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121_1991년 5월 5일 곧바로 들어가는 마음
본문
질문: 오늘은 습(習)에 대해서 여쭙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찰나찰나 돌아가기 때문에 습이 붙을 자리도, 업이 붙을 자리도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중생은 몇억 겁을 거치면서 그 습이 쌓이고 쌓여 그 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갑니다. 마음에 체가 없다고 그러는데 체가 없는 마음에 어떻게 습이 붙어가지고 이생에 와서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큰스님: 그 얘기 하는데 뭐가 그렇게 깁니까? 첫째는 무조건 ‘네가 있다는 것을 네가 증명하는 거다’ 하고서 관하는 거고, 둘째는 가정살이 돌아가는 것 전부 그놈이 하는 거니까, 그놈이 하는 건데 뭐가 그렇게 답답하고 뭐가 그렇습니까? 이거 보세요. 내가 말하는 건 잘되고 못되고 그걸 떠나서 말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답답한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 잘 안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 잘 되는 것도 거기서 나오는 겁니다. 여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이겁니다. 아까 내가 얘기했죠. 그것이 다 여기에서 나오는 건데 진짜 우주간 법계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일체제불이 한 골수에 들어서 한자리를 할 수 있다면, 아까 그 소리 한 겁니다. 내일 죽는다, 이따 죽는다, 우리 식구가 다 멸망한다 이러더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그런 결사적인, 나를 버린 그 마음이 정통으로만 들어간다면 뭐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뭐가 답답합니까? 그게 다 욕심입니다. 그렇게 생각 안 됩니까? 욕심입니다. 그 욕심을 부리지 않고도 그렇게 해나가면서 닥치는 대로 그냥 늠름하게 이렇게 해서 넘어가면서 진짜 칼을 뺄 때는 그냥…, 이거 보세요, 악으로 사는 사람은 진짜 칼을 악으로다가 그냥 쓱 뺐을 때는 사람을 죽이는 칼이 됩니다. 그러나 살리는 칼을 쓱 뺐을 때는 수많은 중생들을 다 살릴 수 있고, 한 나라를 세울 수가 있고, 한 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전체를 다 한칼로다가 벨 수가 있다 이 소립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답답합니까? 내일 죽으면 어떻고 이따 죽으면 어떻고 식구가 다 죽으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한번 죽을 거! 안 그렇습니까?
내가 그 말을 하는데 너무 잔인하고 너무 안됐다고 생각합니까? 이 세상 이 길이 그냥 걸을 뿐이에요. 우리가 그냥 살 뿐이에요. 왜 사나? 내가 어디서부터 이렇게 와가지고 지금 무엇을 하고 가는지 알아야 답답하지 않다 이 소립니다. ‘야! 이거 뭐, 이거 캠핑 와서 잠시 있는데 내가 생각하고 이러는 것이 다, 우주간 법계에 다 통신이 되는구나! 이럴지언댄 내가 뭘 그렇게 걱정하랴.’ 하나도 걱정할 게 없어요. 소 한 마리를 잡는다 해도 걱정이 없고, 소 한 마리를 죽인다 하더라도 걱정이 없고, 이 세상이 다 없어진대도 걱정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살릴 수가 있는 거지. 아니, 그놈의 거 하나하나 걱정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건지고 살릴 수가 있습니까? 가정도 그래요. 이판사판이에요. 두 가지뿐이야. 죽느냐 사느냐 요거뿐이지 거기 또 뭐가 붙습니까?
어떤 중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날더러. “스님, 이 토굴의 문에 못 좀 박아주십시오.” 그래서 “왜?” 그러니까, 난 그런 것도 모르고요, 생각을 안 했으니까. “못 좀 박아주십시오.” 그래서 “못은 왜?” 그러니까 들어가기만 하면 바깥으로 못을 박으면, 죽지 않으면 얻을 거 아니냐 이거야. “죽지 않으면 얻고, 얻지 못하면 죽고 이거 둘뿐 아닙니까?” 이거야. 여러분이 이 도리를 알면요, 정말 아주 너그럽게 사랑할 수 있구요. 너그럽게 두루 할 수 있고 항상 싱그레 웃고, 남이 갓 미쳤다고 할 정도로 싱그레 웃고 길을 지나갈 수 있고…. 소 둥구리를 봐도 싱그레 웃을 수 있어요. 무슨 ‘저거 가엾다’ ‘저거 죽으러 가지’ 뭐 이런 생각조차 없습니다. 왜? 아주 곧바로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소 만 마리를 아니, 어떤 거든지 만 마리(가) 모두 죽었다 그럴 때 그것을 빗물 방울로 친다면 한 골짜기에 다 모였다 해도 그게 한 골짜기에 한 바다로 들어가는 물 한 그릇일 뿐이지 그게 두 그릇입니까? 그런다면 여러분들 그 마음은 체가 없고 무량해. 무량심(無量心)이야, 그래서. 일심(一心)이자 무량심이고, 무량심이자 묘법이라. 그래서 무심도법은 그렇게 무량해서 여러분들이 수만 개(가) 지금 죽으러 간다 하는데 아이구, 불쌍해서 염불을 해주고 그런다면 그건 벌써 공부 다 못하는 사람들이니까. 수십 마리 수백 마리가 죽으러 가는데 무슨 염불이 필요합니까? 벌써 염불하다 보면 벌써 다 늦는데…. 그러니까 그 순간에 그냥 몽조리 이 한 그릇 자기 마음에다 탁, 거기다가 만 마리고 천 마리고 넣으면 그냥 자기 한 그릇이 돼버리고 말아요. 그러니 그대로 그냥 인간의 환토가 되는 거죠. 자기가 돼버리는 거죠. 자기가 돼버리면 자동적으로 거기, 자기만 만들어 놓는다면 자동적으로 그냥, 자동적으로 그냥 나가서 인간이 되는 거예요. 인간이 돼도 인간 그냥 아무렇게나 되는 게 아닙니다. 그 속을 거쳐서 나가는 인간은 정말 이 나라에 나와서도 정말 사람 노릇을 하고 이 세상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지량과 아량과 그 지혜가 충만하다고 그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니 뭐이 답답해. 그렇게 답답한 마음으로 아들을 두면 그 아들이 장관도 못 하겠다. 장관은 해야 될 거 아냐, 그래도.
질문: 그런데 큰스님 앞에서 이렇게 법문을 들을 때는 금방 제가 부처가 될 것만 같고 하늘을 날 것 같은데….
큰스님: 이것 봐! 부처가 되려고 하지도 말아. 이 세상에 부처가 되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면 답답한 마음이 또 생길 테니까. 응? 그러니까 그대로 못났든 잘났든 그대로, 그대로 그냥 수순히 그냥 걸어가. 입 딱 다물고, 그냥 딱 세우곤 딱 다물고 그냥 걸어가면서 딱 닥칠 때 ‘너가 하는 거지, 너!’ 하고선 그냥 말 안 해도 ‘너!’ 할 때 그건 그대로 그냥 깜짝할 사이야. 그러니 재생이 돼서 쇠가 나올 때는 거쳐서 나오는 그 시간이 있겠지만 그것이 바로 자동적으로 불이 확 붙어서 그냥 끓는 쇠가 돼가지고 직접 바로 나와. 그러니까 그렇게 약한 마음으로 이 도리를 어떻게 공부하겠나? 이 세상에 잠시 왔다 가는 거야. 우리가 앞으로 살 양으로 ‘가난하다’ ‘병고가 있다’ ‘우리가 잘살아야지’ ‘위대하게 돼야지’ 이런 것 때문에 이 공부 하지 말아. 진짜! 진짜! ‘안돼! 이거는 어떠한 억겁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거지!’ 하란 말이야. ‘안돼!’ 하면 그냥 안 되는 거지. 이게 이렇기 때문에 왁 소리를 질렀고 그랬어. 그리곤 그냥 손을 번쩍 쳐들어서 그냥 쳤단 말이야! 이게 진짜 깊은 물이 되기 때문에 깊은 배가 뜰 수 있고, 깊은 배가 뜰 수 있기 때문에 거기 중생들을 다 태울 수 있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첫째 일요일은 항상 이렇게 서로 토론을 하고 공부를 해나가면서 쓰리고 아픈 그 상처를 아물리고 모든 내 몸에 든 중생들을 제도해서 천백억화신으로 들락거리면서 나와 남을 위해서 일하고, 나라를 위해서 일하고, 전 세계를 융화시키고, 전 세계를 융화시키고 건지려면 우리가 집을 잘 지켜야 하는 것이, 지구 집을 잘 지켜야 하는 것도 우리의 소임이다 이거야. 우리의 집이니까. 내 몸도 그래. 여러분들이 부모에게 뼈를 받고 살을 받았는데 인간이 돼가지고 진짜 사람이 못 된다면 그 부모에 효가 어떻게 될 수가 있겠느냐. 부모에게 잘 해드리고 잘 입히고 그래서가 아니다 이거야. 내 몸을 잘 간직하고 건강하게 인간이 되고 이럼으로써 부모에 효도를 다 하는 거다 이거야. 부모는 그 자식한테 효도를 받으려고 하는 것보다도 아니, 오늘 그런 말도 나오게 생겼지. 봐요, 오늘 뭐, 어린이날이라면서? 난 그것도 모르고 오늘 “애들 오면 뭘 좀 줘야지.” 그랬더니 “오늘 어린이날이 돼서 다 뭉쳐놨는데요.” 그래 “아휴, 너희들이 나보다 천 배 만 배 낫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얘기만 했는데….” 그런 얘기를 했어요.
부모에게 효도한다. 어느 부모가 어디 자식이 좀 아프다, 다리가 아프다, 어디가 병들었다 그런다면 얼마나 아파하는지, 그거는 자식들 된 도리로써 그건 생각조차도 못 할 겁니다, 아마. 나가서 다녀도 좋은 게 없고 아무리 우스운 일이 있어도 웃음이 나오지 않는 그런 부모가 돼버리고 말아. 이게 효도입니까, 어디? 그러니까 막 굴리지 말라 이거야, 젊은이들도. 자기 몸 막 굴리면, 자기 생각대로 막 굴리면 그건 효도도 못 할 뿐만 아니라 충성도 못 하고 중생도 자기,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고 그랬잖아! 자기 몸에 든 자기 중생을 제도 못 할 땐 자기 집이 있으나 마나지, 그거. 제도 못하면 자기 집도 망가지지 자기 집 속에서 사는 자기의 의식들도 다, 인연들도 다 그냥 끊어지는 거야.
그러니 여러분들이 미래의 정신세계가 미래라고 그래서 미래지 여러분들이 정신세계를 지금 이 자리에 가지고 있고 과거 자리도 이 자리에 가지고 있고, 현재의 자리가 미래, 과거 자리가 현재로 돼가지곤 불바퀴처럼 돌아가니까, 바로 법바퀴가, 여러분들이 공해서 자꾸 돌아가니까, 끊임없이 돌아가니까 죽고 살고 생사의 문제에도 끄달리지 말고 그런다면 본래…. 이번에 “4월 8일의 메시지를 쓰세요.” 그래서 “그걸 왜 벌써 쓰냐? 4월 8일은 아직도 멀었는데….” 그러니까 “이걸 먼저 모두 돌려야 될 거 아닙니까? 지원에.” 그러니까 먼저 써야 된대. 그 소리를 듣고 나니까 “그럼, 받아 써.” 그러고선 쓰라고 그랬습니다. 그래 놓고서 자기가 쓰라고 해놓고는 또 자기가 한 걸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사무장님더러 읽어보시라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누가 그거 했는지 그 삼 단계로 곧잘 했구나!” 그랬어요. 그런 것처럼 우리가 4월 8일이 여러분들이 있는 이 장소에 그대로 4월 8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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