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어느 순간에 찾아오는 것인지요?
본문
질문
견성 또는 각을 이룬다는 것은 우리가 마음을 찾는 것과 같은지요? 그리고 육조단경에는 견성을 단박 깨친, 그러니까 돈오돈수라 하셨는데 주인공은 어느 순간에 찾아오는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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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스님 말씀
주인공 이 자체가, 즉 말하자면 전부 공생(共生)으로서 공용(共用)을 하고 돌아가는 이 자체가 고정됨이 없이 돌아가니깐 공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깐 내 마음의 중심이자, 모두가 천 가지 만 가지 마음으로 나와 돌아가니깐 공(空)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이라는 것은 죽고 사는 게 없습니다. 생멸에 대해서도 죽고 사는 게 없단 얘깁니다. 영원한 겁니다. 지금 주인공 찾는 것이 바로 수 억겁 광년 전서부터 자기를 끌고 다니는 자기 근본적인 주인, 자기를 찾는 거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깨달음이란 것은 그냥 그대로죠.
그러면 돈오돈수냐? 돈오가 다르고 점수가 다르냐? 그게 아닙니다. 학과 도와 다르냐? 그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도와 교는 둘이 아니다 그겁니다. 우리가 탑을 쌓으려면 하나 하나 돌을 갖다 놓습니다. 그 돌을 갖다 놓는 과정을 점수라고 한다면, 탑이 완성 돼서 마지막 봉오라지가 딱 올라갈 때는 돈오라 그럽니다. 그러니까 탑 쌓는 데는 둘이 아니다 하는 얘깁니다, 모두가.
우리 예를 들어서 그렇게 아시면, 맷돌에도 심봉이 있습니다. 심봉을 끼워야 아래 위 물질이 들어가서 갈리죠? 그래서 물질과 맷돌과 물과 모든 인연에 따라서 합세가 돼 가지고 돌아가서 물건이 갈려나오고 그런다는 말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게 해서 갈려 나오지만 그 심봉은 움죽거리지 않아요. 심봉은 움죽거리지 않고 맷돌만 돌아가는 거죠. 그러는데도 물질이 다 갈려나온단 말입니다. 그렇듯이 그 심봉이라는 것은 힘을 가할 뿐이지 맷돌과 같이 돌아가는 법이 없어요.
그와 같이 우리의 주인공은 힘만 가하는 겁니다. 우리가 마음을 내서 돌아가는 거는 맷돌 돌아가듯 한다. 그래서 마음을 내서 이것을 해야겠다 하고선 맷돌에 꼭 물건 넣는 거와 같다. 물건을 넣어서 갈려나올 때를 기다리면서 넣고, 또 이렇게 살림살이를 하고 가는 거죠. 그런데도 그 심봉은 꿈쩍도 안 합니다. 그래서 영원한 자기의 주인공을 진실히 믿고 진실히 발견하라. 본래 없는 게 아니다, 찾는 게 아니고 본래 있는 거니까 발견하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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