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장육부 속에 모든 생명체들이 같이 들어 있어서 같이 하는 거지 혼자 하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먹는 것도 자기가 혼자 해서 먹는 게 없죠? 입는 것도 그렇고 모두가 더불어 같이, 안에서도 더불어 살고 바깥에서도 더불어 살고, 모두 그렇게 더불어 사는데 어떤 걸 내가 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얘깁니다.

만물의 이치가 그렇게 고정됨이 없이 찰나찰나 돌아가는데 하물며 여자 남자라고 못박아 둘 것이 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습은 다를지언정 여자 남자가 둘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마음 공부하는 데는 여자 남자가 없습니다. 또, 애 어른도 없고요. 그러니까 못나고 잘난 것도 없고 잘살고 못사는 것도 없고 속가의 사람과 출세간의 사람, 입산한 사람도 둘이 아닙니다, 마음 공부하는 데는 말입니다.

그게 왜 그러냐? 여자라고 언제까지나 여자로만 있다면 또 모르죠. 남자가 남자로만 있다면 또 몰라요. 그러나 순간에 여자가 남자로 변하고 남자가 여자로 변하는 데는 어떻게 할거냐는 얘기죠. 그래서 여자도 여자가 아니고 남자도 남자가 아니기에 여자, 남자 따질 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돼요. 그리고 남자다 여자다를 따지기 전에 이런 걸 한번 생각해 봅시다.

텔레비전을 보면 탤런트들이 연기를 실감나게 진짜처럼 하죠? 그런데 우리가 지금 사는 것도 영화 찍는 탤런트들과 똑 같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갈 데가 있고 자기가 살 데가 있고, 자기가 그 과정을 배우기 위해서 지금의 모습을 남자로 가지고 나오기도 하고 여자로 가지고 나오기도 하고 그러는 거거든요. 또 여자의 몸을 가지고 나왔기 때문에 이렇게 고를 겪는다고 하면서 살고 있지만, 그 도리를 다 알면 편안하게 그냥 살 텐데 그게 아니니깐 아둥바둥하는 거예요. 승진을 못하면 못한다고 걱정, 아프면 죽을까봐 걱정, 또 죽으면 그냥 안달박달을 하고 야단법석들을 하잖아요.

그러니깐 모습이 이렇다 저렇다를 떠나야 하고, 그 모습들이 혹시 아파서 죽는다 하더라도, 늙어서 죽는다 하더라도 진짜 당신 에너지의 뿌리는 죽지 않음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천차만별로 용도가 다르지만 나오기는 한 군데서 나온다는 말입니다.

내가 열심히 믿으라고 한다고 해서 열심히 믿으려고만 하지 마세요. 그냥 믿으라는 겁니다. 그 말 뜻을 아시겠습니까? 열심히 믿으려고 한다면 또 못 믿는 게, 상대적으로 생기게 되니깐 그냥 믿으라고 한 겁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나오게 하는 근본을 믿고, 근본에 일체를 맡겨서 살아간다면, 근본은 여자도 남자도 아무것도 붙지 않는 자리니까 그렇게 진실하게만 한다면, 내가 여자든 뭐든, 모자라는 사람이든 잘난 사람이든 개의치 않고 그냥 진리의 맛을 보며 뚜벅뚜벅 걸음을 걸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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