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력이 심합니다. > 길을 묻는 이에게

어느 사람이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술만 먹으면 들어와서 아무거나 팽개치고 마누라를 죽일 듯이 때려 아주 그게 습관이 돼서 술만 마셨다 하면 자기 세상이란 말입니다. 또 그뿐인가요. 농사를 짓느라고 소를 기르는 데도 그냥 우악해서 소도 질색을 하는 거였습니다. 한 번 성질을 부렸다 하면은 소 몸뚱이가 꼭, 뭐 쳐놓은 거 같애요, 멍이 들어서. 저녁에 돌아와서 그 아내가 소죽을 쑤어주면서 보면 그 멍이 가시질 않는 거죠. 자기도 너무나 똑같이 그러한 경험을 하고 아픔을 겪기 때문에 소가 그렇게 겪는 걸 보면서 소하고 마음이 항상 그렇게 통하는 겁니다. 그래서 소더러 하는 소리가‘너나 나나 얼마나 죄가 많기에 저런 사람을 만나서 이렇게 맞아야만 할꼬! 이렇게 울어야만 하고, 그렇다고 해서 살지 않을 수도 없고 어떡하면 좋으냐?’하면서, 소죽을 쑤어주면서 같이 운 예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잠재해 있는 그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 아내는 죽어서 저절로 남편이 되고, 그 남편은 저절로 여자가 돼버렸단 말입니다. 소는 그 집의 아들이 되고요. 그러니 횡포를 부리던 남자는 이생에서 아내가 돼버렸기 때문에 아들은 아버지하고는 잘 맞는데 어머니하고는 도대체 맞지 않는 겁니다. 이걸 누가 알겠습니까? 전자에 자기가 그렇게 한 거를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이건 자연의 법칙이면서 자기의 생각, 잠재의식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그렇게 아파서 울었기 때문에 자기의 잠재의식에 그것이 없어지지 않고 지워지지 않고 지금 문제가 일어나는 겁니다.



만약에 진짜 그 도리를 우리가 지금 공부하면서 알았다면은 그것조차 지워버릴 것을, 또다시 인연을 짓지 않을 것을, 안 그렇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모르기 때문에, 그걸 모르기 때문에 항상‘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저 사람한테 이렇게 맞아야 하고, 밥 세 끼니 얻어먹는 건 마찬가지건만 하루종일 일을 하고도 주정을 받아야 하고 맞아야 하고 애한테도 꼼짝 못 하고 사는 이런 인생은 살아 뭣 하나!’하고 양잿물을 갖다 놓고 몇 번 죽으려고도 했지만 그것이 바로 잠재해 있기 때문에 또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연이 돼가지고 거기에 또 뭉쳐진단 말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해가지고 자식은 자식대로 들어오면 “아버지, 오늘 얼마나 수고 많으셨습니까?”하고선 둘이는 아주 깔깔대고 웃고 그러는데, 부인이 바깥에서 들어오면 그냥 이런 게 치밀고, 때에 따라서는 그 남편이 들어와서 막 그냥 때리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아들도 들어오면 괜히 갖다주는 것도 투정을 하고 괜히 심통을 부리고 팽개치고 그냥 나가고, 그렇게 어머니를 못살게 굴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랬는데 하루는 하도 힘이 들어서 절에 갔어요, 이 부인이. 절에 가서 그런 사실 얘기를 스님께 좍 하면서 슬피 울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스님이 하는 소리가 당신은 예전에 지금 당신 남편이 부인이었을 때 몇 곱쟁이 더 때렸고, 저 지금 아들인 소를 몇 곱쟁이 더 때렸어. 그렇게 때렸고 못살게 한 그 인연으로 인해서 오늘날에 당신이 이렇게 맞는 거고, 이렇게 속상하고 불이 일어나서 살 수가 없고 그렇지만 구박을 받는 것은 백분지 일도 받질 못했다 이겁니다. 그러니 그 사람하고 인연이 돼가지고 세 번을 다시 죽었다 또 태어나야 다 갚는 거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정말 너무했죠?



그랬는데 말입니다. 그 소릴 듣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 세 번의 인연을 또 맺지 않고 그 고생을 안 합니까?” 하면서 스님 말씀을 참 믿었습니다. 그래서“그것을 면할 길을 가르쳐 주십시오”하니까 우리가 지금 얘기하듯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때려도 아무 소리 하지 말고 마음 안에 자부처를 찾으면서 ‘모든 것은 내 탓이오니 그저 모든 것을 당신께서 알아서, 제가 열 번을 죽어도 할 말이 없으니 열 번을 죽는다 하더라도 감수하고 받겠습니다’하고선 내 탓으로 돌리고 모든 것은 자부처, 지금 이름만 달랐다 뿐이지 주인공에 다 맡기게 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아들이 그러더라도 맡기고 조금이라도 그 사람들의 탓을 하지 말고 그대로, 한 번 때리면 더 때려달라는 식으로 그저 존경하고 섬겨라. 그런다면은 세 번 죽어서 다시 인연이 돼서 그렇게 고통을 받을 것을 당대에 없앨 수도 있다. 그러나 당대에 없어질 수도 있으나 자꾸 그렇게 해서 네 스스로 마음을 깨닫는다면 그것이 당대뿐만 아니라 그냥 없어질 수도 있느니라”그런 말씀을 들었답니다.



그러한 말을 듣고 그때서부터는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공부하듯이 하면서, 때려도‘참으로 감사합니다’하고 맞고, 아들이 그냥 팽개치고 해도 ‘그저 감사합니다’하고 속으로 그렇게 염원을 하고 먹을 걸 갖다주지 않고 자기네들끼리만 나가서 사먹고 들어와도‘그저 감사합니다’항상 이렇게 감사했답니다. 그러니까 일년이 다 못 가고 석 달이 다 못 가서 아, 그 아들과 남편이 차츰차츰 착해지더랍니다. 그래서 스님한테 가서 말씀을 드리니까 “네가 그렇게 때린 업이 녹느라고 그러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랍니다.



그러니 모두 각자에게 있는 그것은 누가 갖다준 것도 아니고 누가 뺏아가지도 못합니다. 당신네들이 지어놓은 것들은 당신네들이 그렇게 녹여야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한 모든 문제가 말입니다. 얽히고 설켜서 돌아가는 그 인연을 어떻게 끊어야만 하겠습니까? 이거는 물질로도 안 되고 돈으로도 안 됩니다. 이건 마음으로 지은 거니까 마음으로 녹여야만 될 수 있는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마음공부를 해라, 기복으로 나가지 마라’하고 그렇게 끝이 없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직 믿고 맡길 곳은 한 곳, 자기 근본 주인공 밖에는 없습니다. 남편에게 맞아서 아파 울 때도 주인공을 붙들고 울고, 내 삶이 서럽고 비참해서 눈물 흘릴 때도 주인공을 부여잡고 우십시오. 그 길만이 이 생에서 실타래처럼 꼬인 남편과의 인연을 녹이는 길입니다. 그러니 꼭 그렇게 하세요. 보살님이 지극하게만 주인공을 둘 아니게 찾으신다면 일체제불이 그 자리에 항상 함께 하시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