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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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불법을 만나는 인연을 짓기가 무척 힘들고 또 참다운 스승님을 만나고 그 스승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성불의 길에 이르기는 더욱 더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몸을 벗기 전에 한마음 공부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일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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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부처님께서도 당신은 부처고 우리들은 중생들이라고 하신 것이 아닙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예를 들어서 곤충에 이르기까지 나 아님이 없다는 얘깁니다. 잘못하는 사람을 봤을 때에 전자에 몰랐을 때의 내 모습으로 보고, 나하고 둘이 아니게 보니까 안타까운 거지, 내가 잘 알고 저 중생은 모자라고 불쌍하다고 하는 건 멀쩡한 거짓말입니다. 이 뜻을 아시겠습니까? 나 아님이 없다고 할 때 바로 둘이 아닌 겁니다. 수 억겁을 거쳐 나오면서 돌아 나올 때 어떤 거는 안되어 봤을 것 같습니까? 아주 하찮은 미물, 또는 곤충에서부터 진화돼서 화하고, 화해서 진화되고 나투면서 이 세상에 출현했을 텐데 어떤 것이 안됐겠느냐 이거죠.
그렇게 자기가 전자에 거쳐온 걸 알기 때문에 그 모두를 봐도 남의 잘못 같지 않고 바로 과거의 내 모습으로 보는 겁니다. 그래서 안타까워 눈물이 나고, 나를 버렸기 때문에 모두가 더불어 눈물이지 나 혼자 불쌍하다고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닙니다. 한마음의 눈물입니다. 개별적인 눈물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여러분이 더 공부를 하다 보면 그 뜻을 알게 될 겁니다.
진짜로 여기저기 끄달리지 말라는 것은 뭐냐? 내면의 털구멍, 그 한 구멍밖에는 통신처가 없다 이겁니다. 털구멍이라고 하는 자체도 방편입니다. 가르치려니까 털구멍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지, 털구멍이라는 이름 없는 그 이전을 털구멍이라고 그런 거죠. 그러니까 털구멍에 들여놔도, 많은 거를 다 들여놔도 두드러지는 법이 없고, 다 끄집어내도 없어지는 일이 없다 이겁니다. 마음이란 그렇게 묘하고 광대해서 삼천대천세계에, 과거 현재 미래 대천 세계에, 우주 전체가 다 체가 없는 마음 속에 자리를 해도 손색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고 두드러지지도 않고요. 얼른 쉽게 말해서, 물을 몇 그릇 갖다 바다에다 부어 보세요, 두드러지나. 물을 몇 그릇 떠서 써 보라고요, 물이 줄어드나. 그와 같습니다.
이 공부를 안하고는 그냥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공부를 하니깐 그냥 이걸로만 미쳐야 되겠다, 이런 생각도 하지 마세요. 말하자면 생활을 잘하면서, 그대로 생활 자체가 내가 공부할 수 있는 재료니까 어디까지나 공으로 떨어지게 하지도 말고 물질로 흐르게 하지도 마라 이겁니다. 정당하게 생각하고 뛰면서, 뛰면서 생각하는 게 그대로가 참선입니다, 그대로. 그게 도심이구요.
그러니 이것이 제일 중요하니까 이것만 하자, 또는 이것저것 다른 중요한 것들을 찾아다니느라 낭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바닷물이 똥물이라고 버리고 새 물이라고 취하는 법이 없듯이, 그대로 닥쳐오는 모든 것을 다 포섭하여 나 아님이 없게 놓아 나가는 생활을 하신다면 그 속에 우리가 찾는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걸 진정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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