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데 깨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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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저 같이 부족하고 어리석은 중생도 이 생에 본래면목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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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인간에게는 일체 만법을 객관으로 들여서 주관에서 소화하고 또 배출시키고 하는 능력이 주어져 있죠. 고등동물인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99%는 부처라고 합니다. 그 기능을 모두 소화시킬 수 있고 모두 배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으로 그런 걸 그렇게 능히 소화시켜서 배출시킬 수 있건만,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믿는 것은 어디다가 중심을 두고 믿습니까? 누가 갖다주는 것도 아니고 뺏어 가는 것도 아닌데, 누가 가엾은 나를 도와줄까요? 누가 내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 줄까요? 누가 내 가난을 알아서 해결해 줄까요? 누가 내가 병이 들어서 죽어갈 때에 어루만져 줄까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누구를 믿느냐? 너 먼저 찾아라! 본래 있기에, 찾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니라!" 하고 그렇게 간절하게 항상 말씀해 오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통 ''아이고, 이렇게 바쁜데 그거 찾을 사이가 어디 있어? 그리고 이렇게 큰 일이 벌어졌는데 내가 주인공 이름 부르고 있을 사이가 어디 있느냐?'' 이러고들 있습니다. 그거는 본래 내 안의 다섯 가지의 오신통이 한데 합쳐져서, 내부와 외부의 모든 것을 일체 받아들여서 소화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 데도 그것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인간의 두뇌는 첨단을 달립니다. 여러분이 자신에 대해 ''나는 못나서, 나는 죄가 많아서 이래!'' 이러겠지만, 그거를 아예 무시하고 들어가라는 얘깁니다. 왜? 이 두뇌의 기능은 천년을 걸어가든 하루를 걸어가든, 일초를 걸어가든 똑같다는 얘깁니다. 시공을 초월해서 그렇게 돌아가는 거기에서, 우리가 이거는 길어서 못한다, 이거는 짧아서 잘된다, 이거는 커서 들 수가 없다는 둥 이런 건 말이 안됩니다. 사람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여러분의 생각이지, 할 수 있고 할 수 없고가 없다는 얘깁니다. 이 체가 없는 내 마음은 바로 그림자와 같고 빛과 같아서, 어디에 붙어서 돌아가지 못하고 어디에 붙어서 돌아가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마음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마음입니다. 그런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마음인데도 불구하고 그 마음이 자기 마음을 막습니다, 자꾸. ''이건 정말 내가 할 수 없는 거야!'' 이렇게. 그것이 바로 수 억겁을 거쳐오면서 차근차근히 쌓여있는 바로 ''의식''이라는 거죠. 일컬어 망상이라고도 합니다. 그것이 컴퓨터에 쌓이고 쌓여서 자꾸 나와서 그런 거니 그런 의식과 내가 있다는 그 마음을 훌렁 뛰어 넘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에서 벗어나 내 본래면목을 발견해서 자유스럽게 살아갈 수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 이제부터는 부족하고 어리석다는 그런 생각 모두를 내려놓고, 주인공을 진실하게 믿고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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