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과 타력이 결국 하나인지...
본문
질문
어떤 사람의 글을 보았는데, 기독교를 타력종교라 하고 불교를 자력종교라고 했습니다. 그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대별해서 말한다면 하느님의 구원을 받아야만 한다고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것이 기독교 사상이고, 불교는 결국 하나하나 깨쳐 나가서 자아완성에 이르는 단계가 부처 경지다, 해탈의 경지다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그러면 결국 목적은 같은데 방법상에 있어서 하나는 위에서부터, 하나는 아래에서부터 하는 차이만 나지 않는가 생각이 듭니다.
댓글목록
큰스님 말씀
자아완성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부터 알고, 자기 자신을 믿고 거기에 일체를 일임하여 놓는 과정입니다. 즉 말하자면 우리 인간에게 주어져 있는, 마음의 컴퓨터 시스템에 과거에서부터 살아온 게 다 입력이 돼 있어서 하나하나 현실로 나오는 걸 다시금 나온 자리에 입력시키는 공부이고 과정입니다. 그럼으로써 좋은 결과가 바깥으로 나오는 것을 심성 생활과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사람이 자기 아이를 데려와서는 하는 소리가, 같이 오고 싶은데 기독교를 믿기 때문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합디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부처님의 형상을 믿으라고 하지도 않았고, 예수님께서 예수님의 모습을 믿으라고 하지도 않았다. 단 하나,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너로 인해서 세상이 벌어졌고, 너로 인해서 믿음도 생각을 하게 됐고, 너로 인해서 친구도 생기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느냐? 네가 없다면 무효가 아니냐? 네가 있기 때문에 상대가 있고 학교에 공부를 하러 다니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너로부터 모두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처는 바로 너한테 있는 것이다. 즉 그 주처를 알게 되면 하나님이 바로 너인 것이다. 역시 부처님도 너인 것이다. 이 도리의 이치를 모르기 때문에 모두가 불응하고 또는 배척하고 이러는 거다. 지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생의 천차만별의 중생들이 지구를 벗어나서 사느냐, 지구 안에서 전체가 사느냐?” 그렇게 물었죠.
그러니 지구 안에서 전체가 살고 있는데 한 발짝을 어디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네 종교 내 종교 찾을 수가 있겠습니까? 뜬구름이 한 무더기 모였다가 그것이 헤어지면 또 다른 구름하고 모이듯이 한 생 살면서 몸을 벗으면 벗는 대로 내 부모 아님이 없고 내 자식 아님이 없고, 내 아픔 아님이 없고, 내 자리 아님이 없으니 너희들 모두가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그건 기독교뿐만 아니고, 어떤 교를 막론해 놓고 그렇게 말씀하셨고, 네 마음의 물리가 터진다면, 증득한다면 바로 부(父)와 자(子)가 만나고, 만남이 있다면 너의 씨가 바로 너에게 들어 있는 줄 알고, 둘이 아닌 도리를 알고 둘이 아닌 나툼을 할 때, 무(無)의 세계와 유(有)의 세계를 한꺼번에 한 손에 쥐고 중용을 할 때, 비로소 참 자유인이 된다고 그랬습니다. 부처라고도 하고 자유인이라고도 하고, 참 사람이라고도 했습니다. 여러분이 여러분을 이끌어 나가면서 남도 제도할 수 있는 그런 영역을 키워서 사랑할 수 있는 그 도리를 완전히 터득해야 변함 없이 사랑을 할 수도 있고 변함 없이 둘이 아닌 도리를 알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 마음 안으로 향하지 않고 밖으로만 찾는다면 그것은 나를 발견하지 못해요. 20년, 30년 가도 나를 발견하지는 못한단 말입니다. 증득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내 마음을 먼저 알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밖으로 찾지 말고 마음 안으로 믿고 찾아야만이 된다는 결론입니다
- 이전글주인공 믿는 것도 기복 아닌지요. 21.10.25
- 다음글지금도 불국토라고 할 수 있는지요? 21.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