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불상을 모시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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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평소에 의문이 들어서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건데, 요즘 여러 재가불자들의 신도연합회 등에서 각 가정마다 조그마한 불상(佛像)을 모셔서 조석으로 예불과 기도 정진을 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이러한 뜻에 함께 동참하고 싶으나 선뜻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가정에서 불상을 모시고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그런데 한번 물어봅시다. 당신이 불상을 모셔놓고 예불을 모시고 기도를 하면서 빌고 지내다가 당신이 죽으면 그 불상을 어떡하시렵니까?
말하자면 여러분이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 놓고 부스럼 앞에서 우는 격이죠. 그러니까 정말이지 나쁜 그런 업식이 돼요. 왜냐하면 부모가 그렇게 형상으로 부처님을 모셔 놓고 빌다 보면 자기 영혼들이 거기에 엉겨요. 정말 부처님이 계신 게 아니고 자기 혼백이 거기 엉기고 의식들이 엉겨 가지고 다음에 본인이 죽고 난 뒤에 자식들이 계속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분란이 일어나요. 그러니깐 이거는 마구니 소굴을 만드는 겁니다. 마구니 소굴을 만들어 가지고 마구니한테서 헤어나지도 못하고 자식들을 못살게 군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건 정말 천부당 만부당한 일입니다.
열 분의 부처님을 보더라도 열 분을 각각 열 분으로 보지말고, 모든 건 내 한마음 속의 부처님으로, 하나로 보란 말이에요. 내가 지금 가죽 속에 넣고 다니는 것도 제대로 못 찾으면서 들고 다니는 걸 하려고요?
혹이나 부처님을 가정에서 모시더라도 신앙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모신다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고 조석으로 예배를 하고, 절을 하고, 목탁을 치고 그런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대대손손으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니 생각을 잘해서 모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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