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으면 노력 안해도 됩니까? > 길을 묻는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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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으면 노력 안해도 됩니까?

본문

질문

주인공에게 맡기고 놓으라는 것은 결국 자신을 믿으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같은 것입니까? 그런 자신감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님께서는 본래의 나는 수억 년의 세상을 살아왔고 우주의 모든 것들과 닿아 있으니 모르는 것이 없고 할 수 없는 게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만을 절대로 믿고 있다면 노력 없이도 모든 일이 뜻대로 될 것도 같습니다. 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냥 막연히 ‘될 것이다’하고 마음 푹 놓고 있는 것과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부단히 노력한다면 될 것이다’ 중 무엇이 옳은 것인지요? 또, 그렇게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예를 들어 요즈음 제가 힘들어하는 학업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저는 자꾸 남들과 저를 비교하며 남들을 시기하고 있지만 정작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실제로 열심히 해지지가 않습니다. 막연히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긴 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처럼 속은 텅 비고 껍데기만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님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관리자님의 댓글

관리자 작성일

이 마음공부라는 것은 너무나 철두철미해서 아니하고는 살아 갈 수가 없습니다. 즉 말하자면 어저께가 과거고 조금 전이 과거고, 이 시간 후가 미래고 내일도 미래고, 그러니까 지금 현재에 내가 생각을 잘하는 대로, 행동을 잘하는 대로, 말을 잘하는 대로 내일 일이 주어집니다. 틀림없습니다, 이거는. 그러니 아무리 비참하고 아무리 가난하고 아무리 고통 속에서 헤맨다 하더라도 그 긍지만은 잊지 말라고 하는 겁니다.

맷돌의 심봉을 제대로 꽂지 않았으면 물건을 넣고 갈아도 제대로 갈려서 나오지가 않습니다. 방향이 딴 데로 틀어집니다. 마구 그냥 쏟아집니다. 그와 같습니다. 똑바로 끼워야죠. 똑바로 심봉이 끼워져야 제대로 갈아지며, 전기와 전깃줄이 한데 제대로 이어져야 불이 들어옵니다. 나무 뿌리가 있으니까 나무가 제대로 자라듯이, 그대로 돼 있으니 그대로 철저하게 믿어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방향이 딴 데로 나가는 거는 잘못 끼웠기 때문입니다. 즉 말하자면 그 마음 내기 이전의 내 마음 선장이 올바로 투시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음대로, 자기 생각대로 그렇게 나가는 생각이, 욕심껏 그렇게 나가는 생각이 80%라면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은 3%밖에 안되니까, 그렇게 비중이 크니까 그리로 돌아가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러니까 비중을 크게 두지 말고 진짜 크게 먹으려면 진짜 뿌리에서 그 싹을 전체 살리고 있으니까 ‘너밖에 할 수 없다’ 고 다 맡기고 심부름꾼으로만 사세요. 시자요 관리인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관리인입니다. 심부름꾼이고! 따지고 보면 속의 생명들의 심부름꾼이기도 합니다. 또 전체 몸뚱이의 심부름꾼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그 뜻 또한 둘이 아니죠. 그러니 마음 쓰기에 달려있고 마음 씀씀이에 의해서, 이 몸뚱이 속의 모든 의식들이 과거에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입력이 돼서, 규정적으로 돼 있는 그 의식들이 바로 화해서 달라진단 말입니다. 자기 마음을 따라주게 해야 업보, 인과, 유전성, 영계성, 세균성 이 모두가 무너져서 내 마음 하나로다 돌아가게끔 되게 돼야 이게 딴 데로 흩어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내 마음의 주인, 그 자체의 근본 핵심을 잊지 말아야 하고 물러서서는 아니 된다고 했습니다. 항상 그런 말씀드리죠. 맷돌에 심봉을 꼭 끼워 놓고 있으면, 그것만 가지면 다 갈려서 나오듯이, 어떠한 물건이든지 거기 들어가서 갈려 나옵니다. 용광로에다 넣으면 어떠한 것이든지 다 재생이 돼서 나오구요. 그러니까 마음이라는 것은 불바퀴와도 같고 용광로와도 같고 또는 자가 발전소와도 같습니다. 그 세 가지가 포함돼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 가지 중에 어떤 게 장하다 어떤 게 틀리다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이게 정말이지 귀중하다고 하는 말을 항상 해드렸습니다.

즉 말하자면 내 마음 이 자체가 그대로, 이 세상 돌아가는 데에 직결이 돼 있고 가설이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 한 마디, 생각 한 번, 행동 한 번 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입력이 돼서 그렇게 선처가 되는 거죠. 그러니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 자체가 아주 간단하지만, 말은 간단하지만 행은 간단치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짜로 믿는다면 아주 단호히, 생활 속에서 그대로 그 행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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