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법문-142_1994년 10월 2일(법형제법회) 행주좌와 관법으로
본문
질문:우리나라도 이제 이천만 불자가 이렇게 불교를 믿고 있고, 그런 가운데서 이 부처님 말씀을, 진리의 말씀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혹자는 참선을 통해서, 또 혹자는 염불을 통해서 또 혹자는 기도를 통해서 부처님 진리를 터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어떠한 방법으로 저희들이 공부를 해나가야 될지 말씀해 주십시오.
큰스님:예, 어떠한 관법으로? 행주좌와 관법으로! 우리가 말입니다. 부처님 법 아닌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왜 행주좌와 관법이냐 하면 자기의 관법이에요.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까 상대가 있는 거고 세상이 벌어진 거지, 자기가 없는데 뭐가 있습니까, 무효지. 안 그래요? 그런데 말입니다. 자기로 인해서 모두가 벌어지니까 자기부터 알아야 하겠기에 자기는…, 자기 이 생산된 이 육체가 바로 화두입니다. 화두인 것입니다. 옛날에는 화두를 잡아서 해도 돌아갔지만, 그게 먹혀들어 갔지만 지금은 안 그렇습니다. 왜냐? 겉돌아서. 왜 겉도느냐? 세계(를) 안방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움죽거리는 걸 안방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머리가 핑핑핑핑 돌아가는 그 머리에다가 이 나온 거, 내 육체가 탄생한 것도 이게 화두인데,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이게 화두인데 그 화두에다가 또 관법을 또 받아가지고 하니까 이거 겉돌 수밖에. 시대가 요하는 겁니다.우리는 시대가 발전하고 문명이 발전하고 그럴 때는 반드시 시대를 순응해서 돌아가야 합니다. 뒤를 쫓아가란 게 아닙니다. 앞장서란 거지. 불을 밝혀서 앞장서란 거지.그렇기 때문에 관법이 행주좌와 관법입니다.
그냥 쉬지 않고 지금 지구가 돌아가는가 하면 우주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거 하나도 그냥 있는 게 없어요. 그런데다가 내 이 육체 속의 자생중생들도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어요. 그런데다가 지금 여러분들이 육체가 돌아가는 게 쉬고 돌아갑니까? 이거 보세요. 자는 것도 자는 게 아니고 뜬 것도 뜬 게 아니에요. 고정된 게 없이 보는 거, 듣는 거, 먹는 거, 하는 거, 만나는 거, 가고 오는 거 하나도,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랬으니 공했지. 내가 한 게 따로 없으니 물 한 컵을 마셔도 아니, 더불어 같이 마신 거기 때문에 공식(共食)이지. 보세요. 공생(共生) 공심(共心) 공용(共用) 공체(共體) 공식화(共食化) 하고 돌아가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거 먹을 때, 어떤 거 할 때, 어떤 거 봤을 때, 어떤 거 움죽거렸을 때 내가 했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이라는 이름을 정한 겁니다. 같이 있는 게, 모두 일체 만물만생이 같이 한마음으로 하나로 돌아가는 그런 때에 여래(如來)지, 개별적인 하나가 깨달았다고 해서 여래가 아니에요. 개별적인 하나가 깨달으면 전체가 다 들려야만이 그것이 여래의, 여래라고 하는 것은 모두 깨달은 사람이 수만 명이다 할지라도 그 깨달은 그 한 마음처에 같이 하기 때문에 여래인 겁니다.
배울 때, 여러분들이 배울 때 잘 배워야지, 처음부터 피아노(를 배우는데) ‘삐뚜로 앉아서 해도 뭐 처음 배우는 거니까 아무렇게, 요 다음에 배워서 잘하지.’ 이럭하면 안됩니다. 앉음앉음이가 굳어져서요, 제대로 배울 수가 없죠. 그와 같이 인간도 첫 마음에 오계에, 오계향에 첫째, 내 마음으로부터 다져야 하는 것이죠. 내 탓으로 돌리고, 모든 게 나로 인해서 생긴 거지, 소가 언덕이 있어서 비비는 거지 언덕이 없다면 비빌 수가 없고 소가 없다면 비벼지지도 않죠. 그와 같이 인간도 내가 있으니까 상대가 있기 때문에 나로부터, 잘했든 못했든 내 탓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잘했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못 했으면 ‘못한 것도 거기서 나오는 거니까 잘하게 하는 것도 너밖에 없다.’ 하고 거기 놔라 이런 겁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생활에서 관한다 하더라도 쉴 사이 없이 생각나는 대로 그대로 관하는 거지, 관하는 장소가 따로 있고 또는 기도하는 장소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나는 기도라는 말을 안 합니다. 관(觀)이라고 그러죠. 기도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기도라는 말을 안 합니다. 그래서 이 법당에 오더라도 부처님 앞에 삼배를 올리든 일배를 올리든, 내가 부처님 앞에 한마음으로 넣고 일배를 올려도 올리고, 일어날 때는 한마음으로 내가 같이 하고서 일어나라 이겁니다. 그러면 이리로 가도 하나요 저리로 가도 하나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깨달을 수도 없거니와 이 진리를 파악할 수도 없고,전에도 얘기했지만 우리는 몽땅 버스 간에 타고 앉아서 버스가 어디로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이렇게 살아서야 되겠느냐 이런 소리죠.
질문:다음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큰스님:또 하실 게 있어요?
질문:예,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우리 불자들이 큰스님 법문이 있어 새벽부터 왔습니다. 또 오지 못한 사람도 아주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저희 군에는 전방과 후방에서 또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건 못 오건, 모든 저희 중생 군인들에게 부처님 한마음을 크게 내주셔서 저희들 깨닫게 했으면 고맙겠습니다.
큰스님:그럽시다. 부처님의 마음은 요 좁쌀 알갱이만한 데다가 넣어서 천 리든 만 리든 가깝고 먼 것도 없이, 한 빛보다 더 빨리 추진한다면 거기서 두 개도 되고 세 개도 되고 만 개도 되고 천 개도 되고 헤아릴 수 없이 허공을 뒤덮을 수도 있는 그런 숫자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그 마음이라는 게 그렇게 묘하고 광대한 거죠. 그러니까 마음 법을 꼭 배우시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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