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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법문_159-1995년 11월 5일 배우는 과정에서 굴려놓는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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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다음 질문은 마음에 관한 질문입니다. 무심의 상태란, 무심이란 마음이 없는 말로써 풀이할 수 있는데요. 무심의 상태란 무엇이며 도란 무엇인지 스님의 뜻을 받자옵고자 합니다. 

 

큰스님: 지금 무심이라고 그랬소? 그리고 도라고 그랬소?


질문: 네, 그렇습니다. 


큰스님: 응, 도심이라! 근데 무심이라는 건 지금도 집이들도 전부 무심이야. 왜냐? 말하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보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만남도 고정됨이 없지, 먹는 것도 고정된 게 없지, 자는 것도 고정되게 몸을 그냥 움죽거리지 않고 자는 게 없지, 그냥 하나도, 가고 오는 것도 고정되게 가고 오는 게 없지, 일거수일투족 고정된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대로 마음 쓰고 그대로 무심으로 그냥 왔다갔다 왔다갔다 그냥 오고 가고, 그냥 보고 듣고 그냥 이렇게 그냥 찰나찰나 넘어가. 찰나찰나 그냥 돌아가. 그게 무심이야. 그대로 무심이라고. 왜 괜히 붙들고 무심이냐 유심이냐 하느냐고. 유심도 무심도 둘이 아니단 얘기야. 알고 보게 되면 우리가 함이 없이 그냥 행을 하는 거고, 말하는 것도 함이 없이 말을 하고, 듣는 것도 함이 없이 하고, 우리가 그대로 여여하게 그냥 사는 건데, 모르고들 마음으로 붙들고 늘어지고 온통 야단들이지. 그냥 무심이 따로 없어. 무심이 그냥 우리가 한 발짝 떼어 놓고 그걸 생각을 안 하면 무심이야. 한 발짝 떼어 놓고 뒷 발자국을 생각을 안 하고 그냥 앞으로만 가면은…, 발자취를 생각 안 하면 돼. 

그런데 만약에 한 발자국 떼어 놓고선 그 뒷 발자취가 금이라고 한다면 돌아다 보게 되거든. ‘아이고! 저놈의 금을 내가 밟고선 저렇게 저거 했으니까 그 금을 마저 내가 이거를 해야겠다.’ 하면은 한 발짝도 걸을 수가 없지. 그러니까 우리가 그대로 무심코 그냥 걸어 여기까지 올라왔지? 요걸로만 비유해 봐. 저기서 올라올 때 그냥 무심코 그냥 걸어서 올라왔지, 내 뒷 발자취가 어떤가, 요렇게 떼어 놨나 저렇게 떼어 놨나 하고 걸어왔어? 그런데 보는 것도 무심히 보지 내가 저거를, 저게 어떤가 하고 그러고는 미리 생각을 하고 보느냐고? 듣는 것도 그래. 미리 생각하고 듣는 게 없어. 그냥 듣고 나서 인제 판단이 되지. 

그러니까 무심이야, 그냥 무심. 왜 그냥 여여한 거를 몰라?  그냥 고정됨이 없이…, 반야심경에다가 그렇게 해 놨지 않아? “고정된 게 하나도 없어서 그대로 여여하니라.” 하고 말이야. “색도 공이요 공이 색이니라. 그대로 고정됨이 없으니 공과 색이 둘이 아니다.” 그러니까 그 무심이라는 여여한 도리만 알면 그냥 무심이요, 그냥 무심도야. 좀 잘 좀 생각해 봐, 응? 


질문: 이것도 준비해 놓은 것은 아닌데 죄송하지만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보통 여여하게 모든 일체가 근본 자리에서 자동적으로 다 행하고 있는데, 보통 중생들이라든지 많은 공부하는 사람들은 우선 도를 이루겠다든지, 뭐 병이 나아야 되겠다든지, 그러한 모든 하나의 생각이라든지 자기 욕심 같은 거, 그 또한 모두 다 자기 마음의 장난이 아니겠습니까?


큰스님: 마음의 장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마음의 장난이 아니고 법이야, 그냥. 진짜로 알면…. 이거 봐. 어떠한 일이 저거 했을 때 우리네는 뭐, 주인공에다가 맡긴…, 이게 도가 넘어가면 맡긴다 안 맡긴다가 없이 그냥 보면은 법이요, 들으면 법이요, 그냥 법이야. 그런데 집이네들은 지금 배우는 과정이니까 “무조건 거기에다가 맡겨 놔라. 맡겨 놓고 굴려라.” 이런 거 아니야? 그런데 진짜로 믿는다면 그냥 맡겨 놓고 안달박달 안 해. 그냥 맡겨 놨다가, 진짜로 믿기 때문에 그냥 맡겨 놓은 거지. 변호사를 진짜로 믿고선, 그냥 돈하고 서류하고 탁 디밀어 놓고선 그냥 변호사만 믿고 있는 거나 똑같은 얘기야. 

그런다면, 자기를 그렇게 믿는다면 변호사가 다 해서 이렇게 해줄 때에, 때로는 뭐가 부족해서 변호사가 이기질 못했다거나, 또 자기가 너무 엄청 많이 저질러 놨기 때문에 그게 이기질 못한다거나 이런 경우가 있을 때 어떻게 하느냐. ‘아하, 그것도 바로 내 탓이다. 내가 그런 많은 문제를 저질러 놨으니까 그것이 금방 어떻게 잘되랴. 그것이 또 잘 돌아가서…, 그거는 졌을망정 나중에 그거보다도 더 좋은 일이 생겨서 내 앞에 돌아올 수 있다.’ 라는 그 믿음을 진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그거는 지는 게 아니지. 안되는 게 아니다 이 소리지. 

그러니까 ‘자기를 진짜로 믿어야 된다.’ 하는 거는, 아니, 싹이 뿌리를 안 믿으면 뭘 믿어? 내 주먹을 안 믿으면 뭘 믿느냐고! 형상을 믿을 거야, 이름을 믿을 거야, 허공을 믿을 거야? 정말 부처님이 이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부처님의 고깃덩어리를 믿을 거야? 어떡할 거야? 자기 몸부터 알아야 부처님의, 수억 겁을 거쳐온 그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그 선지식들의 마음이다 할지래도, 그 벌레의 마음이다 할지라도, 중생들의 마음이다 할지라도, 내 뱃속에 있는 마음이라 할지라도 다 알게 돼 있어.


질문: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관법에 대해서 여쭙고 싶은데요. 지켜본다는 관법에 있어서 지켜보는 그거 하나만으로, 물론 거기에서는 믿고 맡기고 지켜보는데,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돌린다는 거기에 대해서 저는 생각이 이렇습니다. 돌림으로 해서 지켜보는 그 상태로 가지 않는가. 그걸 어떻게 보면 돌린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군더더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스님의….


큰스님: 군더더기는 무슨 군더더기야? 이 세상 우주 천지가 구르지 않고 살어? 그냥 쉬지 않고 시공을 초월해서 구르고 있어. 그냥 구르고 있어. 그러니까 그냥 구르고 있는 거를 지금 그렇게 그냥 구르고 있는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굴려라, 굴려라’ 하는 거야, 알 때까지. 이거 봐. 처음 들어온 머슴한테 “너 아무 데 가면은 이렇게 해서 이거를 사 가지고 오너라.” 한다든가 “이런 말을 여쭙고 오너라.” 한다든가 “이런 걸 갖다 드리고 오라.” 이런다든가 “이런 거를 해결하고 오너라.” 이런다든가 해도, 처음 머슴이 왔기 때문에 그것은 다 가르쳐 줘야 돼. 일러줘야 돼, 그지? 

그렇기 때문에 그 머슴이 처음에 들어왔을 때는 하나도 저거 할 수 없이 다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한다 하고, 심부름을 시켜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그러는데, 그 머슴이 오래 있다 보니까 그냥 주인이 “얘, 아무개야!” 이렇게만, “어디 갔다 오너라.” 이렇게만 해도 벌써 왜 갔다 오라는지 알고 있어. 그냥 이렇게 말로 행하지 않아도 벌써 ‘그 집안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이렇게 갔다 오라는구나.’ 이러는 걸 벌써 알기 때문에 그냥 자기가 가서 잘 해결을 하고 와.

그렇듯이 이 ‘주인공 주인공’ 하는 것은 자기가, 지금 현재 자(子)가 과거 부(父)를 지금 믿고 하는 거야. 그런데 과거에 살던 자기지. 그러니까 수없이 내려오면서 살던 자기란 말이야. 그러니까 자는 부한테 모든 걸 맡기고, 부는, 일을 할 때는 부는 자로 하나가 되고 이렇게 해서 일을 해결을 하게 만드니까, 자동적으로 부가 자가 되고 자가 부가 되고, 이렇게 그냥 찰나찰나 돌아가기 때문에 그거를 일일이 주인공에다가 굴리지 않아도 되지만, 사람은 어디까지나 마음을 ‘이 컵에, 나 목이 마르니까 물 좀 줘.’ 해야 물이 들어오는 거지, 컴퓨터에다 입력을 하는데 빈 그릇만 갖다가 빈 말만 해서 넣는다면 빈 말만 나올 거고, 아주 철중한 실천을 하는 말을 거기다 넣었다면 그대로 실천한 말이 나와. 그대로야.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컴퓨터에다 입력하는 거기 때문에 그대로 굴려서 놔라 이 소리야. 진짜 자동적인 컴퓨터야. 그러니까 입력을 할 때 그렇게 넣어야 입력대로 나오지, 그렇지 않고 ‘너 알아서 해라.’ 했다면 그 ‘알아서 해라.’ 한 걸로만 컴퓨터에 나와.아주 정확해. 

그러게 편안히 앉으랬지? 이거 봐. 자기가 자기 몸을 편안히 앉혀 놔야 자기 다리가 아프단 소리를 안 하지, 아, 자기가 끌고 다니는 자기 시자를 그 꼬부려트려서 앉혀 놓으면 돼? 그것도 그런 거야. 자기가 마음이 말이야, 모자라서 자기 육신을 고생을 무지하게 시키는 수가 있어.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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