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111_1990년 4월 15일 마음의 싹을 틔우려면
본문
질문: 저는 불교에서 아주 문외한인데요. 제가 알고 있기는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자기 자신을 깨닫는 종교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오늘 스님 말씀 중에서 “자기 자신의 주인공을 믿어라.”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깨닫는다는 것과 자기 자신의 주인공을 믿는 것과는 같은 것인가, 아니면 어떤 연관이 있는가 그런 것을 좀 알고 싶습니다.
큰스님: 예. 그것은 우리가 씨를 심었을 때, 씨가 있는데, 씨를 싹을 틔우지 못할 때 우린 그 싹을 틔우기 위해서 그걸 깨달음이라고 말합니다. 씨는 본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으로서의, 우리 마음이 우리 지금 현실의 내 자체의 마음이 과거의 마음과 동일해 가지고 내가 알아야 되니까 그 싹을 틔우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싹을 틔우기 위해서 이 생사윤회가 둘이 아니다. 크고 작은 게 둘이 아니라는 찰나 생활이 그냥 공했으니까 ‘공했노라’ 해서 네가 돌아가고 있는 이 공한 너 주인공이 그대로 대(對) 없는 한마음이요, 한마음은 대가 없는 게 한마음이요, 어떤 걸 이름해서 나라고 할 수 없는 게 공한 것이다.
그래서 공이라고 한 것이니까 우리가 깨달으려면 바로 그, 물도 줘야 하고 촉촉하게 흙도 골라줘야 하고 그래서 거기 씨가 싹이 트지 않겠습니까? 마른 땅에서 마른 씨가 어떻게 싹을 틔웁니까.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말하는 겁니다. 누구나가 과정 없이는 깨달을 수가 없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화두를 받아 가지고도 ‘이뭣고?’ 하고선 노냥 글쎄, 자기가 지금 움죽거리고 돌아가고 알고 그러면서도, 지식과 학식이 충분히 여기 들어갔는데도 그냥 모르는 척하고 그냥 ‘이게 뭣고?’ 하고 10년을 있어 봐도 그것은 싹이 트지 않습니다. 행을 해야 합니다. 그대로 물을 주고, 싹을 틔우려면 그대로 물을 주고 흙을 골라주고 그러면서 지켜보는 겁니다. 그래 싹이 트면 그때부터 인제 기르는 거죠. 그 과정입니다.
그래서 ‘깨닫는다’ 또는 ‘주인공에다 맡겨 놓는다’ 이것은 깨닫는다는 이 언어마저도 거기다 넣어서는 아니 됩니다. ‘깨달아야 되겠다.’ 이런 것도 거기 놔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걸, 예를 들어서 말한다면 어떠한 쇠, 어떠한 물건이든지 쇠 부스러기라는 건 다, 용광로로 다 집어넣는 작업만 한다면…, 그냥 그 작업만 하면 돼요. 뭐 뒤 걱정은 하지 마세요. 그 작업만 하면 자동적으로 쇠가 생산이 돼서 나가니까요. 그러고 또 그 뒤의 걱정은 생각도 하지 마세요. 그 쇠는 그 이름을 가지고 또 이 세상에 출현을 할 테니까.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수박을 갖다 놓고 말입니다, 경설을 하면서 수박은 파랗고 거죽은 파랗고 속은 하얗고 그다음에 빨갛고, 그때에 씨가 있고 이런 이론을 벌여놓았을 때, 이론을 배우시겠습니까? 수박을 탁 잘라서 그냥 맛을 보시겠습니까? 어떤 거든지 오는 대로, 내 앞에 오는 것대로 용도에 따라서 그냥 잘라서 먹는 겁니다. 그럼 맛을 벌써 알죠. 아, 이건 맛이 있구나! 아, 이건 익었구나! 이 맛을 알면 그 씨는 내년 걱정은 하등 할 게 없죠, 그 씨가 있기 때문에. 그래 내 수박씨에, 내가 수박이라면 내 속에 수박씨를 놔두고도 내 바깥에서 수박 찾게 돼 있습니까, 지금? 수박씨는 바로 나한테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생각할 땐 또 그 수박이 익으려면 그 싹이 있어야지 싹까지 끊어버린다면 수박이 익겠습니까, 또? 이 과정이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우선적으로 내 몸과 내 마음과 내 가정과 이 모두를 해나가는 데만 한번 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나중에 우주의 탐험도 할 수 있으니까요. 어떠세요? 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게 분하걸랑은 ‘저거 미친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있다면, 그러한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 하는 대신 그 실험을 좀 해 보세요. 어떠세요?
내가 남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니까, 여러분들이. 자기와 자기 가정과 자기 자식과 자기 부모와 모든…, 그거부터 해 보면 알게 되고 바로 바깥의 딴 사람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자기가 실천한 거 한번 얘기해 봐. 나도 모르는 사람, 자기가 알고 있는 사람 그 병고에서 덜어준 거, 그 한생각이 그렇게 중요하다는 거. 언젠가 나한테 얘기했지. 난 내가 무슨 그런 것, 난 누구든지 자기 자랑은 하지 마라 이거야. 했어도, 나 이러죠. “아유! 스님, 참 고맙습니다. 우리 아이가 지금 정신분열증을 일으켜서 그렇게 못 고치던 거를 스님이 고쳐 주셔서 지금 학교에 나가고 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이런다면 난 이러죠. “여보세요, 당신이 없다면 내가 어디 있습니까? 내가 그렇게 잘 알고 당신을 해줬다 하더라도 당신이 없다면 무효야.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한 거야. 그러니 당신 주인공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또는 나하고 당신과 둘로 보지 말고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라.” 이러죠.
또 그것도 여기에서는 그런 거 저런 거 얘기하게 되면 물론 쫙 깔릴는지 모르지, 또. 그런 건 자기 혼자만이 알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 가기 때문에, 또 그런 거를 절대 그거는 얘기하지 말고 자기가 자기 실험으로 알고…. 그런 거 자꾸 실험을 하라고 그럽니다. 왜냐하면 스님네들도 그렇지만 가정에서 남편이 나갔을 때 늦게 들어올 때도 실험을 하고, 또는 자식이 늦게 들어올 때도 실험을 해 보고, 신경이 날카로울 때도 실험을 해 보고 서로 실험을 해 보면서 정진하라고. 그러면 그게 지혜가 늘어나고 바로 체험을 하게 된다고요. 조끄마한 거를 체험을 하게 되면 큰 것도 할 수 있다고요. 이러죠.
그러니까 오늘은 여러분들과 같이 이렇게 토론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더 질문하실 분 계십니까? 우린 이렇게 다복하게 10명도 좋고 20명도 좋고 단 한 명도 좋아요. 여러분들이 한 명만 깨우쳐도 아마 우리나라는 구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또 지구도, 또 우리 지구의 집도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어떠한 데에도 집어 먹히지 않고 보존될 수 있다 이 소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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