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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122_1991년 5월 5일 이심전심으로 이끌어가는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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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스님! 스님도 못났고 저희들도 못났다 그래서 못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삭제) 큰스님께서는 저희들을 공부시키면서 몰락 놓으라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때로는 무조건 맡기라고도 하시고 그런데 그 몰락 놓으라, 무조건 맡긴다는 데 생각이 미치는 그놈하고, 맡기는 놈은 누구이며 맡는 놈은 또 누구냐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결국은 맡기는 자와 맡는 자가 모두 내 자신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놓고 맡기는 거기에 아무런 경계가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놓는 것도 맡기는 것도 없는 셈이 되는데 큰스님께서는 ‘놓으라 놓으라’ 하시는데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인지 궁금합니다. 


큰스님: 지난번에도 내가 얘기했죠. 큰 팥죽 솥에다 팥죽을 쑤는데 말입니다. 여기 팥죽 방울이 너무 많거든. 수효가 없이 그냥 막 끓어오른단 말입니다. 여러분 뱃속에서도 수 없는 생명의 의식들이 나옵니다. 그러면 놓는 데는 한군데지만 또 나오는 데도 한군데다 이겁니다. 그런데 요 방울 저 방울, 요 방울 저 방울 들입다 나오니, 그거는 한군데서 나와서 한 가지 고정되게만 한다면 무슨 걱정이겠습니까마는 천차만별로 다른 방울이 그냥그냥 솟아 나와요. 그러니 그 천차만별로 다른 방울이 바로 그 죽 솥에서 (나온) 죽방울이란 말입니다, 방울은 달라도, 작고 크고 달라도. 그러니까 ‘죽 솥에서 나오는 거니까 죽 솥에다가 놔라’ 이런 건데, 즉 말하자면 그러기 때문에 문수! “요놈도 문수! 요놈도 문수! 요놈도 문수!” 죽방울이 나오는 대로 ‘요놈도 문수’라고 주걱으로 쳤다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그것이 다 용도가 다릅니다. 우리가 살림하면서 별 게 다, 병고로 인해서 걱정, 가난해서 걱정, 회사에 가서 상사들한테 그냥 꾸중을 들어서 걱정, 또 애들이 속을 썩여서 걱정, 또 부부지간에 싸워서 걱정, 돈이 없어서 걱정, 뭐 걱정도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 죽방울은 죽방울인데 죽방울이 그렇게 다르니, 다른 죽방울이니 그 ‘한(솥)에서 나온다’ 하는 걸 믿고 알아라. 그러면 거기에 다 놓는 거다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솥의 죽방울이니 걱정을 하지 말고, 당장 애가 나가서 죽는다 이러더라도 걱정을 안 하고 ‘거기에서 나온다’ 하는 거를 안다면 그 애는 나가서 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벌써 내가 그 생각한 것이 전체 주인공은, 자기가 가설이라고 그러는 소리가 무슨 소리냐 하면 내 형이니까 그 형이라는 거를 알고 있으니까 가설이고, 아들이라는 거 알죠, 마누라라는 거 알지, 어머니라는 거 알지 다 알잖아요, 여러분들이, 가족은. 그러니까 급하면 급한 대로 친절하면 친절한 대로 또 다 알아요. 알기 때문에 가설이 됐다는 겁니다. 그러니 내가 한생각을 그렇게 하는 동시에 바로 그 식구들까지도 거기에 다 통화가 돼요. 거짓말 아니에요. 통신이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 거기에서부터 벌써 ‘ 난 집으로 들어가고 싶구나!’ 이러곤 저절로 자동적이에요, 그거. 자동적으로 사람을 다뤄야지, 그게 이심전심이에요. 두 마음이 아니고 한마음으로 돌아간다. 애들 잘못하는 거를, 또 잘못하는 거뿐만 아니라 “난 이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다면 어른이 생각할 때 이거는 천부당만부당해. 그렇다 할지라도 “그래, 네가 하고 싶으니까 해봐라.” 그러고선 아주 좋게 해주고 여기에다만 경험을, 저놈이 저것이 어떤가를 경험만 하고 딱 돌아서게끔, 딱 여기다가 해놓으면 가설이 돼 있기 때문에 금방 그냥 나가서 다 해버리고 “아유, 아버지! 나 그거 그만두겠어요.” “왜 그만두니?” 외려 그러거든. 그러면 “이만저만해서 이러니까 저 다른 걸로 하겠어요.” 한단 말입니다. 요렇게 해서 사랑과 자비, 의리, 이심전심 요렇게 해서 가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그 관심, 이것이 진짜 사랑이지, 그냥 쪼금만 나가서 저거 하면 그쪽에는 이유를 좀 듣지도 않고 “야, 이놈의 새끼야! 너 어디 갔다가 이제 들어왔어. 공부하라니까! 이 애비는 그냥 땀을 흘리고 벌어다가 너희들 공부시키는데….” 누가 아니라나요?

“그렇게 공부시키는데 요놈 새끼야, 뭐 어디 가서 자고 들어와?” 그쪽 사정은 알아보지도 않는 겁니다. 내 속에 그냥 나오는 대로 그냥 해버리는 거예요. 이거는 내가 먼저 내 얘기를 하기 이전에 그쪽 상대방 얘기부터 듣고 잘못됐으면 “얘,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게 좋지 않겠니?” 하고 여기다 맡기는 거, 또 그렇지 않으면 “얘, 그렇게 해서 못 들어왔구나. 아유, 그건 참 잘했구나. 네 친구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면 참 잘했다. 사나이가 그런 의리도 없이 어떻게 살아나가겠느냐.” 아, 이렇게 좀 북돋아주면 나가서 잘못하래도 안 해요. 

이것이 부모가 가르치는, 삼 분의 일 가르치는 일이고, 삼 분의 일은 자기가 자작, 자기가 이끌고 다니는 바로 자기 마음을 자기가 다잡아서 나가는 거, 삼분의 일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치는 거 이것이 삼 단계가 한데 합쳐져서 아주…. 그렇게 되면요, “이랬어, 저랬어”도 안 합니다. “아버지!” 그러곤 좋아서 옆에, 정당하게 말할 땐 무릎 꿇고 앉아서 정당하게 말하고 또 재밌게 얘기하고 같이 이렇게 얘기할 때도 “이랬어 저랬어” (그렇게) 막 마구 하지 않습니다. 아주 존경하고 어려워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사랑하기 때문이죠. 이게 아닐까요? 옛날에 만약에 서른 살이다 하면 지금 스무 살, 스물하나, 스물둘 요 정도가 예전에 서른 살 하고 맞먹는단 얘기죠. 지금 시대가 그만큼 됐으니까 아버지 어머니들 좀 더 생각을 깊이 해보셔야 될 겁니다. 

그리고 또 나는 항상 그럽니다. 어떠한 뭐가 조금만 저거 해도 신경을 쓰셔야 할 겁니다. 반찬을 좀 냉장고에 넣어 놨더라도 “얘” 자기가 못 보고 그냥 나가는 때는 반드시 몇 자 써서 “얘, 아무개야! 냉장고에다 그걸 넣어놨으니 그거 데워서 꺼내서 먹어라. 그리고 언제 들어오는지는 몰라도 좀 일찍 들어와서 배고프지 않도록 해라. 너무 피곤하면 안 되지 않니?” 요렇게 아주 간단하게 써서 상에 놓고서 턱 나가면 자식들이 그거를 볼 때 차마 그거를 내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 자비를. 그리고 그 존경하는 자기 부모를 내버릴 수가 없습니다. 절대입니다, 이건. 그게 뭐 그렇게 어렵습니까? 오늘 내가 이런 말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사회에 너무, 지금 외국이나 여기 한국이나 볼 때에 외국 가면 마약중독 뭐 이런 것이 돼 가지고요, 상당히 부모네들이 고생합니다, 지금. 또 질문하실 분 있으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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