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현이 안되어도 자문자답이 가능한지요?
본문
질문
스님, 저는 청년회에서 이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법우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인공과 자문자답하며 공부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주인공 이건 어떻게 할까?’ 그러면‘이건 이렇게 해’하는 느낌이랄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질문하는 것도 저이고 대답하는 것도 저일 뿐 그 대답이 진짜 주인공이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습니다. 저희가 주인공이 발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자문자답한다는 수행이 올바른 것인지요?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처음에 애가 걸음마 떼어놓을 때에 잘 걸을걸 알고 걸음마를 떼어놓나? 넘어질 줄 알고 걸음마를 떼어놓나? 넘어지든지 안 넘어지든지, 잘 되든지 못되든지 그냥 걷는 거야. 그냥 걷다 보면 아주 잘 걸어지게 되는 거지.
그러니까 자문자답이라는 거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야. 말하자면 누구나가 생명의 근본 불성이 자기한테 다 있어.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모든 걸 포괄적으로 하나로 생각하고 바깥의 문제들을 가만히 지켜 보라 이거야. 그럴 때 내가 어떻게 해야 옳을지 어떤 걸 해야 옳을지 답이 나온다 이거야. 답이 나오는 것도 사량으로 생각하는 거라고 믿지를 말아. 모든 거는 그놈이 하는 건데, 거기서 다 나오는 건데 어떻게 믿을 수가 없다고 하느냐 이 소리야.
그래서 눈이 밝아야 된다, 귀가 열려야 된다 하는 소리는, 모든 바깥 경계를 잘 봐서, 내가 개천을 건너뛰어도 개천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돼 있나를 잘 봐서 발걸음을 떼어놔라 이거야. 그래서 떼어놓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 그냥 떼는 것이 법이야.
내가 깨닫지도 못하고 자문자답을 하니까 이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도 말고 모든 거는 거기다 그냥 놓아. 이거는 포괄적인 마음이라 이거야. 한마음 주인공에다가 아주 진심으로 맡겨 놓으면서 생각을 딱 해 보면, 바깥 경계와 안 경계를 다 잘 봐서 생각을 할 때 그게 바로 법이야. 그렇게 가다 보면, 모든 걸 거기다 맡기고 가다 보면 걸음을 못 걷다가 걸음이 점점점점 빨라져. 그게 실험이야. 그리고 체험하는 거야.
그러니까 처음부터 직접 믿고 들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이구, 정말 이럴까 저럴까 하고 망설이는 사람이 있고, 아예‘너는 너 나는 나야’하고,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가 하나인데도 둘로 보고 이거는 아주 막무가내 고집을 부리는 거지, 마음으로.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거야. 무조건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 수 억 광년 전에서부터, 미생물에서부터 나를 이끌고 진화시킨 그 주인을 어째서 믿지 않고 그러느냐 이거야. 이 도리를 깨우치지 못 했어도 진짜로 믿고 거기에 놓고 생각하면, 하면 되는 거야. 그러나 진짜로 믿질 못하고, 한마음 주인공에다 놓고 하라니깐‘그냥 그렇게 해보지, 뭐.’이렇게 하는 거는 아니라는 거지.
그러니까 진실하고 아주 굳건히 자기를 믿는데 한 달이라도 굳건히 했으면 자기를 발견할 수 있는 문제가 생겨. 그런데 이것이 두텁고 마음이 어쩔 수 없이, 과거에 쌓아왔던 마음이 두터우면 생각하는 것이 자꾸 부정적으로만 생각이 가고 자꾸 마음이 두꺼워져. 정말 그럴까 하고 믿지 못하는 거지. 자기를 자기가 믿지 못하면 누구를 믿어? 허공을 믿을 거야, 형상을 믿을 거야, 이름을 믿을 거야. 그래야 자기 영혼도, 즉 말하자면 모든 것을 구제 받게 하는 것이 바로 한마음, 수억 개의 의식이 보살로 화하게 되는 거야. 자기 영혼을 건진다면 바로 그냥 화하는 거야.
그래서 보이지 않는데서도 리드해 나가면서, 커버해 나가면서 들이고 내는데, 레이다 망이 모든 걸, 들어오는 거 나가는 거 다 체크해서 점검하듯이 그렇게 하는 거야, 이 두뇌에서 누진이 말이야. 그래서 안에서 일어나는 것도 두뇌에서 발표하고 또 무전통신기로서 사대를 통신을 하고, 바깥으로도 통신하고 안으로도 통신하고, 체크하고 결정짓고 이러는 거지. 그래서 우주 삼라대천세계하고도 직결이 돼 있다 이거야, 태양계하고도 직결이 돼있고. 일체 모두가 인간의 마음에 직결이 돼 있다 이거야. 세상살이 사는 거에 가설이 돼있고. 그러니 믿고 물러서지 않는 그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고 나가는 계기가 되어서 차근차근히 해나가기를 바래.
- 이전글죽는 게 두렵다는 생각 들어요. 21.10.25
- 다음글인연과 진실한 사랑에 대해서...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